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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참을 수 없는 문화도시의 허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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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고양시 화정2동 시의원 김달수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 문화도시의 핵심이어야 한다.

바야흐로 지방화시대는 문화와 환경의 열풍을 몰고 왔다. 거의 모든 도시의 이름 앞에는 문화도시와 녹색도시라는 현란한 수사와
간판이 나붙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화의 질적 발전이 아니라, ‘문화도시’라는 말의 과잉이자 허약한 문화적 열등감의 이미지로
느껴진다.

각 도시마다 앞다투어 수십억에서 수천억원 짜리의 랜드마크형 각종 문화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물론 이 으리으리한 공간들이 제
기능은커녕 심지어 민방위교육장이나 강연회장으로 간간이 쓰이고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문화콘텐츠의 빈곤을 생각하지 않은 전시행정의 비극적인 결말이다. 문화도시의 간판을 달아 놓고 시설인프라 확충을 문화정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한, 도시의 광장과 공연장은 여전히 겉모양이 전부인 허수아비처럼 공허할 따름이다.

지난 9월 감사원이 문화부 감사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문광부가 추진한 지역 문화예술진흥사업이 공연시설은 확보됐지만
공연 프로그램이 부족해 부실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고보조금 925억원을 투입한 문화예술회관 확충사업은 목표의 1.62배인 140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물론 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할 전문 인력이나 공연 프로그램이 없는 곳이 많았고 시설 사용 실적도 저조한 곳이 많았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고양시의 경우를 보면, 2,000석 짜리 오페라하우스에 1,500석 짜리 대공연장이 두 곳, 여기에 4∼500석 짜리 소공연장도
두 곳이 된다. 2004년과 2005년을 기점으로 완공되지만 운영방안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 모든 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매년 2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며, 이러한 규모는 지자체에서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러나 더더욱 큰 문제는 인색하기 그지없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일상적 창작활동지원과 풀뿌리 문화콘텐츠의 육성에 대한 특색 있는
정책과 실행파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도시의 몰문화성은 행정단위의 천박한 문화인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여름 한 야외콘서트에서 공연장 사용허가시간이
넘었다는 이유로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든 가로등을 꺼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1만5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의 안전이 칠흑 속에
갇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문화행사를 귀찮은 민원으로 치부하는 것이 오늘날 문화도시를 부르짖는 행정의 단면이다.

문화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화전략평가를 통한 단계별 실천프로그램, 시민들의 자발적 문화예술행위에 대한
전폭적인 육성책, 그리고 지역문화의 개성이 묻어나는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가능한 일이다.

특히 환경정책과의 긴밀한 결합이 문화도시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도심숲의 조성에도 문화마인드를 접목하여 숲과
광장문화, 혹은 공연예술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들이 설계부터 참여하는 정책과정이 필수적이다. 도심녹지축과 보행자 중심의
도로체계 복원 역시, 문화시설과 사회복지시설의 동선이 교차하면서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문화 없는 문화도시, 지속가능성 없는 녹색도시의 문구들이 오늘도 각 도시의 이름 앞에 어색하게(허무하게? 혹은 황당하게?)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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