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교보환경포럼-자료]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친화 국토 이용

교보환경포럼

” 발상의 대전환;
환경친화적인 경제위기 극복 방안 “에 제출된 토론자료집의 내용입니다.

문의 : 사단법인 시민환경연구소
서울 종로구 누하동 251번지 T.02-735-7034·F.02)730-124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친화적 국토이용
– 최근 부동산규제완화정책에 대한 재검토

최병두 ·대구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최근 극심한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건설관련 규제
완화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완화책들은 단기적으
로 경기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 처럼 보이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 과열과 투기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막마저
없애버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특히 토지이용관련)정책들을 살펴보고, 그 문제점들
을 지적한 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친화적 토지이용의 원칙
들을 제시하고, 이를 원용하여 그린벨트 개선을 위한 대안적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금융위기와 토지규제 완화

지난해 말 가시화되었던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국제통화기금
(IMF)관리 체제 이후, 우리가 우려했던 여러 가지 사안들이 현실로
닥아오고 있다. 금융위기와 직접 관련되어 있었던 금융기관들 뿐만
아니라 부실한 기업들은 물론이고 흑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자금 운
영이 막혀버린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하루 1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3월말 실업자수는 공식적으로
도 137만명에 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문제들에 덧붙혀 더욱 우
려되는 점은 이러한 문제들을 포함하여 당면한 위기상황을 극복하
기 위해 제시되는 기업의 전략이나 정부의 정책들이 실질적 효과나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치밀한 계획없이 매우 임기응변적이고 순
간적 발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여러 가지 측면들(예로, 기업들이 자신의 재정상
황(부채)이나 생산설비 및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뒤로 미룬
채 하위 임시직들을 우선 해고시킴으로써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
으며, 정부는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 기업의 적대적 M&A 허용 등
외국 자본을 무조건 유치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급증한 실
업자들에 대한 구제정책은 일관성과 그 효과에 대한 체계적 타당성
검토 없이 시행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는 점 등)에서 확인될 수
있다. 그러나 특히 우려되는 점은 수렁에 빠진 경기를 부양하기 위
한 정책의 일환으로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토지거래와 소유, 이
용 및 개발과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제 완화책들이다.
작년말 금융위기 이후 토지 및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들로서, 수
도권 민영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자율화와 외국인에 대한 국내 토지
취득 허용 등이 이미 시행되었지만, 이들은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거나 토지가격의 하락을 안정시키는데 아무런 효과를 보
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토지거래허가지역의 해제
및 토지공개념관련 법들의 폐지 또는 유보, 기타 토지관련세제의 완
화, 외국인투자자유지역 설치, 그리고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공약으
로 제시되었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제도의 재조정 등 일련의 토
지관련 규제완화책들을 시행 또는 제시함으로써, 토지거래 및 이용
을 촉진시키고 그 파급효과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한다. 이
러한 입장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토지관련 주요 정책들은 <표 1>과 같이 요약된다.

