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왜냐면]교수님, 그렇게 말하면 연구비 탈까요?

지난 12월12일 서울행정법원 101호에서 ‘새만금 간척사업 무효확인 청구소송’ 제5차 증인신문
이 열렸다. 이날 신문에서 피고인 농림부가 신청한 양재삼 교수(군산대 해양과학대·전 새만금
민간공동조사단 해양환경분과 분과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나섰다. 이들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생
태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었다. 하지만 난 신문과정 내
내 이 전문가에게도 학자적 양심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양재삼 교수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찬반을 논하는 자리에서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개펄이 사라
지지만 대신 방조제 밖에 해마다 1㎜씩 새로운 개펄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교수는 이
날 증언을 통해서도 신생 개펄에 대해 강조했다. 새만금 개펄이 없어져도 그 공간에는 또 다른
해양생태계가 형성돼 생태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양문화재단이 발간하는 〈해
양과 문화〉라는 월간지 1999년 2월호에 ‘이곳만은 살리자’라는 코너를 통해 양 교수는 “새만
금 담수호의 수질은 문제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연안환경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의 글을 실은
바 있다. 그 후 2003년 12월. 법정에 선 양 교수는 개펄은 또 생기니 중단된 새만금 간척사업을
완성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 예전에 쓴 글과 지금의 말이 전혀 다른 내용을 보이고 있
다.

원고 쪽 변호인이 “환경부에 신청한 ‘갯벌의 정화능력 측정기술개발’이라는 연구 프로젝트에
서 증인은 ‘갯벌환경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매우 독특한 자연환경이며, 소중한 천혜의 자산
으로서 반드시 연구하여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양재삼 교수는 “그
렇게 썼다. 그렇게 안 하면 연구비 타겠는가”라며 당당하게 답변했다. 쓴웃음이 나왔다. 재판부
는 “그렇다면 연구비를 타기 위해 프로젝트 신청서에 그렇게 썼단 이야기인가”고 물었고, 양
교수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찬반의 견해를 가질
수는 있지만, 학자로서 양심적으로 의견을 펼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양 교수는 이날 증언에서
“해양분야에서 최고로 좋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고, 학사 당시 해양생물학도 에이(A)학점을 받
았다”는 또한번의 우스갯소리로 다수를 실망시켰다.

한편, 원고 쪽 김호철 변호사는 반대신문 중 지난 11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학회가 주최한
‘황해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거론하며 양 교수가 피고 쪽 변호사의 주신문에
서 증언했던 사항을 반문하기 시작했다. 양 교수는 이미 피고 쪽 주신문에서 중국 황허로부터 오
는 토사들이 개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증언했다. 발해해역을 넘어 들어온 중국의 퇴적물
이 서해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 쪽의 집중적인 반대신문이 이어지자 양 교수는 자신
의 증언을 수정했다. “황허에서 나온 퇴적물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황허에서 들어오는 물이
줄어들었다면 앞으로는 황허의 물이 새만금 유역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양재삼 교수는 주신문과 반대신문에서 다른 증언을 하는 터에 재판부의 따끔한 지적을 받기도 했
다. 말에서 사실과 진실은 큰 차이가 난다. 사실을 왜곡하면 진실은 없는 것이고, 진실을 왜곡하
면 사실이 아닌 것처럼 말에는 진실이 꼭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라고 칭송받는 학자들에게
는 연구비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양심이 요구된다. 양심을 저버린 전문가는
스스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실들을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조한혜진/환경운동연합 사이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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