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4대강 찬성한 자들, 총선서 낙선운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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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염형철 신임 사무총장.

ⓒ 최지용
염형철

“당황스럽네요. 환경부 비판 글을 써보려는데, 장관 이름도 생각이 안 나요. 언론에 등장한 바도 없고, 무슨 주장을 한 적도 없는, 투명 허수아비 장관이니…. 어디 자치회장이신 줄 알겠어요.”

지난 25일 염형철(43) 전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자신의 트위터(@yumdolsoi)에 올린 글이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의 활동이 잘 보도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검색창에 ‘환경부 장관’을 치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뉴스가 더 많다), 아무리
그래도 환경운동 한다는 사람이 관련 부처 장관의 이름을 모르다니…. 게다가 그는 지난 28일 환경운동연합의 새 사무총장에 선출되지
않았던가!

29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만나 선출된 지 하루밖에 안 된 신임 사무총장에게 축하인사 말을 건네기 전,
이것부터 물었다. “현재 환경부 장관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던데, 이거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자격 있는 겁니까?”라고. 물론
웃으면서 물었다. 그는 “알고 있었지만, 정말 깜박 기억이 안 날만큼 존재감이 없다는 뜻”이라며 ‘알면서 뭐 그런 걸 따지냐’는
눈빛을 보낸다.

“지난해 6월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임명됐다. 근데 그 유 장관의 동정을 보면 이건
무슨 부녀회장 일정 같다. 환경현안에는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정책에도 고민한 흔적이 없다. 백화점 돌면서 MOU 맺는 게 주요
일정이다. 환경부에서 환경은 완전히 실종됐다. 환경정책을 하는 게 아니라 예산 키우고, 조직 키우고, 개발사업 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이 말만 들어도 생글생글 웃는 얼굴과 다르게 그가 강성 활동가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환경단체가 환경부를 비판하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적대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4대강 관련 인사 공천 배제해야, 낙선운동도 필요”

  

염형철 사무총장을 포함해 환경운동연합 상근자 3명이 지난 2010년 7월 22일 경기도 여주 4대강 사업
한강 제3공구 이포대교 옆 이포보에 올라가 4대강 사업 중단 점거농성을 벌이며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라고 적힌 대형현수막을
펼쳤다.

ⓒ 유성호
4대강사업

여기서 그의 이력을 잠깐 보자. 1994년 청주환경운동연합 활동으로 환경운동을 시작해 18년 동안 다른 길로 빠진 적이
없다. 그리고 2년 전에는 4대강 공사를 막겠다며 남한강 이포보에 올라가 42일 동안 농성을 했다. 숨만 쉬어도 더운 7월,
8월에 말이다. 안부를 묻는 차원에서 당시 농성이 어땠는지 물어봤다.

“그때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말하는데, 사실 농성한 사람들은 편했다. 밖에서 고생을
많이 했지. 책도 볼 수 있었고 모처럼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 42일 동안 나름 운동에 대해 꽤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사실 염 사무총장의 말대로 그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 이후가 험난하다. 그는 당시 농성으로 재판을 받아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민사소송도 두 건이나 걸려있는데 1억4천만 원가량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았다. 그는 “급여도 차압당하는 상황”이라며 “거기서는 괜찮았는데 후유증이 크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각 정당에 요구하겠다”라며, 그럼에도 관련 인사가 출마할 경우 “낙선운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뒤늦게 당선 소감을 묻자 염 사무총장은 “환경운동연합이 강성이 될 거 같다”며 “조직이 (나를 뽑은 건)
그런 운동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후보로 뛰어준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에게 고맙다”라며 “이 위원장이
함께 달려줬기 때문에 즐겁게 선거를 했고, 침체돼 있던 조직이 활력을 찾았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염 사무총장은 앞으로 3년의 임기를 “공세적이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채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대강 사업과 탈핵과 같은 현안에 대응하는 활동뿐 아니라 “생활 밀착형 환경운동”을 펼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또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에 있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희망서울정책자문에 참여하기도 했다. 염 사무총장은 박 시장의
환경 정책과 관련해 “매우 단호할 필요가 있다”며 “토건과 전시성으로 오염된 행정을 큰 틀에서 고쳐야 하는데, 이를 함께할 개혁적
인사를 적극 등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염 사무총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환경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단지 유영숙 장관만의 문제로 보이지는 않는데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어떤 문제가 있나?

