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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 4차선 확장공사?

“남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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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넓히기로
    했다


  • 섬진강변 4차선 확장공사?
    하동~화개 19번국도 경관
    훼손
    위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짙푸른 강물과 강변에 강폭보다도 더 넓게 펼쳐진 하얀 모래밭. 강줄
    기로 갈라진 지리산과 백운산 산자락에 뭉게구름처럼
    차례차례 피어나는 매화, 벚꽃, 배꽃. 봄철 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를
    지나가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다.
    이렇게 수려한 풍광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로 손가락에 꼽는 이 도로가
    본래 모습을 크게 훼손당할 위기에 놓였다.

    관광철 상습적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며 기존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하동읍내에서 화개장터까지의 19번 국도의 4차선화 사업을 2개 구간으로 나눠, 1단계 구간인 하
    동읍 광평리에서 악양면 미점리에 이르는 약
    9.7㎞ 구간은 올해 안에 착공할 예정이다. 또 2단계 구간인 악양면 평사리에서 화개면 탑리 사
    이 약 10㎞ 구간은 현재 환경영향평가작업이 진행
    중이다.


    ● 도로변 경관 훼손 불보듯

    길어깨까지 포함한 4차선 도로의 폭은 20m이다. 굽은 노선은 차량이 설계속도인 시속 80㎞로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최소회전반경이
    280m이상 되도록 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국도변에 심어져 있는 벚나무 등 가로수를 뽑
    아낼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산자락을 깎아내거나
    강변쪽을 매립하는 것도 피하기 어렵다.

    실제 건교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1단계 구간의 환경영향
    평가서 최종본을 보면 섬진강 강변을 매립할 구간만
    2곳, 750여m나 된다. 또 산자락이 잘려나가 절개지가 형성되는 절토 구간은 1.3㎞에 이르고, 이
    가운데 높이가 20~30m에 이르는 대형
    절개지도 200m나 만들어진다. 이런 매립과 절토는 그곳에 자리잡은 수목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가 강변 경관을 훼손하는 요인이 된다.

    4차선으로 확장될 경우 마을 구간을 지나는 도로변에는 방음벽 설치가 불가피하다. 차량들이
    더욱 빨리 달리게 돼 소음공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방음벽 또한 강변의 자연스런 경관을 저해하는 요소가 됨은 물론이다. 이 사업
    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1단계 구간에서만 주거지역
    7곳의 교통소음이 기준치를 넘게 돼, 높이 2~5m의 방음벽 510m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 섬진강 주변 생태계도 위험

    문제는 경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속주행하는 차들이 내는 소음은 강변에 서식하는 다양
    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조건도 악화시킨다. 더욱이
    하동읍 화심리 꿀배단지 구간을 비롯한 일부 신설구간은 기존 국도보다 더욱 강변 쪽으로 근접하
    게 설계돼 소음에 민감한 야생동물들의 번식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꿀배단지 앞 강변은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조류, 소형포유류 등의 서식
    지로 판단된다”며 생태계보전대책 보완을 요구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제방에 인접해 이미 도로가 개설
    돼 있어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기존 환경에 적응했을
    것”이라며 희망 섞인 예측을 내놓았을 뿐이다.

    지난 2002년 2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을 위해 현지조사를 나갔던 조사팀은 기존 국도변
    에서 차에 치어 죽은 것으로 보이는 너구리
    1마리를 발견했다. 4차선 확장으로 도로폭이 두배 이상 넓어지고 중앙분리대까지 설치되면 고속
    주행하는 차바퀴 밑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는
    야생동물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는 야생동물들이 섬진강과 인근 지리산 자락을 오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강변 생태계를 고립시킬 가능성이
    높다. 고립은 강변이라는 좁은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의 종 건강성 유지에 치명적이다. 이
    런 불행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사업 시행청은 야생동물
    이동통로 설치를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야생동물들이 이동통로를 찾아 이용하리라는 것
    도 또하나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 하동읍
    신지마을 근처를 지나는 19번 국도. 이 구간을 4차선으로 넓히려면 강변 훼손을 피할 길이 없
    다. 왼쪽은 이번 확장구간의 종점 근처에 있는
    화개장터.

    ● “섬진강을 그대로 놔둬라”


    도로 확장에 따른 환경훼손을 우려한 하동군 일부 주민들은 최근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이라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조직적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도로변 곳곳에 내걸린 ‘섬진강을 그대로 놔두라’라는 구호로 집약된다.
    이 반대운동은 최근 지리산권 전역을 활동범위로 잡고
    있는 지리산생명평화결사까지 가세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현재 공사구간에 포함되는 토지, 건물 등에 대
    한 보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대 주민들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밝힌 “관광철 상습적 정체 해소”라는 확장사업의 주목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하동군을 상대로 “공사반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의 의문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도로 확장이 결국 관광객을 불러모
    으는 주요 관광자원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이상윤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사무국장은 “19번 국도는 전주와 광양을 잇
    는 최단 노선”이라며 “4차선으로 대형 트레일러의
    운행이 자유롭게 되면 19번 국도의 주 기능은 관광도로가 아니라 산업도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
    했다.

    이런 움직임에 조유행 하동군수는 “4차선 확장은 관광객 유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며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 공사
    시행청에 전달해, 이것을 반영한 설계변경이 이뤄진 뒤 공사가 시작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그러나 “국가에서 하는 사업을 전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다”며 반대 주민들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삼보일배를 이끈 수경스님과 함께 지리산권역에서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하고 있는 도법 스님
    은 “하동이 자랑하는 19번 국도를 따라 걸으면서
    진실로 인간을 위한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선 모든 국민이 사랑하는 이 도
    로만이라도 섬진강·지리산과 잘 어울리고 계속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로 남겨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동/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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