(1)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정부는 토지 매매를 활성화시키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땅값 상승이나 투기 우려가 많아
허가구역으로 묶어두었던 택지개발지구나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 등
개발지역에 대한 거래규제를 완전히 풀었다. 이에 따라, 전국토의
33% (32,633Km2)에 달했던 토지거래 허가구역은 지난 1월 중부터
3.3% (3,261Km2)로 줄어든 데 이어, 이번 조치로 완전히 해제되었
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풀리게 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국토의
3.3%이나 대부분 택지개발지구 주변 또는 고속철도 정차역, 산업단
지, 인천국제공항 건설지역, 그리고 시,도지사 건의지역 등 각종 개
발사업지구 주변으로 항상 투가가 우려되는 지역이었다. 또한 토지
거래허가구역 해제 조치로, 앞으로 전국의 모든 토지에 대한 사전
거래허가가 없어져, 농지는 농지법상 농지취득자격 증명만 취득하면
되고, 임야는 해당 시,군이나 연접 시,군에 일정기간 거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는 등 재산권 행사가 자유롭게 되었다. 정부는 이
번 조치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주요 개발지역 등에 대한 마
지막 투기방지 장치를 별다른 사전 검토나 후속대안 없이 무작정
푼 것이어서 특정지역에 대한 투기나 편법거래 등이 되살아 날 가
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 토지공개념관련 3개 법의 폐지 또는 유보: 택지소유상한제
는 올해 하반기에 폐지될 예정이고, 개발부담금제는 유보되며, 토지
초과이득세제도 새 정부 공약에 따라 곧 없어질 전망이다. 80년대말
투기만연과 토지가격의 폭등, 개발이익의 편향적 소유 등을 시정하
기 위해 도입되었던 토지공개념관련 세가지 중요한 제도가 사실상
폐지될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가 1989년 제정한 택지소유상한에 관
한 법률,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등 토지공
개념 3법을 적용해 작년(97년)까지 물린 세금 및 부과금은 166, 248
건, 4조 38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를 통해 환수된
금액은 토지관리 및 지역균형개발 특별회계나 국고,지방자치단체에
각각 귀속되어 정부재정으로 확충되었다 (한겨레, 98.3.12). 그러나
토지공개념 3법의 폐지로 인해 앞으로 이러한 재정확충은 어렵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법들을 통해 억제되었던 토지투기가 살아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규제완화책은 기본적으로 투기규제를 억제했던 규제들을 풀어주는
것”이라며 “지금은 한가하게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를 부작용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일보, 98.4.18).
(3) 외국인토지취득 제한 폐지 및 외국인 투자자유지역 개발:
정부는 지난 4월 14일 외국인의 국내 토지 취득을 자율화하기 위해
‘외국인 토지취득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확정지웠다. 그동
안 외국인 거주자는 체류기간 상한이 5년이상인 비자(F2비자)를 소
지했을 때만 주거 및 주상복합용지(각 200평), 상업용지(50평)를 살
수 있었고, 비거주자는 토지취득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 (6월
중순경 예정) 외국인의 국내 토지 취득에 따른 각종 제한이 완전 폐
지되어, 외국인은 거주자나 비거주자에 관계없이, 국내의 업무용은
물론 비업무용 토지까지 자유롭게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부
는 지난 4월 15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투자자유지역을 지정하고 입주 외국인 업체에 대해 법인세 등 각종
조세를 대폭 감면하는 것을 골격으로 한 ‘외국인투자자유지역설치법
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러한 외국인투자자유지역의 구체적 사례
로서,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설 영종도 일대 바다를 메워 6천만평 규
모의 국제투자자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4)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완화: 그린벨트제도는 도시의 무질
서한 확산을 막고, 도시주변의 녹지를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1971년
처음 도입되어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부터 지정된 이후, 현재에 이르
기까지 부분적으로 잠식된 곳들도 있지만 27년간 기본틀을 유지해
왔다. 현재 전국토의 5.4%에 해당하는 5,397km2가 그린벨트로 개발
이 제한(건축과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도시계획사업 등 도시개발
행위의 금지)되어 있으며, 이 구역 안 2,489개소의 집단취락지구에
21.4만가구, 74.2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해당 지역내
주민들의 불만과 40여차례에 걸친 부분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그 기
본틀이 유지되어 왔다는 점에서 국토 도시환경에 관한 정책들 가운
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현 정부는 지난 대선 공약으로 민원
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이 제도를 전면 재조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개발제한구역의 해법은 “녹지가 필요하지 않은 곳은 해체하
고 보전 필요성이 있는 곳은 지가증권을 발행해 국가가 매입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5) 기타 부동산관련 규제 완화: 그외 정부는 부동산관련 세제
를 완화하여 거래를 촉진시키는 한편, 부동산투기를 방지한다는 명
분으로, 양도소득세 과표 현실화, 기준시가제도와 병행하여 실거래
가 등기,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업
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중과세 개선하고 비업무용 토지에 대해
유예기간을 2년으로 연장할 예정이며, 아파트전매 제한을 폐지하고
임대주택에 대한 조기분양을 허용할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
도, 건교부는 오피스텔 주거부문 면적을 30%에서 50%로 크게 늘려
작년에 크게 늘어난 주거용 오피스텔을 사실상 합법화하고, 토지공
사가 매입하는 기업부동산 규모를 1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며 7월
에는 부동산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2.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의 의도와 문제점

