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인터뷰]미래사회의 대안을 보여주고 설득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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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라만(Meenakshi Raman) 지구의벗
국제본부(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의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 한국의 환경문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며, 환경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에서는 이동하는 철새에게 매우 중요한 생태계인 갯벌
매립과 습지 파괴가 중요한 환경사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4만 헥타르가 넘는 갯벌을 매립하려는 새만금 사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핵발전을 통해 수만 년이 지나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으며, 안전하게 처리할 수도 없을 핵폐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매우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구의벗 차원에서도 이러한 한국 환경단체들의
운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는 핵폐기장 건설이 지금 주요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영국의 셀라필드 핵재처리시설에 이르기까지
핵은 엄청난 면적의 땅을 오염시켰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아직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방사능
오염의 위협은 수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으며, 한국 어디에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소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인 관심사안으로 등장하면서 핵 발전이 기후변화의 대안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잘못된 선택입니다.
핵에너지는 인류에게 위협을 초래할 뿐이며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대신, 재생가능한 에너지 이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대안 없는 비판’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환경단체들이 흔히 듣는 이야기입니다. 제 모국인
말레이시아에서도 정부와 기업은 환경단체에 대해 ‘적절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단체들은 에너지 위기의 대안인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널리 보급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석유 위기와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태양과 바람, 바이오매스 등의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의 이용을 보다 확대시켜야 합니다. 또한, 교통
분야에서는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한 농업에서 벗어나
유기농업을 대안으로 보급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들은 이러한 목소리는 귀담아 듣지 않고 있으며 장기적인 대안에 대한 투자에 매우 인색합니다.

– 아시아의 친구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경제대국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한국인들께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한국인의 소비 패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소비만 하려고
하지, 그러한 소비가 다른 나라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의 목재가 한국이나 일본으로 대량 수입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이것과 열대우림 파괴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곳의 원주민들은 열대우림 파괴에 반대하며 벌목을 중단시키려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한국의 투자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여러 기업이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각종 투자와 해외 원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건전한 곳에 투자될 수 있도록 한국의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기준이 엄격하여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러한 기준이 허술할 수가 있습니다. 일본의 환경단체들과는 일본 기업이나 해외 원조사업이 댐이나 소각장, 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환경 파괴적인 프로젝트에 관여되는 것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태양 에너지 보급과 같은 보다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에 투자해주시기 바랍니다.

ⓒ Hannah Griffiths, FoE EWNI

–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소비하는 것들이 환경을 파괴합니다.
자동차 문화가 대표적인 예인데, 방콕이나 마닐라, 베이징 등의 대도시를 보면 너도나도 자동차를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길에는
자동차들이 꽉 들어차 심각한 교통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숨이 막힐 정도로 공기가 오염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석유 자원이
점점 고갈되고 있고, 가격도 급등하여 전지구적인 위기로 등장하였습니다. 지구상의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광고산업에 의해 우리의 마음이 조종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장의 희생자로 전락하여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마구 소비하고 있습니다.
유행이 바뀌었다고 멀쩡한 청바지도 입지않는 세상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삶과 소비 양식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포장재들이 마구 버려지고 있으며, 그 쓰레기들은
소각되어 대기오염을 유발합니다. 무분별한 종이와 목재 소비가 열대우림의 파괴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인식하고, 보다 분별 있는 소비자가 된다면 우리의 환경을 보호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지구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인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맑은 물과 공기, 아름다운 새소리, 들꽃이 없는 세상에서 산다면 산송장이나 마찬가지인 삶일 것입니다. 보다 소박하고 단순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경제모델, 개발과 발전 중심의 경제모델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대기업들은 사람들을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대기업의 배후에는 이들만을 옹호하려는 정부가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가 그러한데, 부시 정부의 경우 석유와 가스 회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유한 기업과 정부는 우리 사회의 실제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변화와 개혁에는 소극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의벗과 같은 시민사회가 나서서 변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 전세계의 개발 위주 정책을 바꾸기 위해
환경단체는 어떤 일을 해야합니까?

1992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의제21’을 만들어 에너지와 천연자원, 교통, 농업,
화학물질 등의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방지하자는 교토의정서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방주의적인 세계 질서와 세계화, 자유화만 강요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관한 규제는 완화되고, 기업에
대한 규제는 풀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경쟁력에만 관심을 가지며 자유화를 촉진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시장 확대와 경제적인 이윤 추구만 바라고 있으며, 아무도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리우 약속에 반하는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세계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에게 주어진 커다란 과제입니다. 평화와 인권 등 다른
부문의 운동과 연대하여 보다 강력하며 전지구적인 환경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의 대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해야 합니다. 핵 발전이 아닌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아닌 지속가능한 농업을 더욱 확산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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