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세상을 움직인 한 권의 책, 레이첼 카슨의

어릴 적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특정한 직업을 말해야 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앞으로 무엇이 될거냐 물어보는 사람은 없고, 직업은 뭐냐는 질문은 가끔 받는다. 어른에게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어색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이 바로 어른이든 아이든 간에 장래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요즘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 레이첼 카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데 재주가 있었고 늘 성적이 좋았다는 점 때문에 그녀처럼 될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시민사회단체의 환경분야 활동가로서 그녀처럼 일정 분야에 업적을 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그 꿈을 저버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살충제가 미칠 수 있는 방대한 영향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살충제에 대한 정말 많은 피해사례들과 화학살충제를 만들어 내는 생물화학산업계와 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학계, 무능력한 정부에 관한 비판도 있다. 이러한 것을 전문용어와 수치가 아닌 문학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막연한 이야기같아 보이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살충제의 위험함을 한층 쉽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단순히 폭로만 한 것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레이첼 카슨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히스테릭한 여성으로 낙인되어 생물화학 분야에서 매장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생태학자로서 꿋꿋하고 소신있게 소수학자들의 대안적인 사례들에 대해 소개했다. 새로운 시도로 인해 초래할 수 있는 우려들을 고려하여 해결방안에 대한 지향성을 분명하게 제시했기에 <침묵이 봄>은 환경분야의 고전이 될 수밖에 없다. 

책이 출판된 지 올해로 50주년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이를 기념하며 재출간했다. 책에 대한 소개를 보면 1962년 7월 당시 <뉴욕타임즈>의 머리기사 제목을 서문에서 언급하기도 하고, 레이첼 카슨이 타임지 선정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 등 저자와 그의 책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강조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기대했던 만큼 앞으로도 계속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침묵의 봄>이 출간되었던 그 때보다 화학물질은 더욱 다양해졌고 산업계의 영향력 또한 위축되지 않았다. 어쩌면 더 많은 유해화학물질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여전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하겠다. 또한 지금의 환경운동분야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 할 수도 없다. 좀 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대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는 높아지고 있고 시민들의 반응은 때때로 회의적이다.

레이첼 카슨이 말한대로 자연이 인간보다 특정 생물체의 수를 훨씬 더 경제적이고 다양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에도 유효하지만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곤충이 화학물질에 대해 유전적 선택 과정에서 막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여름에는 살충제가 뿌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은 우리의 현재이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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