정부가 이와 같이 다양한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들을 발표,시행하
고자 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즉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정부가
의도하는 것은 극도로 위축된 경제를 어떠한 부작용이 따른다고 할
지라도 우선 활성화시켜야 겠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거의 완전히 동결되고,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여 개인이
나 기업들의 자산감가(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물경제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건설업 등에 직접적으로 심각한 타
격을 입히고, 일반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어렵게 만들고 있음은 사실
이다. 이로 인해 금융과 실물 모두 불황상태인 이른바 복합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부동산관련 제도들을 규제 완화하
는 방향으로 전면적으로 재조정함으로써, 이러한 복합불황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한다. 즉, 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① 부동산거래를 활
성화하여 토지가격이 하락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개인이나 기업들의
자산의 감가를 막고, ② 또한 거래를 촉진하여 국세 및 지방세의 수
입을 증대시킴으로써 정부 재정을 확충하고, ③ 기업들의 토지 매각
을 촉진시켜 구조조정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며, ④ 토지관
련세제들을 완화하여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⑤ 건설투자를 촉진하여 고용창출을 도모하며 나아가 침체의 늪에
빠진 실물경제를 자극하고, ⑥ 외국 자본이 부동산부문으로 직접 유
입되도록 유도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합병,인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부동산관련 정책들이 과연 의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장기적인 부작용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일반시민이나 학자들, 그리고 심
지어 대중 매체들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심히 우려하고 있다.

첫째, 정부의 부동산관련 정책들은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이 되지
못하고 투기만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이번 정책들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고 경기
가 부양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부동산 매매
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공급자들
뿐만 아니라 이를 매수할 수 있는 수요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재 극도로 경기가 위축되고 구매력 일반이 억제된 상황에서 (또한
이에 따라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서), 상대적으로 대규모의 여유 자본을 부동산부문에 투입할 수요자
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부동산 규제완화정책들이 의도한 결과 즉
경기회복을 가져 올 수 있을까에 대해 매우 의심스럽게 한다.
특히 여유 자본을 가진 잠재적 수요자라고 할지라도, 20%에 달
할 정도의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규제완화나 세제 감
면만으로 토지부문으로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토지부문에 자본이 유입
된다면, 이는 바로 투기성 자본임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규제완화 정책들은 고금리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
황에서 의도한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에 못미고, 설사 부동
산경기가 다소 살아나더라도 일반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꾼의 이득
만 가져다 줄 것으로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토지부문으로 투기성
자본의 투입은 실물생산 부분으로의 자본 유도를 저해함으로써 오
히려 실물경제의 회복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경기활
성화 대책이 아니면 부동산시장 부양 역시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둘째, 정부의 정책 발상과 입안 및 시행과정이 극히 졸속하며,
근시안적이라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우선 정부가 부동산관련 정책
들을 연이어 발표,시행하면서, 그 효과가 어떠할 것인가에 대해 면
밀히 검토하지 않았음이 지적된다. 예로, 정부가 올초 수도권 민영
아파트의 부양가 자율화를 단행함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분양가를
올렸지만, 결국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발생했다. 또 다른 예로, 택지
소유상한제 등 토지공개념 3법의 폐지와 양도소득세 완화 등에 따
른 각종 세제 혜택이 재정감소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민간의 재원
을 끌어내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다른 한편, 정부
는 최근 부동산관련 규제 완화정책들이 투기를 불러올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
지 않고 있다.
만약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여 복합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면, 이는 극히 우려되는 바이다. 왜냐하면, 이는, 현
재 우리가 맞고 있는 복합불황은 바로 부동산 투기와 토지의 거품
가격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간과하고, 거품을 걷어내는 구조조
정을 통해 건실한 경제를 이룩하기 보다는 삭아들고 있는 거품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거품을 휘져어 놓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나
아가, 정부는 그동안 토지가격의 주기적 폭등과 투기만연에 따른 경
제위기 국면들을 거치면서 미흡하나마 이루어 놓은 토지관련법들(예
로, 지난 1990년 토지공개념이 도입될 당시는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고 – 총체적 위기라고 하였다 – 이 와중에 토
지공개념 제도들이 엄청난 논란 끝에 크게 완화되어 겨우 도입되었
다)을 완전히 폐기하면서, 이에 대한 어떠한 대안책도 마련하지 않
고 있다.

