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파키스탄 지진 발생지에 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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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없고 놀이터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학교도 없고 놀이터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처음 파키스탄을 방문하려 했을 때 비자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외에 여행 우려지역, 종교분쟁, 이슬람 문화, 빈번한 자연재해 , TV로만 보았던 난민촌을 직접 방문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이 있는 큰 방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파키스탄 카시미르에서 지진피해가 난지 8개월이 지났지만 피해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지진으로 사망자가 8만 여명, 이재민은 300만 여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카시미르의 수도인 무자파라바드는 인구 6만 여명 중 11,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도시의 기반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식수난과 식량난, 수인성 전염병 등으로 시작해 주거문제, 생계대책, 교육문제가 계속 피해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카시미르 지역은 복잡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독립적인 내각이 11년 전에 만들어졌으나 군사적으론 파키스탄 장군의 관할 아래 있습니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물자원으로 인해 카시미르를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분쟁, 국가 행정력의 미비가 재해복구를 한없이 지연시키고 있었습니다.

▲(위)이슬람 핸드가 지원하는 난민촌<br />▼(아래)지진의 진원지중 하나인 니넘 계곡, 지진후 큰 호수가 2개 생겼고 파키스탄 정부는 이곳에 댐을 지으려 한다고 한다. ‘ src=’http://kfem.or.kr/kbbs/data/cheditor/0701/data_hissue_1151043091_DSCF0964.JPG’ align=absMiddle><br />▲(위)이슬람 핸드가 지원하는 난민촌<br />▼(아래)지진의 진원지중 하나인 니넘 계곡, 지진후 큰 호수가 2개 생겼고 파키스탄 정부는 이곳에 댐을 지으려 한다고 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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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번에 파키스탄을 같이 방문한 그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여성들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11개국 여성단체들(APWLD)의 활동가들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환경운동연합이 그 멤버로 참여하는데 법률센터의 정남순 변호사와 동행했습니다. APWLD에는 인도에서 GMO 반대를 통해 여성의 권익을 찾는 단체, 몽고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다국적 기업의 광산 활동을 감시하는 여성권익단체, 태국에서 쓰나미 피해 복구와 어민들의 생계복구 프로그램을 하는 단체와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쓰나미 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 활동가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의 방문목적은 최근의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파키스탄을 예로 살펴보고 특히 자연자원에 대한 주민들과 여성들의 접근을 통해 대책을 생각하려 했습니다. </p>
<p>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는 잘 기획된 계획도시로 5월말 기온은 40도를 넘었지만 곳곳의 녹지와 공원, 낮은 습도로 인해 “40도임에도 사람이 살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깨끗한 했습니다. 그런데 이슬라마바드에서 에어컨도 없는 승합차를 6시간 타고 카시미르의 수도 무자파라바드로 향할 때 아시아의 태양과 더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팔 밖으로 나온 팔이 벌겋게 익어 그 더위에도 몸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둘둘 감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온 활동가들도 “오늘이 내 생애 가장 더운 날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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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전하게 철거된 무자파라바드 지역의 모습

강줄기 옆에 두고 매일 물 긷는 것이 일

걱정하며 카시미르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아스팔트의 비율이 낮아 낮의 햇빛은 견딜만 한데 밤에는 여름옷으로 안 되는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이었습니다. 강을 끼고 강을 감상하며 2~3시간을 갔는데도 막상 수도시설은 너무 빈약해 수도인 무자파라바드에서도 물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미안했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은 우리나라 70년대 여인숙 분위기로 방은 넓지만 냄새가 곳곳에 배어있고 청소상태로 깔끔하지 않아 첫날은 씻기도 불편했습니다. 숙소에서 물을 한꺼번에 틀자 수도줄기가 약해져 조금씩 기다려야 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난민촌에서 이것이 얼마나 호사였던가 바로 깨달았지만요.

우리는 무자파라바드 인근의 난민촌 5군데와 구호단체 1군데, 카시미르 정부 여성사회복지부를 방문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수도 심장부에 아직도 파괴된 건물 철거작업이 진행되는데 포크레인 한대 없이 7~8명의 남자들이 삽으로 군데군데 제거하고 있는데 카시미르 정부가 철거작업을 끝낼 의사가 있는지 의심됩니다. 그곳에 원래 살던 사람들은 10개 지역 난민촌으로 이주되었는데 그곳 텐트촌에 갔던 사람들이 최근 다시 돌아와 부서진 건물위에 위험하게 전기를 끌어내고 천막을 치고 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우기가 오고 겨울이 올 텐데 걱정입니다.

