환경일반 관련자료

습지보호지역 지정된 담양습지

29만평
갈대밭 사이 물길이 돌고돌아


















△ 제방 위에서 내려다
본 담양습지 일부. 마침 내린 장마비로 물이 크게 불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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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지역 신청 앞장선 최형

    담양군수


  • 습지보호지역 지정된 ‘담양습지’

    전남 장성에서 전북 순창으로 이어지는 24호선 국도를 따라가다가 담양군 수북면에서 봉산면
    쪽으로 우회전해 군도를 타고 남쪽으로 4㎞ 가량
    내려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하천이 영산강 상류다. 다리 바로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제
    방 위로 나있는 비포장길을 거슬러 내려가면 제방
    안쪽으로 갈대와 억새가 무성한 습지가 펼쳐진다. 하천에서 억새나 갈대 등은 하천 바깥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은 양쪽
    제방 사이 하천 가운데 곳곳에 무성하게 우거져, 강물이 그것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흐르는 듯하
    다. 하천에 형성돼 있는 습지 가운데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지난 8일 습지보전법에 따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담양습지다.


    다른 지자체는 꺼리는데‥

    전남 담양군 대전·수북·봉산면과 광주광역시 북구 용강동 사이에 있는 영산강 상류 29만여
    평의 습지보호구역 지정은 담양군이 먼저 환경부에
    지정을 요청하고, 이를 받아들인 환경부가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해 이뤄지게 됐다. 이는 대부
    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행정구역이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을 꺼리고,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
    인 것이다.


    식물 205종·새 58종 확인

    담양습지를 찾은 14일 오후는 남하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남지역에 장마비가 오락가락
    한 날이었다. 억새가 무성한 제방 위로 지나가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크고 작은 하중도였다. 여러 형태로 이뤄진 이 하중도가 어떤 곳은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하고 어떤 곳은 거의
    정체되다시피 물 흐름을 조절해 다양한 식생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하중도와 그 주변에는 갈대
    는 물론 갯버들, 수양버들 등의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자귀나무, 밤나무, 아까시나무 등의 관목류도 눈에 띄었다. 국립환경연구
    원 생태조사단이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두차례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앞서 벌인 현장조사 결과, 이 지역에는 줄과 달뿌리풀이 지배적으로 분포하
    는 가운데 모두 205종의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줄기가 거셌지만 제방 아래 쪽의 습지 위로는 해오라기, 쇠백로, 중대백로, 황로 등 여름철
    새들이 적게는 두세마리, 많게는 대여섯마리씩
    낮게 날아다녔고, 제비떼 수십마리가 무리지어 날았다. 이날 직접 관찰할 수는 없었지만 국립환
    경연구원 생태조사단의 조사결과 담양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조류는 멸종위기종인 매와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황조롱이, 생태지도 표
    기종인 뻐꾸기, 물총새, 청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검은딱새, 개개비사촌, 꾀꼬리 등을 포함해 모두 58종이나 됐다.







    제방
    길을 따라 2㎞ 가량 더 내려가자 제방 안쪽으로 울창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었다. 하천습지에
    특이하게 형성돼 있는 이 왕대숲은 담양습지에서
    백로의 집단 서식지이자 홍수에 떠내려 가는 양서·파충류 등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생태조사단 조사과정에서 환경부 고시
    보호야생동물인 삵이 발견되기도 했다.

    혹시 삵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고 백로떼가 지저귀는 소리로 시끄러운 왕대
    숲 속으로 들어섰다. 숲 속은 빽빽한 대나무
    잎사귀들이 하늘을 가리는 바람에 마치 어두운 터널 속 같았다. 시끄러운 백로떼의 울음소리가
    음침한 분위기를 더해, 삵이 아니라 더 큰 짐승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돌아나올 때까지 삵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
    다. 다만 대나무숲에만 자란다는 특이한 버섯을 본
    것은 이날의 수확이었다. 숲 속으로 50여m 가량 걸어들어가자 어둠 속에서 곳곳에 하얗게 빛나
    는 것이 있었다. 다가가 보니 마치 남성의 성기를
    닮은 기둥에 그물을 씌운 듯한 모양의 망태버섯이었다.


    왕대밭엔 삵도 산다는데








    △ (위로부터)●담양습지 하류쪽에 자리잡고 있는 왕대숲. ●왕대숲 속 곳곳
    에 솟아 있는
    망태버섯.

    담양습지에서 양서·파충류로는 맹
    꽁이와 참개구리,
    청개구리, 황소개구리, 무자치, 유혈목이, 누룩뱀 등 모두 7종만 확인됐다. 특히 어류는 과거의
    조사자료와 비교할 때 참중고기, 자가사리 등
    상당수가 감소해 생태다양성이 특별히 우수하다고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 함께
    간 채병수 국립환경연구원 생태조사단 담수어류담당
    연구원은 “참중고기와 자가사리가 사라진 것은 하천에 설치된 보에 의해 이들의 서식지인 여울
    지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일단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상 가급적 현재 설치돼 있는 보를 제거해 자연스런 하천의 모습이 회복되도록 해 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양/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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