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미시건 랜싱에 있는 이태일입니다.
제가 미시건 랜싱에 도착하기 전부터 만나 뵙고
세계인으로 사는 방법에 대한 소중한 조언도 많이 해주신 임길진 대표님.
여기에 와서도 제가 왔다고 별도로 모든 스텝들과
VIPP NGO 맴버들을 불러 환영식을 해주신다며 그 유니버시티 클럽에서 나오시다가 9일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그날은 여기 시간으로 9일, 설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사시는 분이라 저희 하숙집에 모셔다가 함께 떡국을 드시자고 계속 연락을 드렸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6시경 비서이신 정성수 실장으로부터 임대표님께서 몸 조금 좋지 않아 병원에 와 계신다며 전화가 왔지만,
무리일 것 같다 받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걱정할까봐 연락을 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하여,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지 모르니까 알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마지막으로 당부했습니다.
그래서 병문안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내일 정도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서관에 갔다가, 그날 따라 여느
때와 달리 저녁 11시경 조금 빨리 집으로 돌아왔는데 한 10분이나 지났을까요
한국으로부터 “임대표님이 소천하셨다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김미현 국장의 긴박하고 매우 염려스러운 말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수소문을 해서 알아보니까 정말 9일 저녁 8시 57분에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것입니다.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멍한 마음에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시신은 보관하기 위해 지하 보관실로 내려가셔서 볼 수가 없다는 내용을 간호원으로부터
전달받았습니다. 다시 연락을 해서 MSU VIPP맴버들이 모여있는 임대표님댁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임대표님댁을 방문하는 데 이렇게 방문하게 되다니…
주인을 잃은 집은 놀랍게도 너무 잘 정리가 되어서
고인의 평소 성품과 체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정말 가셨습니까?
며칠전 서왕진 전환경정의 처장이 델라웨어 박사과정으로 간다고 아쉽다면서 굳이 3일 동안을 함께 환송회를 하면서 새벽까지
함께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미국 정가이야기, 미국에서 본인이 산 이야기 등을 평소 재담으로 재밌게 들려주시는 당신이
정말 가셨습니까?
그날 베니건스에서 웨이트리스에게 역사적인 사진이라고 잘 찍어달라고 그렇게 강조하시던 당신이 정말 가셨습니까? 아직
그때 찍은 사진도 못 드렸는데…
9일날 거의 밤샘을 하고 10일 아침잠이 오지
않아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렇게 소박하게 드시고, 검소하게 소비하시면서 실천하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개인적으로 상을 차리고, 집에 있던 밥과 국을 데우고 반찬을 놓고 살아 계시면 배가 고프실 것 같아 되는대로
한 상을 차려서 제 나름대로의 의식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오게 되기까지 미국에 와서 저에게
주셨던 많은 메일과 평소의 뜻과 신념을 잘 새기고 살면서 실천하겠노라고 말씀드리고 잘 가시라고… 남은 일은 남겨진
사람들이 또, 노력하겠노라고…마음으로 전했습니다.
오늘(미국 현지 시각 2월 12일)은 이제 미국에서의
영결식이 있기 하루전입니다.
수요일 오후 4시 시신이 운구되어 도착하면 환경운동연합 식구들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빈소 사진을 보냅니다. 참석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마음으로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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