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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아이 키우기-‘효원이 잘커요?’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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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몸조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른들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처음 들었던 말이고,
그후 일정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너무 자주 안아주면 버릇 나빠진다’는 것이다. 아이의 할머니가 집에 오셨을
때 아이를 자주 안아주지 못하게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맞벌이인데다 주변에 일가친척도 없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자주 안아주면 아기 돌보는 사람이 힘들어한다는 경험자의 충고까지 곁들여지면 아이를 자주 안아주는 것이 무슨 죄를 짓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를 자주 안아 주었다. 아이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충고를 무시하고 우리는 틈만 나면 아이를 안아 주었다. 내가 출근하고
언니의 도움으로 집에서 산후 조리를 하던 아내는 하루 한 두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안고 있었던 적도 있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너무 예뻐서 도저히 내려 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많이 안아준 결과 아이는 주변의 우려대로 버릇이 없고, 돌보는 사람을 힘들게 했을까? 결코 아니었다. 아내의 출산휴가가 끝나고
두 아주머니와 어린이집을 거쳤지만 버릇없거나 자주 안아달라고 해서 아이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아이의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부모가 충분히 안아주기 때문에 남에게 맡길 때 오히려 더 안정된다고 믿어진다.
부모에게 안기고 싶은 것은 아이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부모 또한 아이를 자주 안고 싶어한다. 아이는 부모와 몸으로 부대끼고
피부접촉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안정된 성격이 형성된다. 뿐만 아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주 안아주고, 만져주고, 마사지
해준 아이가 발육이 빠르다고 한다. 안정된 성격 형성을 위해서도, 건강한 발육을 위해서도 자주 안아주고, 만져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 집에는 ‘아기 침대’나 ‘아기용 흔들의자’가 없다. 아기 침대보다 백 배 좋은 엄마 품이 있고, 흔들의자 보다
훨씬 안락한 아빠 품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은 부모의 품이다. 부모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안고
있을 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빠 품에 푹 안겨서 쌔근쌔근 잠이든 아이를 안고 있을 때의 편안함과 사랑스러움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난 멈추지 않는다

내가 아내보다 확실히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다. 아내 또한 다른 건
몰라도 아이와 놀아주는 것만큼은 아빠가 훨씬 잘한다고 추켜세워 주곤 했는데, 내 스스로도 아이와 노는 것은 누구보다 재미있고
신나게 할 자신이 있다. 육아휴직을 했을 때의 일이다. 아이와 잘 논다고 자부했지만 계속해서 아이와 생활하다보니 아이와 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되었다. 새로운 놀이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러한 노력도 얼마 가지 않아 바닥이 드러나고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이 곧 닥쳤다. 조금은 지치고 힘에 겨워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아이의 노는 양만 멍하니 바라보는 때도
생겼다. 그러나 아이는 아빠의 상태와 상관없이 신나게, 그리고 끊임없이 놀았다. 배고프거나 졸리지 않는 한 멈추지 않았다. 이때
붙여진 아이의 별명이 ‘난 멈추지 않는다’ 였다. 아이의 에너지는 정말 놀랍기만 했다.

하루
종일 아이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아이의 창조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끊임없이 놀이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있었다. 억지로 간섭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아이의 움직임과 관심에 맞게 적절하게 보조를 취하고 도와주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되었다. 물론 새로운 놀이나 아이가 예전에 좋아했던 놀이를 시의 적절하게 제시하는 것도 즐거운 놀이를 위해 필요했다.
그러나 일부러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아이의 관심과 움직임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관심을 가져주고,
안아 달라고 할 때 사랑스런 말과 몸짓으로 꼭 안아주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아이와 놀게 되자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놀았음에도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즐기면서 놀 수가 있었다. 물론 아이의 발달에 맡게 적절한 장난감을 주고 꼭 필요한 놀이와 운동,
자극을 주는 것 또한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아이의 움직임과 관심에 맞추어 노는 것이 가장 좋은 놀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나는 아이가
육체적으로 부대끼며 노는 것을 무척 재밌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안아주고, 흔들어주고, 던져주고, 배에 태워주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어남에 따라 아이를 잡고 뒹구는 게 자연스러워지면서 하루에 몇 십 분은 꼭 격렬하게 놀아주었다.
남들이 보면 애가 힘들겠다 싶게 던져주고, 거꾸로 들고, 안고 뒹군다. 그러면 아이는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집이 떠나갈 정도의 웃음소리를 듣다보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마냥 즐겁고 행복해진다. 신체적 움직임을 격렬하게
하는 것은 아이의 정전기관에 자극을 주어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세상을 배운다. 놀이는 아이들의 기본적인 학습방법이다. 다른
어떤 학습보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가장 빨리 세상을 배우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간다. 역설적이게도 아이들은 많이 놀아야 학습능력이
더 뛰어나게 된다. 주의할 점은 놀이 방법을 부모가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부모가 놀이 방법을 가르칠 경우 아이들은
모방을 할 뿐 창조성이 길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놀이를 이끌어갈 때 집중력도 높아지고 창의력도 길러지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적당한 놀이 환경을 제공해주고, 아이의 행동에 적절하게 반응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놀이와 함께 운동의
기회도 최대한 보장해주어야 한다. 특히 기고 걷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충분히 기고 많이 걸어야 신체발달은 물론 두뇌발달도
촉진되기 때문이다.

돈과 사랑을 먹고 크는 아이

아이를 키우며 들었던 여러 가지 말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는 돈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절로 웃음이 나오며 맞장구가 쳐졌다. 그 말을 옆집 사는 선배 엄마에게
했더니 ‘아이는 사랑보다 돈을 더 많이 먹는다’라고 하면서 아이는 돈 먹는 기계라고 투덜거렸다. 맞는 얘기였다.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만큼 돈이 많이 들어간다. 육아의 부담이 고스란히 개별 가정에게 맡겨져 있는 우리 사회의 후진성이 빚은 결과이다.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역시 사랑이라는 믿음은 여전하다. 아이에게 부모의 정성을
가득 쏟는 것, 육체적으로 부딪치며 실컷 놀게 해주는 것, 아이의 창조성과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 그리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받아 세상이 사랑과 믿음으로 충만되어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 그것이 아이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 싶다. 아이는
사랑과 정성을 들인만큼 딱 그 만큼만 성장하기 때문이다.

*글: 박기복 님(폭력없는 출산, 엄마 젖 먹이기, 천기저귀 사용하기, 이유식 직접만들기, 수용적인
보살핌, 아빠의 육아휴직의 여섯가지 약속을 지키면서 열혈육아기를 쓰고계신 효원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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