셋째,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가 서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오
히려 사회적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예로 정부는
아파트전매제한을 폐지하기 위한 명분으로 중도금을 제때 내지 못
해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과 매
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현재 미등기전매가 불법이기 때
문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요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과거의 예로 보아, 미등기 전매 허용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향후 투기만 부추길 수 있다. (대안: 최소한 1년 이상
중도금을 납입해 실수요자로 판명된 이들에 대해서만 전매를 허용
하고 전면적인 전매허용은 한시적으로만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 이
와 비슷하게, 임대주택에 대한 조기분양을 허용하는 조치는 임대주
택 입주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임대
사업자들에 대한 지나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재조정이 이 지역내 원주민들의
민원을 배려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 지역내 토지를 불법으로
개량한 사람들은 대부분 외지인으로, 녹지가 파손된 곳을 우선 해제
할 경우 이들의 이해관계만 반영하게 된다. 반면 택지소유상한제 및
토지초과이득세의 폐지 그리고 개발부담금제의 유보는 대규모 토지
를 소유할 능력이 있는 계층이나 개발을 통해 엄청난 이득을 얻은
기업들로부터 세금 환수를 포기함으로써 이들의 이익을 보장해 주
는 꼴이 된다. 즉 이번 부동산규제 완화정책은 경기회복을 가져다
주기보다는 투기만 활성화하고 빈부격차를 더욱 조장할 것으로 우
려된다.

넷째, 정부의 부동산관련 정책들은 토지의 특성을 무시한 조치이
며, 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토지는 재생이나 확
대가 거의 불가능한 유한 자원으로, 이의 독점적 소유에 따른 폐해
는 다른 어느 부문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 토지
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토지공개념이 도입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사적 소유제를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따라서 토지공개념이 무너지면, 이를 다
시 실현시키기는 매우 어렵고, 일반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따른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완화로 경기가 회복되면, 그 이후에 투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토지는 이동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단 어떤 형태로 개량되면
이를 포기하거나 변경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 점과 관련하여,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되고 있는 영종도 주변
지역을 개간하여 국제투자자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우선 수도
권 집중을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어긋난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미 매립이 80% 가량 진행된 송도 새도시(630만평) 건설계획에 미
디어밸리 컨벤션센터 건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립
과 개발은 중복투자를 초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교부의 계획
에 따르면 국제투자자유도시가 들어설 6천만평 가운데 육지가 2천
만평인데 이 모두가 자연녹지이며, 게다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바다와 인근 개벌을 매립해서 투자자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자연녹지와 개벌의 황폐화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환경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3. 환경친화적 토지이용을 위한 원칙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온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떠한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만약 당면한 위기상황을 단기간내에 임시적으로
또는 무원칙적으로 겉으로만 극복할려는 방법을 택한다면, 당장은
문제가 해소된 것 처럼 보이겠지만 조만간 문제들이 다시 드러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더 큰, 더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단기적 처
방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오히려 현재의 고통을 다소 감
수하더라도 고통의 원인을 보다 장기적으로 치유할 각오로 합리적
원칙들에 입각하여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강구되
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속적 발전을 위한 환경친화적 토
지이용의 원칙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이 논의될 수 있다.

