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활력과 참여의 지역운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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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연합으로 가는 길은 ‘회원과 함께’에 이어 ‘지역에서’다. 환경연합은 현재도 50개의 지역조직이 활동하고 있지만 지역의 활력과 의지를 환경연합의 힘과 활동으로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중앙의 판단과 활동이 지역으로 확산되는 사례는 많았지만 지역이 운동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이제 환경연합은 운동의 순서를 바꿔 지역이 선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그 상징적 조치로 중앙집행위를 전국집행위로 명칭을 바꾸고, 중앙사무처도 전국사무처로 개편했다. 전국집행위 위원의 절반을 지역 대표성을 갖는 분들로 구성하고, 중앙사무처에서 활동하던 역량 있는 활동가들 일부를 지역으로 배치했다.

중앙정치가 과잉인 한국 사회에서 중앙의 선도성과 집중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시민단체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정권이 등장하면서 정부와 언론을 주요 대상으로 했던 기성 운동의 허약함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귀가 없는 MB 정부에서의 운동을 메아리 없는 운동이라 답답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어려움은 운동의 상대를 정부와 언론에서 국민과 지역으로 전환했을 때 극복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인민의 생활이 팽개쳐진 현실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시민운동 진영은 좌절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시민운동의 과제는 반MB와 반시장의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손에 잡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촛불에서 그리고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시민들은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그 대안의 많은 부분이 지역에 있다고 믿는다.

추상적인 민주주의의 회복과 명분으로서의 녹색이 아니라 막히지 않고 광장에 나아가고, 부당하게 가게와 주택을 빼앗기지 않으며 안심하고 자전거로 직장에 가는 권리도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체제를 규탄하고, 기후변화의 위기를 우려하는 것도 옳은 일이지만 아이들의 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쓰도록 하고, 지역의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며 안전한 쇠고기를 위한 규정을 만드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들의 상당 부분은 지방 조례로 규정되고, 지방정부에 의해 결정된다. 서울광장을 폐쇄하고, 한강과 중랑천에 운하를 만들겠다는 주체는 놀랍게도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MB 정부의 터무니없는 오만과 독선조차도 기득권세력에 의해 장악된 지방권력에 의해 지지되고 관철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반면 지역사회의 선택에 따라 서천장항갯벌은 공단 대신 국립생태원으로 보전되고, 순천만 갈대밭은 생태관광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세상에 대해 기획할 수 있는 부분이 대단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한국 사회는 중층화, 전문화된 수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MB 스타일의 수구적 통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각각의 출구를 마련하고, 이를 조정하는 시스템의 정비 없이는 시민운동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소수의 시민운동가들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짐을 내려놓고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마련토록 하는 운동을 준비해야 한다.

환경운동은 그 정신이 지역사회의 자립, 이웃과의 공생, 지속가능한 사회운영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데서 지역운동과 특별히 가깝다. 환경연합은 회원 활동의 강화를 통한 활동가 중심 구조의 전환, 자원봉사센터의 운영을 통한 참여의 확대, 풀뿌리 조직들과의 연대 활성화, 지자체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통해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회원들의 요구에 대한 수용력을 높여 지역운동을 새롭게 일굴 것이다.

필자 역시 지난 해 초 서울환경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간 23조의 예산을 사용하는 초거대 지자체이자, 수도 서울을 운영하는 지자체로서 그 상징성과 선도성이 매우 큰 곳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은 거의 없었고, 덕분에 서울시는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서울시의원 101명 중 한나라당이 94명을 차지해 서울시정에 대한 어떠한 검증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시민운동의 활동이 부족했던 탓에 전국 최악의 정보공개와 시민참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의 여러 주체들과 협력하여 우리 고장을 살만한 도시로, 상식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2009년 지자체 선거 등 지역 일정에 적극 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려운 정세를 돌파하는데 왕도는 따로 있을 수 없다. 환경연합의 변화된 활동은 당분간 사회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지하고 성실한 도전을 약속하며 지역으로부터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활동을 다져나갈 것을 다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사회신문에 기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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