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환경주권 침해, 건강과 생명 위협받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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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미FTA 추진 협상에 앞서 미국측이 제안한 4대 선결조건을 전격 수락하였는데 이 중 수입차에 대한 배기가스 배출규제 기준강화의 2년 유예조치나 광우병으로 인해 수입이 금지되었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결정은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바로 직결된 문제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결정에 앞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어떠한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한미FTA추진에 앞서 미국측 핵심요구안 처리에서 보여주었던 정부의 결정과정과 내용은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예견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한미FTA에서의 환경쟁점은 17개 협상 의제중 하나인 협의적 환경의제 개념보다는 한미FTA 제반 협상의제에 대해 환경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광의적 개념의 환경의제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주요하게는 투자자-국가 제소권으로 대표되는 환경주권 침해의 문제와, 위생검역제도 완화에 따른 식품안전의 문제이다.

환경주권의 침해

한미FTA이 체결되면 자유무역협정의 기본원칙인 ‘내국민대우’의 원칙과 ‘최혜국대우’의 원칙, ‘이행의무부과금지’ 원칙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이 지향하는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의 원칙’을 위한 위의 3가지 원칙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반면 공공의 권리이자 국민 개개인의 기본적 권리인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권리’를 위협한다.
국가공동의 자산이자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유하는 환경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정부의 환경 법률과 규제, 국제적 환경협약은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저해하는 불공정 경쟁요소로 간주될 수 있으며 공정경쟁을 위협당한다고 판단한 개인과 기업은 정부를 대상으로 국제소송을 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 제소권’을 갖는다.
투자자-국가 제소권은 국가의 환경관리․보호 정책과 법률의 근간을 흔든다. 환경정책 및 환경규제의 바탕 원리인 ‘사전예방의 원칙’은 투자자-국가 제소권을 통하여 훼손될 것은 거의 확실하며 사전예방원칙의 훼손은 현실에서 개별적 환경법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실상 무력화될 것을 예견하고 있다.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 2항의 환경오염 등의 사전예방은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투자자권리를 침해하는 요소로 간주 될 수 있으며 사전예방에 근거한 정부의 각종 정책은 투자자국가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대상국이 공해산업의 이른바 ‘환경덤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유독물질이나 방사성폐기물 등을 처리 폐기하는 산업분야에서의 외국인투자를 금지하는 법률을 두고 있는 경우, 그것은 외국투자자에게만 적용되는 차별적 대우에 해당하므로 투자자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게 된다. 다국적 기업이 유해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더라도 그것을 제한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내국민과 외국투자자들에 대해 대등한 환경규제를 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외국기업은 그러한 환경규제가 자신들에게 차별적 효과를 준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정부는 환경시민단체의 환경주권 침해 제기와 관련하여 한미 FTA관련 정부 공식 자료를 통해 ‘한미 FTA 체결과 관련하여 환경보호를 위해 필요하고, 과학적으로 증명되며, 미국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으면서 환경보호 수준결정은 당사국의 주권사항으로 존중됨’이라 밝혔다. 그러나 정부자료의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미국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으면’의 조건은 정부가 국민의 환경과 보건을 책임지지 않을 수 있는 개연성이 너무나 많다.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해 미국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유럽의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 반대 조치를 제소한바 있다.
한미FTA협상 이전 정부가 배기가스 배출규제 기준강화 방침을 미국의 압력에 의해 1만대 이하 수입차에 대해 2년간 유예를 허용된 것은 자유무역협정을 빌미로 한 명백한 국내 환경정책의 침해였다. 또한 미국측의 자동차세의 기준을 배기량기준에서 가격, 연비 등의 기준으로 변경하라는 요구는 미국산 대형차에 대한 세금을 낮춰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환경적 측면에서도 배기량이 낮은 차량을 권고하고 있는 우리의 정책에도 위배되는 사항이다.
또한 한미FTA가 체결된 후 환경분쟁이 발생할 경우 하거나 자유무역협정과 다자간 환경협정(Multilateral Environment Agreement ; MEAs) 조항이 상충할 경우 적용의 원칙은 무엇인가? 한미FTA협정 중 환경협정의 모델이 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보충협정인 북미환경협력협정(NAAEC)은 NAFTA의 조항이 환경조약의 모법이 되는 ‘바젤협약’,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거래에 관한 협약)’, ’몬트리올 의정서’와 충돌할 경우, 환경조약에 따른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구온난화 대처에 유보적 자세를 보이며 의정서 체결을 미루고 있고 유전자 조작식품의 안전성 문제제기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이유로 문제 삼고 있으며 생물다양성 협약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은 환경사안에 따라 다른 입장과 제도의 환경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다자간 환경협정에 있어서도 내용에 따라 참여정도가 다르다. 환경분쟁의 발생시 다자간 환경협정 적용 의 원칙은 무엇인가?