(1) 도시/농촌간, 도시들 간, 그리고 도시내 균형발전

오늘날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토지,주택문제 등을 포함하여 대부
분의 사회공간적 문제들은 도시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이는 농촌지역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라, 대도시로의 인구 및 산업 집중이 심각한 수준에서 ‘집적의 불이
익’을 자아내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어떤 규모의 도시가 가진
한계용량의 범위는 과학기술의 발달정도나 도시관리체제의 형태에
따라 다소 상이하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대도시들과 수도권지역은
그 한계용량을 넘어 지나치게 고밀화되어 있음은 분명하다고 하겠
다. 도시의 규모나 밀도가 높을수록 대규모 재난이나 문제들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도시의 적정한 규모 및 밀도와 관련하
여 일단 (상대적 및 절대적) 한계용량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
의 한계용량을 인정하면서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도시와 농촌의 통합적 개발, 서울과 지방도시들 간의 균형개발, 그
리고 도시내 각 지구들 간의 ‘분산집중형’ 개발이 요구된다.
도시와 농촌의 통합적 개발은 단순히 도시와 인접 농촌간의 행
정적 통합과 광역도시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기능과 농
촌의 기능이 상호 조화를 이루면서 상호공생적으로 발전함으로 의
미한다. 즉 대도시의 주변 농촌은 토지부족이나 공해문제 등을 처리
하기 위해 부속되어, 새로운 공단이나 쓰레기매립장이 건설되는 지
역이 아니다. 대도시와 인접 농촌은 각각 2,3차산업의 생산 및 유통
기능, 그리고 1차산업 및 쾌적한 생활공간으로서 기능을 담당하여,
상호보완적이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통합적으로 개발되
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와 유사하게, 현재 대기업들의 본사와 첨단
기술산업 및 생산자서비스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그리고 수도권지
역), 그리고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생산공장들이 입지해 있는 지방
도시들 간의 불균형발전도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간적 분
업은 교통량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지방의 공업도시들이 공해문
제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 투입에 관
한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한다.
대도시들이 점점 비대해 짐에 따라 한 도시내에서도 각 지구들
간 교통량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혼잡이 급속히 증대하고 있다. 이
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내 지구들 간에도 어떤 균형발전
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흔히 ‘분산집중형’ 개발이라고 불리
는 방식이 강조되고 있다. 이 방식은 과거의 중앙집중식 단핵구조에
서 도심의 직장과 서비스기능을 분산시켜서 주거지역과 연결시킴으
로써, 각 단위 지구들이 주거,상업,산업 및 위락용 토지이용을 혼합
하여 자립적인 근린공간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립적
단위지구들은 교통수요를 절감시키고, 지역난방 등을 실시하여 에너
지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대규모공단들이 입지해 있는 지방 공
업도시들의 경우는 이러한 방식의 개발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주거-
상업-위락지구들만이라도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지역환경용량을 고려한 토지이용과 개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지이용계획은 토지용도를 단순히 공
간적으로 균형있게 배분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구와 산업
의 공간적 배분의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해
야 하며, 또한 어떤 지역 또는 도시가 가지는 국지적 환경용량에 대
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 지역에 처음 배치된 인구와 산업은
그 이후 승수적 효과를 나타내면서 흔히 그 지역이 가지는 사회적
및 자연적 수용능력을 초과할 수 있다. 수용능력의 상한선은 기술
발달의 수준이나 공간내 활동하는 사람들의 노력 정도에 따라 어느
정도 가변적이지만, 한 시점의 지역환경용량은 어느정도 고정된 것
으로 측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토지이용계획은 주로 이러한 지역환경용량을
무시한 상태에서, 산업의 필요에 따른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토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토지이용과 개발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대도
시지역들과 그 주변은 더 이상 토지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하
게 되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 토지이용의 필요는 지역환경
용량을 점점더 초과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로 인해 향후 15년
내에 대도시와 수도권의 토지개발은 완전히 포화상태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표 2 참조). 물론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여 정부는
1993년 국토이용관리법을 개정하여, 개발과 보전을 절충하는 일종의
완충적 용도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준농림지역을 대폭 확보되게 되
었지만, 그 이후 도시 주변 준농림지역의 난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도시지역 토지개발의 포화상태에 따라, 개발가능지
역으로 준농림지역을 재분류한 것은 순전히 산업적 목적에 따라 토
지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지역의 환경용량을 인위적으로 증대
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대도시지역 인구들의
생활을 뒷받침해야 할 환경이 크게 훼손되게 되었다는 점에서, 환경
용량의 필요성을 산업적 목적이 아니라 도시인들의 일상생활 목적
에 따라 예측하고, 이에 근거하여 환경보전 대책을 시행함으로써 지
역환경용량을 확대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환경
용량의 확대는 전문가들에 의해 주민 1인당 필요한 일정 환경용량
의 산정과 이의 확보가 아니라, 주민들간 사회적 합의와 종합적 관
리에 기초하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외국 도
시들의 사례들(예로, 녹지공간의 확보율 등)은 주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표 2> 토지공사가 추계한 시,도별 토지수급전망 (1996-2001)

