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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알래스카의 ‘에린 브로코비치’, 리키 오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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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여수 시프린스호 답사현장 에서 오트박사와 함께

“한국말은 못 알아듣지만 저 분의 답답한 심정이 전해져 눈물을 쏟을 뻔 했습니다. 알래스카와 똑같으니까요.”

여수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주)GS칼텍스 씨프린스호 사고 1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여수를 방문한 리키 오트(Riki Ott) 박사는, 씨프린스 사고 직후 기름범벅이 되어 죽어있는
물고기를 들고 우울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던 한 어민이 아직도 바다 밑바닥에서 기름방울들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울분을
토하자, 이 같이 공감을 표하였다.

1989년 3월 24일, 알래스카 발데즈항을 출항한 엑손 발데즈호가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해협)에
좌초하여 최소 1100만 갤런(정부는 3배 이상 추정)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고로도 기록되고
있는 이 기름유출 사고로, 풍부한 연어·청어 어장을 자랑하던 지역 생태계만 변화를 겪은 것이 아니었다. 독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여름 한철 지낼 요량으로 알래스카에 왔다가 그 매력에 빠져 10년 동안 전업 어부로 살던 오트 박사의 인생도 큰 변화를
겪게 된 것이다. 피해를 당한 지역 주민이자 독성학 전문가로서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석유회사 엑손(Exxon)사에 맞서
당시 3개의 시민단체를 공동 설립하며 독립적인 피해 조사와 보상을 요구했고,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정 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사고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안가에 묻혀진 기름덩어리들을
볼 수 있었다. ⓒ여수환경연합

“엑손 측은 기름제거 작업에 이용된 유화제로 인한 인체 건강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정기록에 나타난 엑손사 내부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작업인부 11,000명 가운데 6,722건의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였습니다.”

22일 여수대학교에서 열린 씨프린스호 10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오트 박사는 유출된 기름뿐만 아니라
기름 제거작업에 사용된 유화제에 포함된 유독성 물질이 작업 인부와 지역주민, 주변 야생동물의 건강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2000년 미 환경청이 발표한 ‘인체 유해 물질 목록’에 포함되어 있는, 석유 중에서도 가장 유해한 22가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들은, ppb단위의 극미량으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며, 기름유출 사고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금오도에서 발견된 기름덩어리

심포지엄 전날 씨프린스호 사고 현장 답사에서 만난 한 주민이 사고 후 인근 지역에서 간암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이야기하였던 것이 떠오르는 지점이었다. 1996년 씨프린스호 사건 당시에도 소리도에서 선체와 기름에
불길이 붙으면서 그 연기구름이 인근 마을을 감싸고 기름이 농작물에까지 튀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마을을 방문한 의사는 주민들의
건강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오트 박사는 또한, 지진이나 홍수같은 자연재해의 경우 피해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 지역사회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지만, 유조선
사고나 체르노빌, 보팔 등과 같은 일명 ‘기술 재해’의 경우 장기간의 법정 소송, 복구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오히려
분열되는 경향이 있다며, 씨프린스호 사건의 장기적인 사회 경제적 영향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60년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되자 미국에서 처음으로 DDT의 유해성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이 활동에 참여한 아버지 덕분에 오트 박사는 어린 시절 변호사와 생물학자에게 자기 방을 내주며 그들의
활동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한다. 여수 지역 시민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녀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독성학을 공부하게
되고 또 그 공부를 이용해 이렇게 지역 어민이자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이 ‘우주의 커다란 계획의 일환’이 아니었던가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두 가지 역할을 다 해야 하는 탓에 부담감도 크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다.

또한 “초국적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사업을 펼치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만 따르려고
합니다. 엑손 발데즈 사고 이후 시민들이 엑손을 상대로 싸워 얻어냈던 사고 예방 조치들도 사실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던 것들이지요. 저희도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주어서 알았으니 이제는 저희 알래스카의 경험을 여수 시민들과 나눌 차례입니다.
이제는 초국적 기업에 대항해 초국적인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한 것입니다.” 라며 힘주어 말하였다.

