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파병결정은 참여정부의 자기부정이자 대미 굴종의 고백,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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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_파병결정 성명031018.hwp

파병결정은 참여정부의 자기부정이자 대미 굴종의 고백,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선전포고

– 재신임 과정에서 여론의 심판 받을 것
–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전투병 파병 찬반 물어 공개할 것

–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 국민행동

지난 10월 18일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국민에 대해, 이라크 국민들에 대해, 그리고 평화를 원하
는 인류를 향해 매우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 신중히 결정하겠다
는 약속을 뒤집고, 유엔결의 단 이틀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파병을 선언한 것이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표리부동 앞에서 말도 다 표현할 길 없는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노무현
정부는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파병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마치 작전하듯이 파병결정을 내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 차례에 걸쳐 파병여부에 대해 아
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지어 발표 전날인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의
면담자리에서도 18일 NSC회의는 단지 첫 구체적 논의자리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대표단들이 청와대를 떠난 직후 ‘파병하겠다’는 입장을 각당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는 파병의 타당성에 대해 국민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아무 노력도 하지 않
았다. 우선 정보의 공개와 공론화 과정이 전혀 없었다. 정부가 졸속으로 파견한 1차 조사단은 부
실조사였을 분만 아니라 노골적인 정보조작을 시도하여 국민은 분노를 샀다. 파병여부를 판단하
기에 앞 서 보다 신뢰할만한 정보를 정부와 국민에게 제공할 민간전문가 중심의 2차 조사단을 보
내자는 제안도 거부되었다. 이 모든 과정으로 볼 때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파병을 사전에 결정
해 놓고 국민의 저항을 회피하기 위해 짐짓 상당한 논의 기회가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 해왔다
고 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러한 처신은 재신임을 천명한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신뢰’를 강조해온 정치
지도자로서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말을 하더라도
곧이 믿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우리는 파병의 성격과 시기,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노무현
정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깊은 불신을 감출 수 없다.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국민들
의 저항과 불신에 직면한다하더라도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믿을 수 없는 지도자, 노무현 자신에
게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엔 결의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파병을 결정하고 말았다. 우리는 수 차례에 걸
쳐 유엔결의가 파병의 금과옥조가 될 수 없음을 지적하였고, 유엔결의의 성격과 내용에 대해서
도 국민적 공론에 부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유엔결의의 실내용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제대
로 전달하고 합리적 토론을 벌일 최소한의 시간도 갖지 않은 채, 마치 유엔이 파병을 요청한 것
처럼 다른 모든 나라에 앞 서 파병을 선언하고 말았다.
그러나 실제로 국제사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유엔 결의 전 파병을 선언했던 터어키조차 이라크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파병결정으로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유엔결의를 지켜보겠다던 파키스탄
은 유엔결의가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오기에는 불충분하며 점령군의 외연확대에 불과한 다국적군
합류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엔결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유럽의 나라들 그
어느 나라도 파병여부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가 유엔결의가 나자마자 기
다렸다는 듯이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의 요구에 스스로 굴종한 것으로 국제사회의 빈축을 살
일이다. 이번 결정으로 국제사회는 한국을 다시 한번, 머리는 없고 몸통만 있는, 정의는 없고 속
물적인 이기주의만 있는 저질국가로 낙인찍을 것이다. 이로 인한 국익의 훼손은 과연 누가 책임
질 것인가?

노무현 정부는 결정과정에서 이라크 시민들의 뜻은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장서서 파병을 선
언함으로써 이라크 시민들과 아랍국민들에게 한국정부의 침략적 의지를 앞장서서 드러내고 말았
다. 우리의 파병선언은 저항하는 이라크 시민들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미국 영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으로 현재 6천명에서 2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라크인들이 죽임을 당했
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이들 중 다수는 민간인이다. 비록 독재치하에 있었지만 그 어떤
명분이나 이유도 없이 자기 나라를 침략하고 파괴했으며 또 현재 불법 점령하고 있는 외국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에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과 파괴에 대한 분노가 들어있다. 실제로 미영군
의 침략 명분이 백일하에 허구임이 드러나면서 이라크인들의 무장저항이 날로 체계화되고 주민들
의 지지를 더 받게 되는 ‘물을 만난 물고기’의 상황이 되고 있으며 이에 비해 미군 등 다국적군
은 점령의 명분 문제와 극심한 주민저항 때문에 사기가 급락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과 다국적군에 대해 대규모 테러를 선언하게 된 것도 이러한 광범위한 저항분위기가 그 배경으
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이라크와 인근 국가의 사람들은 전쟁 초기부터 이번 침략 전쟁
이 이라크인들에게 가져다준 참상을 거의 매일같이 생생한 화면으로 보고 분노하고 있다. 미국
이 중동지역에서 안정적인 점령을 지속하는 것을 불가능하며, 미국의 동맹국이 이 지역에서 주민
들의 지지 속에 편안한 주둔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도 경제적 실리문
제보다 테러의 위협이 더 큰 걱정이라고 실토한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섣부른 파병선언
으로 이 위협은 현존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노무현 대통령의 파병결정은 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자, 국민신뢰에 대
한 씻을 수 없는 배신이며, 이라크 국민들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침략선언이자 선전포고이다. 국
제사회에 대해서는 미국의 일방적 군사주의에 편승한 굴종의 고백이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재
신임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던지, 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실책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대통령의 선언으로 파병문제가 결론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파병결정, 특히 전투병 파병을 결단
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정부의 파병안을 철회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
며, 무엇보다도 이라크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전투병 파병이 결정되지 않도록, 민간조사활동
결과와 국제여론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정부의 어리석은 전투병 파병 시도를 좌절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조사활동이 진정으로 이라크 시민들의 의사
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포함될 것이
다.

우리는 또한 전투병 파병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이를 승인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는 내일부터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전투병 파병에 대한 찬반을 묻는 조
사활동에 착수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의 양심과 국민에 대한 책무를 분명히 자각하고
파병여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명확히 답해야 한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결정에 대해서
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는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국민의 의지를 다시금 재확인하며 이를 정부와 세계, 그리고 이
라크 국민들에게 천명하기 위한 비상국민회의를 오는 10월 24일 개최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이
라크 점령에 반대하고, 점령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전투병 파병 등으로 침략행위를 지원하는 행
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미일 3국 시민들의 공동 집회를 오는 10월 25일 개최할 것이다. 끝

2003. 10. 18.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문의) 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실 명 호 부장(mh@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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