“환경부가 본래 역할이 무엇인지 망각했다는 게 핵심이다. 다른 부처의 정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게 할 일이다. 규제부서라고 해도 된다. 요즘은 개발부서, 경제부서가 됐다.”

– 그런 문제가 지금만 지적되는 건 아니다. 이만희 전 환경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의 최 장수 장관이었는데 그때도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환경부의 위상이 그렇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만희 장관은 사실상 개발 위원장 같은 역할을
했다. 4대강 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다 엉망으로 해놓고, 현장에 가서 축사를 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주범이라고
봐야 한다.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정반대로 수행했다. 강의 수질을 생각한다면 수변을 개발하는 법안이 통과돼서는 안 되는데 너무나
쉽게 합의를 해줬다. 이건 수질정책을 포기한 정도를 넘어 파괴한 거다. 환경부는 강한 비판을 받아야 하고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 꼭 손봐야 한다.

“4대강 보, 마음 같아서는 당장 철거하고 싶지만…”

– 앞으로 환경부와 상당한 대립각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핵심적으로 보는 환경 의제는 무엇인가?

“당장 외부적으로는 총선에서 4대강 사업을 심판하는 일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 다른 단체들과 협의가 있어야 하지만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인사들의 낙선운동도 필요하다. 각 정당에도 공천과정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인사들을 배제 시키도록 요구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탈핵인데, 민주통합당도 아직 이 부분에 입장이 불분명하다. 거세게 요청할 계획이다.

총선이 4대강 심판이라면 12월 대선은 탈핵이 의제가 되어야 한다. 신규원전 철회와 원전정책 재검토를 분명하게 제기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사회구조가 토건에서 복지와 생태로 변화해야 한다. 성장과 개발 위주의 구조에서 보전과 관리,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으로 바꿔야 한다. 이전까지 환경운동연합이 저항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공세적이고 대안을 제기하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 하나씩 이야기해 보자. 총선에서 4대강 사업을 심판한다는 것은 이를 추진한 인물과 정권을 심판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공사는 거의 준공 직전이다. ‘표’로 심판하는 것 외에 다른 계획이 있다면?

“마음 같아서는 (보를) 당장 철거하는 게 옳다고 보는데, 이 역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왜 철거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방향의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한강의
잠실보와 칠곡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비용편익분석까지 했고, 수질 분석도 마쳤다. 한강물이 깨끗하다가 이들 보에
오면서 안 좋아진다. 서울까지 오면서 오염물질이 늘어나는데다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되다 보니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4대강의 보도 마찬가지다. 지금 환경부도 날이 따뜻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4대강 사업의 준공도 4월에서 총선 이후인 6월로 미뤄지는 거다. 특히 4대강 보는 규모가 있기 때문에 운영하면 할수록 비용이
엄청 들어가게 된다. 차라리 철거하는 게 비용을 덜 들이는 일이다. 이런 부분을 찾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하는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대규모 토목사업 필요 없어… ‘디테일’하게 가야”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최지용
환경운동연합

– 탈핵, 원전 문제는 어떤가? 대선 의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시민들은 핵이라고 하면 무서워하지만 원자력이라고 하면 친근하게 여긴다. 어릴 때부터 원자력발전은 친환경이고 미래 에너지라고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거다. 그런 면에서 탈핵 운동은 더 근본적인 곳을 향하게 된다. 전면적이고 광범위한 운동을 해야 한다.

탈핵의 대안 시나리오,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은 굉장히 전문적인 운동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핵과 관련한 생활적인 부분의
운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우리 단체에 자신의 집 벽지에 방사능을 측정해 달라는 요청이 엄청 들어오고 있다. 그런 방식의
운동이 적극 개발돼야 한다.”

– 최근 월성1호기가 발전이 중단되는 일로 논란이 있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월성1호기는 시급히 폐기해야 한다. 전체 핵 발전의 사고의 절반이 월성1호기에서 나오고 있다. 수명이 다 됐고 재가동하지
말아야 하는 걸 다시 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발전소 주변에는 경주, 울산, 부산까지 20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런 노후한
원전을 가동하는 건 국민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명을 가지고 장난하는 짓이다. 월성1호기 문제는 신규원전 사업의 철회와 함께
총선에서 요구할 예정이다.”

 

– 앞서 ‘토건에서 복지와 생태 사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해체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도고도 했다.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나?