식품안전의 위협

한미FTA협상이 체결될 경우 세계적 농산품 및 축산품 생산국가인 미국의 농․축산품이 대량 한국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의 식료품가격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쇠고기 1위, 감자2위, 사과3위) 한미FTA가 체결되면 식료품 등 서민 가계 복지에 직결되는 물가가 하락 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품가격의 경제성에 앞서 식품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저렴한 가격의 식품제공은 다양한 상품의 선택권 제공이 아닌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정부의 관리 책임 소홀이 될 것이다.
거대 다국적 곡물기업과 거대 공장형 축산을 하고 있는 미국은 자국의 농산품과 축산품의 수출을 늘리기 위하여 우리 위생검역조치(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 SPS)완화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미국산 수입쇠고기는 2004년 광우병 사태이후 수입이 중단되었으며 미국측의 요구에 의해 다시 수입을 재개할 만한 안정적 조치가 보완되지 않았고 더구나 지난 2006년 3월에는 광우병소가 또 다시 발견되었지만 정부는 ‘30개월 미만의 살코기’에 대해 수입재개를 결정했다. 그러나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수입 살코기에서 뼈조각이 발견되면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는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뼛조각 수입’, ‘해당 박스만 반송, 폐기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3일 발표된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쇠고기와 관련해 모든 부위의 쇠고기를 즉각 개방하도록 촉구하고 쇠고기 수입 개방 확대를 협상의 주요의제로 삼고 있다.
더구나 식품안전을 위한 국내관리 시스템도 현재 미흡한 수준으로 현 국내의 식품안전기본법은 식품의 개념을 한정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원재료의 생산과 가공․소비까지의 전 과정에서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중대형 음식점에서 갈비나 등심 등 구이용 쇠고기에 대해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한다고 밝혔으나 해당음식점은 영업장 면적이 300㎡이상인 중대형 음식점과 구이용 쇠고기를 조리판매 하는 음식점만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미국은 세계 최대의 GMO(유전자 조작식품)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서 전 세계 GMO 재배면적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콩의 35%, 옥수수의 25%가 GMO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GMO 농산물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GMO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나 GMO표시제에 대해 불공정 무역이라고 철폐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지난 1998년 유럽연합은 유전자 조작 콩과 옥수수식품에 그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며 한국을 비롯한 호주, 일본 등도 GMO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GMO 표시 의무화가 무역장벽이라는 입장으로 EU를 WTO에 소송을 제기한바 있다.
한국에서 현재 실시되고 있는 GMO 표시제는 식품안전을 위한 시민과 NGO의 수년간의 노력을 통한 성과로 다국적 기업이 무역장벽으로 간주, 소송을 제기할 경우 식품안전 관리는 후퇴될 수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국민의 어떠한 의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한미FTA 추진을 반대하고 국민의 생명안전과 우리의 환경을 파괴하는 FTA를 반대한다.
우리의 반대는 나라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쇄국정책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준비되고 꼼꼼히 따져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자유무역을 원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팔아버리는 자유무역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지킬 수 있는 자유무역을 원한다. 3월말까지의 일정은 미국이 원하는 일정이지 우리가 꼭 맞춰야 하는 일정은 아니다. 자유무역은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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