긴 여행과 한국의 더운 여름 날씨 때문에 심포지엄 전날 병원에서 링거까지 맞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알래스카의 경험을 전해준 오트 박사. 이웃 같고 동료 같은 여수 시민들과 눈시울을 붉히며 손을 맞잡던 그녀의 단단한 미소는 오래전
영화에서 본 ‘에린 브로코비치’의 모습과 참 닮아있었다.

리키 오트(Riki Ott)
박사

해양생물학과 독성학을 전공한 오트 박사는 1987년부터 석유 채굴과 광산업,
벌목 산업이 수질과 해양 및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기업 활동과 정부의 책임성 문제를 개선하도록 만들었으며, 환경 보호와 사회 정의, 그리고 경제 안정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시민들이 상관습과 정부 책임을 재정의하는데에 이 새로운 지식을 사용할 수 있게끔 도왔다.
무수한 보고서와 「진실과 기업 신화: 엑슨 발데즈 기름 유출의 잔재 Sound Truth and Corporate
Myths: The Legacy of the Exxon Valdez Oil Spill (Dragonfly Sisters
Press, 2005)」, 「알래스카 코퍼강 삼각주 Alaska’s Copper River Delta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1998)」라는 두 권의 책의 저자인 오트 박사는 몇몇 주 정부의 자문 위원이며,
많은 비영리기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력
박사 학위 (1985) 워싱턴 대학, 중금속이 저서 무척추동물에 미치는 영향’
이학 석사 (1980)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기름이 동물성 플랑크톤에 미치는 영향
이학사 (1976) 콜비 대학

약력
·해양 유류 오염의 이동과 영향 및 코퍼강 삼각주의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관한 알래스카 주의 전문 자문위원
·엑슨 발데즈호 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알래스카 유류 오염지역 재단 Oiled Regions of Alaska
Foundation’의 공동설립자 겸 부회장 (2001-)
·’알래스카 환경 책임 포럼 Alaska Forum for Environmental Responsibility’ 설립자
겸 사무국장 (1994)
·’코퍼강 수계 프로젝트 Copper River Watershed Project’ 설립자 겸 사무국장 (1007-1999)

·’알래스카 어민 협회 United Fishermen of Alaska’ 임원 (1987-1999) 및 ‘서식지 위원회
Habitat Committee’ 의장 (1988-1997).
·알래스카송유관회사의 밸러스트 수 배출에 대한 미국 환경청(EPA) 및 알래스카 환경보전국 기술자문위원
·’알래스카 맑은 물 연대 Alaska Clear Water Alliance’ 공동설립 및 임원 (1993-1995)

·’코퍼강 삼각주 프로젝트 Copper River Delta Project’ 활동가 (1995-1997)
·’석유 개혁연대 Oil Reform Alliance’ 공동 설립 및 로비스트(1989-1992)
·’임업-수산업 협력 연구 그룹 Forestry Fishery Cooperative Research Group’의
수산업 대표 (1995-1997)


수상경력
저서인 Sound Truth and Corporate Myths로 2005 Benjamin Franklin Awards
최종 후보자 명단에 오름.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프로그램 E-Town 으로부터 “E-chievement” 상을 수여받음. (1997)

밸러스트 수 처리 팀과 특수 자문단에의 지속적인 공헌에 대한 공로 인정과 감사의 표시로 미국 환경청 Region 10
Award 수상 (1997)
알래스카에서의 환경운동에 대한 모범적인 자원활동을 통해 알래스카 보존협회의 Celia Hunter Award 수상
(1994)
전국 야생 동식물 연맹의 “차이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 (October 1993 issue of
International Wildlife).
버뮤다와 유럽에서의 해양 기름 공해의 말로와 영향에 관한 연구를 인정받아 콜비 대학으로부터 Thomas Watson
Fellowship (1976) 수여받음.

*리키 오트 박사 홈페이지: www.soundtruth.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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