(3) 환경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토지 소유와 이용

오늘날 우리 사회의 토지는 단지 자본주의적 사유제도에 입각할
것이 아니라, ‘토지윤리’ 또는 나아가 ‘환경정의’에 기초하여 소유되
고 이용되어야 할 것이다. 토지는 인간의 모든 활동에 필수적이지
만, 확대되거나 재생산될 수 없기 때문에, 그 독점적 소유와 배타적
이용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토지
는 사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그 소유와 사용
에 있어 배타적 권리가 아니라 사회성과 공공적 이익이 우선한다는
토지윤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토지는 환경의 일부분을 이루고 그 기초 요소가 된
다는 점에서, 토지의 소유와 이용은 환경윤리 특히 환경정의에 입각
해야 할 것이다. 환경정의가 뜻하는 바는 사실 우리가 흔히 거론하
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 속에 이미 함의되어 있다. 즉 지속가능
한 발전이란, 미래세대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우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
에서, 세대간 (그리고 지역간, 계층간) 환경이용의 형평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정의의 개념은 97년 6월 발표된 ‘환경윤리에
관한 서울선언문’에서 이미 천명된 바 있다.
즉 토지를 포함한 환경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삶의 터
전이며, 따라서 환경을 이용함으로써 얻어지는 혜택과 그에 따르는
책임은 사회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져야 한다.
특히 개발로 얻어지는 사회적,경제적 이익은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에 최대한 공평하게 분배되고, 그에 따르는 부담이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윤리의 모색에서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
나 온전한 환경을 누릴 권리와 번영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
하고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4) 활력있고 열린 공적 생활공간과 쾌적한 경관 창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토지소유와 이용이 일단 보장되어 있다
고 할지라도, 그 공공성이 강조되는 바와 같이, 그 이용의 형식에
있어서도 열려있어야 할 것이다. 사적 토지소유와 이용은 이에 따른
배타성으로 인해 흔히 닫힌 공간의 특성을 드러내거나 위압적 또는
무미건조 경관을 창출하게 된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거창한 주
택이나 콘크리트 건조물로 고층화된 아파트들은 닫힌 생활공간, 황
량한 건조경관을 대변한다. 이와 같은 공간과 경관은 오늘날 개인주
의화된 사회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내 작은 공원이나 광장, 놀
이터 등의 공공 공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즉 앞으로 토지이용계
획은 이러한 공적 공간을 보다 많이 조성하여, 시민들의 활력이 표
현되고 상호 열린 마음으로 교류하면서, 공동체적 시민사회가 형성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토지가 보다 인간적인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고, 친환경적인 공동체 사회의 형성을 위해 이
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토지이용은 나아가 사적으로 소유,이
용되고 있는 토지들도 보다 이웃에게 개방적이며 친환경적으로 조
성되도록 할 것이다.
개방적이고 친환경적인 토지이용은 개별 시설이나 필지들 뿐만
아니라 도시나 지역의 전체적 경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관은 지역사회가 조성해 놓은 물리적 시설들의 조합과 자연환경
과의 관계 속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상화된 것이다. 오늘날 도시
의 고층건물과 아파트들은 자연환경과 거의 부조화스런 경관을 창
출함으로써 삭막한 도시생활을 더욱 답답하게 느끼도록 한다. 이러
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거단지계획을 세우거나 건축물 또는 거
리를 설계하면서, 공적 공간이 복원되고 쾌적한 환경이 회복될 수
있도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