난민촌은 무슬림 핸드라는 NGO가 운영을 돕는 텐트에 6천여명, 타릭 아바드(Tariq Abad) 텐트촌에 7천여명, 아자드 자무(Azad Jammu) 난민촌에 6천명, 하티안 벨라(Hatian Vala) 텐트촌에 1천명 정도 수용되어 있었습니다. 옥스팜(Oxfarm)이나 유니세프(Unicef)가 일부 돕고 있지만 장기적 대책은 너무 부족합니다. 쓰나미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나 태국 안산만 해안에서 온 활동가도 이렇게 지원이 적고 국제적으로 이슈화 되지 않은 경우는 찾기 힘들다고 입을 모읍니다.

1천여명 거주지에 화장실은 6개

우리는 지진의 진원지중 하나인 니넘계곡(Neelum Valley) 사람들이 모여있는 하티안 밸리 난민촌에 머물렀습니다. 이곳은 고산지대로 피해복구가 거의 이루어지고 못했고 지진위험지역인 (Red Zone)으로 규정되었는데 파키스탄 정부는 이곳에 댐을 건설하겠다고 표지판을 세워 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지진 후 큰 호수가 2개 생겼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조사나 대책 대신 댐이라뇨? 이해하기 힘든 정부의 정책인데 이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대신 표지판만 달랑 세워났습니다. 다른 난민촌들이 그래도 도시 근처에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하티안 밸리 사람들은 이전에 계곡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로 도시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일을 얻기도 어렵고 생활대책이 없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고향근처로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이곳은 137텐트에 1,000여명이 거주하는데 특히 파키스탄 가족의 특성상 한 집에 5~6명의 아이들이 기본인데 임시 학교도 없고 외부 학교는 너무 멀어 다닐 수가 없습니다. 처음엔 있던 수도파이프도 고장 나 아침, 저녁으로 여자아이들이 줄을 지어 물을 길러갑니다. 바로 옆에 계곡이 흐르는데도 그 물을 마실 수가 없고 검사를 할 수도 없어 1km 씩 떨어진 곳으로 물을 길으려 가는 것이 여자들의 가장 큰 일입니다. 한창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멋부리며 반항할 나이에 물항아리 하나씩 이고 가는 소녀들은 보니 화가 나더군요. 그 물 쓰기가 아까워 다들 이는 닦아도 세수는 물휴지에 의존했습니다. 4인용 텐트에 보통 7~8명이 살고 1,000여명이 공용으로 이용하는 화장실은 고작 6개입니다. 여자들과 아이들은 화장실을 주로 밤시간에 이용하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 합니다. 전기가 공동으로 사용되나 개별 텐트안에서는 사용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저녁 8시만 해도 칠흙같이 깜깜합니다. 텐트촌 내에서도 여자들을 보기가 어려웠고 모든 의사결정은 남자들이 일단 의논해 결정한 후 통보되는 형태였습니다. 아직도 지난 겨울에 원조받은 겨울옷을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13세 이상의 여자아이들은 생계문제 때문에 여자가 없는 집과의 결혼을 종용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가족마다 2~3명의 사상자가 있어 정신적으로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육체적으로도 너무 허약한 상태입니다. 특히 지진 피해로 배우자와 아이들을 잃은 여성들은 보건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모니터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갖기에 너무 열악한 주거환경입니다.

겨울옷을 입고있지만 학교에 가고싶은 아이들

아이들에겐 학교가 필요합니다. 정규학교가 안 되면 임시 학교나 이동식 도서관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꿈을 키워가야 하는 아이들이 삶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진짜 학교에 가고픈 아이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학교에 다시 갈수 있다는 것이 그전의 가난하지만 행복한 생활에 대한 동경아닐까 합니다. 어른들에게 생계교육과 재정착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땅도 없고 집도 없는 가운데 주거의 안전성을 확보한 방안이 연구되고 위생상태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식수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가 아닐까 합니다. 이 사람들이 다시 삶의 의지를 가지려면 심리적 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삶과 자신들의 마을을 다시 발전시키고 스스로 가꾸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재난도 관리되고 환경도 관리되어 제2, 제3의 지진 피해자들이 줄어듭니다. 지진에 의해 손상입은 자연환경의 복원이 시급하고 이러한 사업들이 주민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진 위험지역에 댐이라뇨? 자연에 대해 겸손하지 못하면 자연의 재앙위에 인간에 의한 재앙이 더해져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우리가 미리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에 의해 카시미르 지진 피해가 잘 복구되고 과거의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의 노력이 더해져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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