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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순환로’ 허점투성이 환경, 교통 모두 울린다.

‘강남
순환로’ 서울시 연내 착공…논란 본격화












△ 강남순환도시고속도

건설계획에 따라 서울대 정문 앞에는 관악산을 뚫고 나온 신림터널과 관악터널을 잇는 고가도로
와 나들목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육환경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서울대 정문과 관악산 입구 사이에 고가도로가 놓이게 됐을 때를 가상

장면이다.



‘강남순환로’ 허점투성이
환경·교
통 모두
울린다


서울시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동서구간 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아내
(<한겨레> 1월29일치 10면) 올해 안에
착공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그동안 ‘입씨름’에 머물던 찬반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성산대교 남단~강남구 일원동 수서 나들목을
잇는 총길이 34.8㎞의 폭 4~6차로로, 동서구간은
이 가운데 금천구 독산동 안양천교~서초구 양재동 사이 17.1㎞다.


◇ 의혹과 쟁점=도로 인근 서초구·관악구·과천시 등 8개 자치구 주민과
서울대·서울대총학생회·서초전자고·경실련·녹색교통운동·환경운동연합 등 33개 단체로 구성
된 강남도로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무엇보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는 1994년 이후 5년 넘게 추진했던 ‘남부순환도로 고가도로화’ 계획을 폐기한 뒤 3개
월 만에 광명시 관악산 우면산 등으로 14㎞나
우회하는 ‘브이자형 노선’으로 계획을 바꿨다. 공대위는 “공사비가 2.5배 더 들고 경제성은 3
배쯤 떨어지는 데다 터널을 3개나 뚫어 생태계
파괴와 대기오염, 안전성 등이 우려되는 무리한 노선이 토목학회 자문만을 근거로 갑자기 변경
된 배경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또 아직 실시설계 중인 남북구간의 지하터널화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서울시 한가구당 120만
원씩 모두 2조6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공사인데도 경제적 타당성 분석 없이 사업 허가가 난 점도 의문이다.

교통영향 평가서의 신뢰성에 대한 공방도 뜨겁다. 공대위는 “평가서에서도 수도권의 교통수
요를 유발시켜 서울대입구에서 사당교차로 구간에서 차량
속도가 10㎞ 이상 떨어지고, 동작대로 양재동 등 주요 교차로의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남
부순환도로의 체증 완화라는 사업 목적과 어긋나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통과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건설교통부의 ‘도로 구조·시설기준 규칙 해설과 지침’, 한국도로공사의 ‘도로설계요령’
등에서 터널 출구와 나들목(인터체인지)까지 최소 2㎞
거리를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공대위는 “서울대 정문 앞을 가로지르는 관악나들목과, 관악터널에서 서초터널 사이의 사당
나들목 모두 진입로 이격거리가 200~300m밖에
되지 않아 터널 내부 추돌사고 우려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대 공학연
구소에서 지난해 6월 실측한 교통량 조사 결과
교통영향 평가서에서 제시한 2017년 예측 교통량을 초과했고, 장래 교통수요를 파악할 때 반영하
도록 규정된 주변 지역 개발계획을 상당부분
누락시키거나 축소 반영하는 등 부실투성이였다”며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할 것을 요구하고 있
다.

환경부가 3차에 걸쳐 요구한 7가지 환경피해 보완대책들을 서울시가 대부분 이행하지 않거나
개선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준 점을 들어 공대위는 환경부를 직무유기로 고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 서울시의 부실한 해명=그동안 계속된 공대
위 쪽의 지적과
자료 공개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오던 서울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몇가지 쟁점에 대해 해
명을 했다.

우선 이른바 ‘토막 환경영향평가 위법 시비’에 대해 서울시는 “전 구간에 대한 협의를 하
던 중 주민 반발로 안양천변 고가도로를 지하터널로
변경함에 따라 재정여건과 건설기간 등을 고려해 단계별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통영향 평가서의 남부순환도로 교통 체증 심화 결론’에 대해서는 “계산 오류로 표가 잘
못 작성됐을 뿐 실제로는 평균 시속 약 4㎞
증가한다”고 서울시는 해명했다. 그러나 공대위 쪽은 “구체적 계산 오류 근거자료를 공개할 것
으로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을뿐더러,
그처럼 중대한 오류조차 발견하지 못한 채 교통영향평가서가 통과됐다면 더욱 신뢰성이 떨어진
다”고 반박하고 있다.

관악산과 우면산 터널의 환경훼손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는 “소음과 대기오염은 방음벽·수림
대 조성·터널 내 집진시설 등으로 최소화할 수 있어
2년에 걸친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는 사실과 차이가 있다. 최종 환경영향 평가서에서도
서초터널 들머리인 서초전자고와 관악터널 주변의 석수동 주거지 일대의 대기오염은 환경기준을
초과하지만 뾰족한 저감대책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터널과 나들목 사이 안전거리 미확보 논란에 대해 서울시는 “건교부의 지침은 설계 참고사항
이며 부득이할 때는 충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예외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대위 쪽의 토목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자의적 해석일 뿐
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 강남순환고속도로 노선에 포함된 3개의 터널이자 우면산의 두번째 터널
이 될 서초터널 진입로가 통과할 예정인
서초전자고교. 본관 건물 바로 뒷편에 서울시건설본부에게 측량해 표시해놓은 경계 표시가 박혀
있다.

◇ 주민 합의 난망=이미 개통한 우면
산터널에
이어 또다시 우면산을 관통하게 될 서초터널 입구에 자리잡은 방배동 서초전자고는 “명백한 학
교보건법 위반이자 교육권 침해”라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쪽은 애초 학교 담장 안까지 포함됐던 터널 진입로를 20m 정도 우회시키
고 방음벽을 쌓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개선 대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학교 경계
선 200m 이내에서는 대기와 소음·진동 기준치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학교보건법을 어긴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학교 차원의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강력한 반발을 하
고 있는 서울대는 “관악산의 2개 터널 관통과 정문
앞 고가도로 설치 등은 교육권 침해이자 환경파괴 행위”라며 결코 합의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
수하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승인의 조건으로
정문 앞 고가도로를 지하도로 변경할 것을 전제로 서울대와 협의하도록 요구해놓았다. 하지만 서
울시는 기술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증가해 설계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협의’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서초터널에서 양재대로 사이를 잇는 고가도로가 지나게 될 과천시 주암동 주민들 역시 “기
껏 원형복원한다며 뜯어낸 청계천의 고가도로를 변두리에
다시 붙여놓는 격”이라며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서초구에 인접해 있
으면서도 행정구역상 과천시에 속해 개발제한을 받고
있는 주암동 ‘장군마을’ 주민들은 “‘행정 사각지대’로 방치돼왔는데 고가도로까지 들어서
청계산 조망까지 막히면 슬럼지대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대추진위를 구성해 결사반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글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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