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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양 어선의 부끄러운 해적 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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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글에서 서술한대로 불법 해적 조업은 해양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 사람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원양 어선들이 자행하는 해적 조업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언론에서 가끔 접하는 일본 해상 보안청의 한국 어선 나포는 복잡한 과거사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양자간의 영해 문제 때문에 일반적으로 해적 조업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횡행하는 한국 원양 어선의 해적 조업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들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 공해상에서 중국 트롤 어선들의 어획물을 불법적으로 이송하다 그린피스의 헬리콥터에 발견된 Binar 4 호.© Greenpeace/Gleizes
▲ 공해상에서 중국 트롤 어선들의 어획물을 불법적으로 이송하다 그린피스의 헬리콥터에 발견된 Binar 4 호.© Greenpeace/Gleizes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북아프리카 서부 해안의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이르는 광대한 해역은 참치를 비롯한 각종 수산 자원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원양 어선들도 많은 숫자가 이곳에서 조업 중이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문제가 되었던 착색된 도미의 원산지가 카나리아 제도의 ‘라스 팔마스’였던 것을 보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이 얼마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재 많은 한국 원양어선들이 이곳에서 불법 해적 조업에 가담하고 있는 것. 이들은 합법적인 원양어선으로 출항하여 도중에 불법 해적선으로 신분을 바꾸거나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 기니 당국에 나포된 한국 트롤 어선 어선 ‘제납 3호’가 한 예이다. 이 선박은 영세한 지역 어민들에게만 조업이 허가된 12마일 경계를 침범하여 해안선에서 불과 4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나포되었다. 게다가 코나키 항으로 예인된 이 선박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어획물이 전부 ‘오션 7’ 이라고 적힌 상자에 보관 중인 것이 발견되었고, 수많은 배의 설비들 역시 이 배의 원래 이름이 ‘오션 7’ 이었다는 증거들을 내놓았다.
현재 입수한 한국의 원양어선 목록과 대조해 보면 이 선박의 정체는 대현수산의 551톤급 트롤 어선 ‘오션 7’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위장 신분으로 불법 조업을 하다 단속이 되더라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것과 다른 ‘본래의 이름’으로 걸고 카나리아 제도의 라스 팔마스 항에서 합법적인 조업의 결과물로 위장하여 어획물의 하역과 수출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해적 조업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션 7호의 경우 이번 항해에서도 다시 12 마일 경계를 침범하여 조업 중인 것이 또다시 발견되었다. 오션 7호 외에도 12 마일 경계를 침범하여 불법 조업을 하던 또 다른 트롤 어선으로는 ‘사코바 1호’가 있는데, 이 선박 역시 덕우수산의 551 톤급 오시토 89호로 판명되었다.

▲ 라스 팔마스 항에 입항하는 Binar 4 호 선체에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이 Stolen Fish(훔친 생선)이라고 쓰고 있다.© Greenpeace/Gleizes
▲ 라스 팔마스 항에 입항하는 Binar 4 호 선체에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이 Stolen Fish(훔친 생선)이라고 쓰고 있다.© Greenpeace/Gleizes

오션 7호나 오시토 89호 모두 라스 팔마스 항에 입항하였을 때에는 본래의 선적을 사용하지만, 일단 출항하여 기나 인근의 해역으로 가는 도중에는 단속을 피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제납 3호와 사코바 1호의 신분으로 위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덕우수산의 경우 같은 회사의 모 회장이 한국원양어업협회의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원양어선들은 실질적으로 해적 조업의 불법성과 그 폐해에 대해 어떠한 개념도 없으리란 생각이 크다.

한국 선박들의 또 다른 불법 행위로는 바다위에서 냉동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겨 싣는 이송 작업이다. 항해 기간 동안 목격된 이런 냉동 운반선에는 벨리제 국적의 Elpis 호와 파나마 국적의 Binar 4호가 있다. 이런 작업은 기니의 법에 따르면 엄연한 불법 행위이다.
Binar 4호의 경우 기니의 EEZ 안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의 트롤 어선들과 바다위에서 접선하여 어획물을 이송하던 도중 발각되자 카나리아 제도로 바로 도주하였다. Binar 4호는 비록 파나마 국적이지만 선주는 한국인으로 밝혀졌으며, 그린피스/EJF의 노력으로 그 선박의 불법 행위가 스페인 정부에 고발되어 결국, 기니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불법 행위에 대한 벌금이 부과되고 적재되어 있던 11,000 박스의 냉동 수산물은 전량이 압수됐다.
지난 4월 14일 선주 K씨는 바이나르 4호 앞에서 그린피스의 캠페이너를 배제한 가운데 기자 회견을 결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려 했으나, 현장에 나타난 캠페이너들이 조업과 이송 작업에 대한 증빙 서류를 요구하자 제시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 야간에 냉동 운반선 Elpis 와 접선하여 불법으로 어획물을 이송중인 한국의 트롤 어선들.©Greenpeace/Gleizes
▲ 야간에 냉동 운반선 Elpis 와 접선하여 불법으로 어획물을 이송중인 한국의 트롤 어선들.©Greenpeace/Gleizes

이와같이 한국 원양 어선들의 불법 해적 조업 행위를 근절시키지도 않고 한국의 영해를 불법적으로 침범하는 타국의 선박에 대해서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자신의 과오는 생각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원양 어업계는 모든 원양어선의 위치 추적 장치를 통하여 항상 위치를 감시하고 이들의 해적 조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냉동 운반선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단속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불법 해적조업으로 인해 식탁 앞까지 온 생선들을 먹지 않도록 모든 수산물 유통점은 원산지와 유통 과정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환경을 파괴하고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불법 해적 조업, 한국의 원양 어선들도 이제 검은 안대를 벗고 검은 해적 깃발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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