4. 그린벨트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

우리는 위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토지이용에 적용될 수 있는 4
가지 기본원칙을 응용하여 그린벨트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모
색해 볼 수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는 지난 27년
간 기본골격을 유지해 오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제도를 재조정하
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과학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지역 뿐만 아니
라 상수원보호지역, 접경지역 등 포함)내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실
시하되 평가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제 3
의 기관과 외국의 환경영향평가회사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조사된 결과에 기초하여, 녹지가 아닌 곳은 해제하
고, 녹지로서 개발제한구역으로 인정되는 구역은 재산권분쟁 소지를
없애기 위해 예외없이 국,공유화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채권시장에
서 유통할 수 있는 지가증권(즉 토지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러
한 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 현정부의 개발제한구역 재조정 방안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의 재조정은 어떤 의미
에서는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선 이 제도가 시행된 동기와
그 동안 유지되어온 과정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목적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
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또는
안보상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도시계획
법 제 21조)로 되어 있다. 사실 그린벨트가 많은 개발압력과 현지
주민들의 빗발친 민원 속에서 지속적인 잠식을 당해오면서도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기본골격을 유지해온 것은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과제로 인식된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방지와 도시 주변의 환
경보호를 위한 그린벨트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있었기 때문
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될 당시에 비해 현재 (도시내 토
지의 포화상태로) 도시외곽으로의 개발압력이 더욱 걷세졌으며 도시
의 환경이 훨씬더 악화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린벨트를 ‘도
시민의 폐’, ‘도시의 사막화를 막는 마지막 보루’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일상생활 공간 주변에 녹지공간이 절대 부족한 우리 도시의
현실을 잘 드러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개발제한구
역의 기본 골격은 여전히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실제 그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었다고 하겠다.
물론, 그린벨트 지정 당시 몇몇 관리들이 5만분의 1 지도 위에
반경을 정해 놓고 선을 긋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토지문제나 보상문
제는 말할 나위도 없고 근간이 되는 종합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상
황에서 지정되었다. 이 때문에 그 선이 마을의 중간을 통과하는 경
우도 있으며, 여태까지 토지 주인들의 손실에 대한 보상문제는 고사
하고 거주민들의 생활불편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책도 강구되지 못
했다. 이와 같이 지정 당시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에, 그린
벨트제도는 그동안 46회에 걸쳐 임기응변적으로 완화되어 왔으며,
불법적 토지이용에 대해서도 철저히 단속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린
벨트의 구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며, 이 구역내 주민들에 대한 정의
로운 보상을 위해, 또한 앞으로 이 구역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완
벽한 관리를 위해서도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의 재조정 노력
은 형식적인 면이나 그 내용상에 있어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그린벨트
재조정은 지난 대선의 공약사항으로 이미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린벨트의 범위를 재조정하자
는 논의 자체가 선거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 뿐만 아니라 현재
금융위기 상황에서 여러 가지 토지규제완화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
서 투기대책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린벨트의 재조정은 결국 이 지
역에 투기를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되며, 또한 정부의 그린벨트 재조
정에 깔려 있는 기본발상이 개발촉진은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을 자
아내고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재조정의 명분으로 이 지역내 주민들
의 재산권 침해문제를 들고 있지만, 개발이 민원해소의 지름길이 아
니다. 그린벨트는 단순히 개발이 유보된 지역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서 보존할 필요가 있는 지역으로 발상이 전환되어야 한다. 따라서
환경보존을 원칙으로 그린벨트 문제에 접근하면서 주민들에 대해
형평성 있는 보상방안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우리는 그린벨트 재조정 또는 개선을 위한 정
부의 노력에 대해 대안적으로 추가되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그린벨트 재조정은 전국토의 균형개발 차원에서 인구와
산업의 적정 배치에 관한 장기종합계획에 기초해야 하며, 특히 대도
시의 토지수급계획의 재조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대도
시 내부의 토지이용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앞으로 계속 인구
와 산업이 대도시지역들로 밀려온다면, 설령 그린벨트이 제조정된
후에도 개발압력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그린벨트내 지역의
환경영향평가만으로는 문제가 완전히 이해될 수 없으며, 그린벨트
설정의 외적 조건들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린벨트지역의 환경보전상태와 토지이용 현황 등에 관한 과학적
환경영향평가는 필수적이다). 즉 대도시의 산업적 토지이용뿐만 아
니라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서 필요한 환경에 대한 절대적 또는 상
대적 용량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로, 서울의 녹지 비율이 5%로,
세계 도시지역 최저 녹지비율(30%)에도 크게 못미치는 상황에서 그
린벨트를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는 없다).
셋째, 그린벨트내 토지의 소유관계에 대한 조사도 동시에 이루어
져야 하며, 이곳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원주민들과 투기적으로
소유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외지인들 간을 철저히 구분하여,
그동안 재산상의 손실이나 제약을 당한 주민들에 대해 보상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반면 불법적 소유,이용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보상
이 아니라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그린벨트의 재
조정에 관한 의사결정과정에 시민들의 요구를 더많이 반영하고 그
참여 폭을 확충해야 한다. 몇몇 전문가들이나 정책가들의 손에 의해
졸속하게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시간을 가지고 시민
들의 합의에 기초하여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시민들의
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채, 어떤 구역은 해제하고 어떤 구역은 해제
하지 않았을 때,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은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예
상된다).
다섯째, 대도시들의 녹지공간 부족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의 그
린벨트를 재조정하더라도 총면적은 기본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즉 불가피하게 녹지공간으로 더 이상 규제될 수 없게된 구역에 대
해 해제를 하면서, 최소한 해제된 면적만큼 추가적으로 주변 지역
(국유지 또는 사유지의 경우 보상을 하고 국유화)에 대해 그린벨트
를 새로 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섯째, 그린벨트로 재조정된 국
유지의 경우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단체들과 지방정부에 의
해 공동으로 철저히 감시.감독되여야 할 것이다. 이 녹지공간에 어
떠한 시설들(공공시설이라고 할지라도)의 입지도 배제되어야 하며,
단지 개방된 공적 공간(즉 대도시주변 공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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