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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8. 대기 오염에 노출된 아이들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8. 대기 오염에 노출된
아이들


미세먼지 심하면 영아 사망률 두배












황사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초등학교
어린이들.
어린이들은 기관지가 좁고 면역기능이 덜 발달돼 황사 등 환경오염에 대해 훨씬 취약하다.
[중앙포토]

유독물질과 오염된 식수.공기 등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목숨을 잃는
어린이는 해마다 1100만명(유엔 아동기금 통계)에 이른다. 특히 조악한 취사용 스토브에서 배출
되는 연기 때문에 급성 호흡기 질환을 앓다 숨지는
5세 이하의 어린이만도 연간 100만명이 넘는다.

어린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환경오염에 대
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가 그만큼
크다.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은 5월을 맞아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집중 점검해 본다.

“갑자기 천식
발작이 시작되면 제대로 숨도 못 쉰다. 잠 못 자고 기침하느라 학교도 못 간다. 심한 경우 숨이
넘어가는 듯해 밤에 응급실로 실려오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소아과 손명현 교수는 “어린이 천식 환자가 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
며 천식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전한다.

국내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천식 환자의 비율은 1980년대 이후 3배 이상 증
가, 현재는 10%를 훨씬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급격히 늘고 있으나 아직도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
지 않았고, 치료법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패스트푸드 등 음식과 함께 환경오염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대구
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허용 교수는 “환경오염이
천식이나 아토피성 질환 발생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許교수는 “대
도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는 백혈구 숫자가 농촌
인근 소도시 지역 어린이에 비해 낮았고, 혈액 속의 면역 단백질도 농촌지역 어린이보다 알레르
기에 민감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오염이 어린이들의 체질까지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아직 많은
연구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가
대기오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 교수가 2002년 11월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1, 2학년 524명 전원을 대상으로 만성 호흡기질환을 앓거나 천명음(기관지가 좁아져 숨
쉴 때 내는 쌕쌕거리는 소리)을 내는지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도로와의 거리가 10m 미만인 집에 사는 어린이는 10m 이상 떨어
져 사는 어린이에 비해 만성호흡기 질환
비율이 1.9배, 천명음은 2.85배나 됐다.

河교수는 “유전적 요인이나 실내 환경뿐만 아니
라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도
어린이의 호흡기 관련 질환에서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오염
이 어린이 천식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또 있다.

지난해 인하대 임종한 교수가 시흥.울산.여수 등 4개 산업단지 지역 9개 초등학
교 학생 921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천식으로 치료받은 어린이’의 비율이 3.7~4.7%로 나타났다. 이는 2000
년 ISAAC(국제 어린이.청소년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나온 국내 평균치 3.3%보다 높았다. 통계적으로도 의미를
지닐 만큼 ‘큰 차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기오염이 영아(출생 후 4주~1세) 사망률까지 높
인다.

이화여대 의대 河교수가
95~99년 사이 서울지역의 사망자 수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오염도가 크게 악화되면
(이 경우 미세먼지가 ㎥당 42.9㎍이
증가했는데),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영아 사망률이 102%나 증가했다. 반면 2~64세까지 인구는
6.6%, 65세 이상 노인은 6.3%만
증가했다. 더 나아가 엄마 배 속의 태아도 환경오염의 위협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조산이나 저체중아의 출산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河교수 등이 96~98년 서울지역에서 임신 초기 3개월 동안 산모가 노
출된 공기 속의 오염물질 농도와 신생아의
체중을 비교.분석한 결과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미세먼지 농도가 4분위수 범위로 높아지면 신생
아의 체중이 10g 이상 줄었다. 임신 4~6개월
동안 높은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신생아 체중은 20g 안팎까지 감소했다. 이와 함께 임신 7~9
개월 동안 대기오염에 노출된 산모는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조산할 비율이 6%나 높았다.

河교수는 “미미한 대기오염에 노출되더라
도 대기오염 물질이 임산부의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김예
신 박사는 “지금까지 환경오염의 위해성 평가는
체중.호흡량 등 성인을 위주로 평가해 왔으나 앞으로는 민감 집단인 어린이에 대한 위해성 평가
가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
환경에 적합한 권고기준과 유해물질 감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환경
연구소 어린이 건강 연구팀(http://ecohealth.or.kr)=강태선
녹색병원 원진노동건강연구소 연구원, 김예신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연구원, 임종한 인하대 의
대 산업의학과 교수, 하은희 이화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취재팀=강찬수.권근영 기자<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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