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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악몽 형식논리 매몰탓 사회합의 시스템화 절실

부안악몽
형식논리 매몰탓…사회합의 시스템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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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등 4자 참여로
    ‘갈등함수’ 해답


  • 대한민국 새틀을 짜자
    3. 이렇게 바꾸자
    1) 갈등
    해소, 기본부터
    다시 하자


    ‘대규모 반핵시위→주무부처 장관 사퇴→자율공모 방식으로 전환→갈등 전국 확산’

    지난 1991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을 둘러싼 ‘안면도 사태’ 이후 전개된 양상이다. 10
    여년이 지났지만 마치 판박이처럼 같은 일이
    되풀이될 전망이다. ‘부안 사태’를 겪은 산업자원부는 지난 2월 부안 이외의 지자체도 유치청
    원을 할 수 있고 주민투표를 반드시 거치도록 한
    새로운 터 선정 절차를 공고했다. 이달 말 시한을 앞두고 전북 고창군 해리면과 전남 영광군 홍
    농읍 주민들이 오는 24일과 28일 각각 유치청원을
    할 예정이며 삼척, 군산, 울진 등 모두 3~4곳이 뒤를 이을 것으로 알려졌다. 반핵 주민단체와 환
    경단체 연대기구인 반핵국민행동은 24일부터
    지역주민 상경집회와 항의농성에 들어가는 등 전국적으로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대로
    라면, 지자체장이 유치 예비신청을 하는 9월15일까지,
    나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본 신청을 하는 11월말까지 전국 곳곳이 또다시 ‘찬핵’과 ‘반핵’ 갈
    등으로 얼룩질 것이 뻔하다.

    200일 넘게 계속된 ‘부안 사태’가 정부의 원자력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은 사실이다. 산자부가 지난달 출범시킨 에너지
    원탁회의와 에너지정책 민·관 합동포럼은 그 첫 시도이다. 신고리 1·2호기의 인·허가 과정이
    애초 예정보다 1년 가까이 늦어졌는데도 산자부가
    이를 서두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영광 5·6호기에서 일어난 일련의 열전달완충판 이탈과 방사능물질 누출
    사고에 대한 대응에서도 달라진 모습이 드러난다.
    주민과 함께 구성한 민·관합동안전대책위는 주민의 요구대로 외국의 전문기관에 안전성 평가를
    맡기기로 했다. 결국 독일에서 핵포기 정책을 뒷받침한
    두뇌집단인 응용생태연구소 등이 조사기관으로 선정됐고, 이들은 지난 3월 “안전성에 이상이 없
    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선빈 과기부 원자력안전과장은
    “원전가동에 100%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자세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주민의 신뢰를 얻
    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자부 주민투표 전체 원전공모 계속 추진
    핵 찬반폭풍 불보듯
    폐기
    물 영구처분 고려…공론조사 등 팔
    걷어야


    그러나 이런 정도의 변화로 18년 동안 꼬일대로 꼬인 핵폐기물 정책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핵국민행동이
    에너지정책 민·관합동포럼에 불참하기로 결의한 것은 그 예이다. 신보연 민주노동당 환경위원장
    도 “에너지원탁회의와 포럼은 정부의 핵발전 확대정책에
    시민단체들을 들러리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환경갈등을 예방하기 위
    한 절차 마련과 함께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비롯한
    핵폐기물 정책을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원장 고철환)는 최근 발간한 ‘갈등관리시스템 구축방안 연
    구보고서’에서 부처간 협의부터 국무회의에 이르는 정부
    안 조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안사태에서 정부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형식논리에 사로잡혀 이해당사자인 주민의
    광범위한 의견수렴과 참여를 통해 갈등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
    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갈등을 예방하는 절차로
    합의회의, 시민배심원제, 시나리오 워크숍, 규제협상, 공론조사 등을 제시했다. 또 갈등예방에
    실패하더라도 전문적인 중재자와 협상가의 도움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과 민주노동당은 우선 부안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산자부
    가 유치신청 공모를 철회하고 신고리 1·2호기 실시계획
    인가를 유예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시민사회와 더불어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은 “기존 방사성폐기물 정책에 대한 기술적·사회적 타당성을 전반적
    으로 재검토하고 사용후핵연료의 영구처분정책까지 포함하는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장기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전에서 태우고 난 사용후 핵연료에 관한 정책부재는 환경단체는 물론 원자력계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재처리를 해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핵확산 우려와 낮은 경제성 등의 이유로 지하 깊
    은 곳에 영구적으로 파묻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984년 원자력위원회 결정 이래 재처리 가능성을 남겨놓기 위해 사용후핵연료의 최
    종처리 결정을 유보해 왔다. 석광훈 녹색연합
    정책위원은 “투명하고 장기적인 국가대책 없이 일시적인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터만을 확보하
    려는 정부의 시도가 지역주민들의 불신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원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성폐기물 처분연구부 박사는 “어차피 사용후핵연료를 재
    처리하더라도 고준위폐기물이 나온다”며 “외국처럼
    관련법령과 전담기관을 세우고 처분기금의 징수와 관리권을 사업자에서 국가로 넘기는 제도정비
    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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