“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현재 사회는 토건이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적 개발계획을 세우고 할 상황은
지났다. 아직도 국토해양부 같은 개발부서가 남아 있다는 건 개발 과잉을 부추기는 일이다. 수자원공사도 마찬가지다. 댐 짓고 할
때가 아니다. 그런 곳은 해체시켜서 각 유역별로 수질관리를 하면 된다. 이런 대형 개발 사업은 예전에 사회적 기반이 워낙 없었을
때나 필요한 기구들이다.

실제로 국토부의 수자원국을 보자. 몇십 명 안 되는 조직이 몇조 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그러다 보니 아주 큰 규모의 공사로 그
예산을 집행하는 거다. 그런 역할을 없애고, 주어진 임무를 디테일 하게 가져간다고 보자. 그러면 일단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고
예산도 보다 섬세하게 집행될 수 있다. 가능한 건 지자체에게 맡겨도 괜찮다. 앞으로 중앙부서를 대거 약하게 만들어야 한다.”

– 주로 외부적 과제를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 내적인 목표는 무엇이 있나?

“정권의 탄압도 있었고 언론도 우리 활동을 외면할 때가 많았다. 조직적으로 침체돼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역량을 대거
보완해야 한다. 나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환경운동을 하게 됐지만 요즘은 환경운동으로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들은 그냥 환경이
좋아서 오는 친구들이다. 그러면 자기가 어떤 사안에 동의가 돼야 움직인다. 촛불이나 SNS에서 나타나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런
친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환경운동가로서 몫을 다 할 수 있게 조직을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할 생각이다. 각각의 활동가들이 굉장히
많은 정보들 가운데 주요한 것을 뽑아 설명해주는 소셜큐레이터가 돼야 한다.

임원도 개방해서 다시 모집할 것이다. 여기서 젊은 세대의 몫을 배정하고 10대, 20대도 함께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꼭 그런 형태가 아니더라도 환경운동에 뜻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가 있다면 환경운동연합이 가진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환경운동연합을 하나의 플랫폼처럼 제공한다는 뜻이다. 최근 강릉에서 골프장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분들은
전문성이나 네트워크를 갖추기 어렵다. 그럴 때 그 운동주체들이 환경운동연합에서 지위를 갖고 우리가 가진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박원순 시장, 개혁적 인사 등용해야”

  

염형철 사무총장이 환경운동연합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외적으로는 공세적으로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내적으로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조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최지용
염형철

 
–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있으면서 박원순 시장의 희망정책자문단에 참여했다. 현재 서울의 환경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박 시장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자문단을 해보니 공무원 조직의 관행과 경직성이 강력하다. 박 시장의 개혁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공무원이
세빛둥둥섬과 관련해 거짓보고를 한 일까지 벌어졌다. 그럴 때일수록 박 시장이 매우 단호해야 한다. 토건과 전시성으로 오염된 행정을
큰 틀에서 고쳐야 하는데, 함께할 수 있는 개혁적 인사의 등용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난번 인사는 부분적으로 아쉬움이
있다. 공무원 조직의 저항은 큰데 이를 바꿀 개혁적 인사는 몇 들어가지 못했다.”

– 최근 박원순 시장의 당선과 민주통합당의 통합과정에서 시민사회가 대거 정치판으로
뛰어들었다. 이러한 시도들을 어떻게 보나? 또 환경운동가들의 총선출마도 몇몇 가시화 되고 있는데, 질문이 좀 이르기는 하지만 염
사무총장은 그런 부분에 욕심은 어떤가?

“시민사회의 정치진출은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우려도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가 민주통합당의 한 계보처럼 인용되거나 표현돼서는 안
된다. 정당은 정당이고 단체는 기본적으로 사회를 비판 견제하는 게 역할이다. 현 정부의 실정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맞서기
위한 연대에서 시민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또 정치에 들어간 시민사회 인물과 그 단체는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시민운동 출신이 정치에 간다 해도 시민사회는 가차
없이 비판과 견제를 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야권과 연대해 좀 더 개혁적인 정책을 낼 수 있어야 하지만
단체들이 가져야 될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총선의 출마하는 환경운동 출신 인사들이 당선이 되면 좋겠다. 하지만 비제도적 운동가도 있어야 한다. 모두가 다 정치로 가는 건 옳지 않다. 나는 인생의 마지막을 환경운동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 원문 : “4대강 찬성한 자들, 총선서 낙선운동해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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