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얘들아, 다음엔 경복궁으로 놀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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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정옥(생태교육관 자원교사)

“자, 한쪽 면을 사포로 잘 문질러 보세요. 매끈매끈하게 잘 문질러야 그림을 예쁘게 그릴 수 있답니다.”

때죽나무를 이용한 목걸이 만들기에 들어간 아이들이 사포에 나무 조각을 열심히 문질러대기 시작한다. 나름대로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무릎 위에서 사포를 문지르는 게 성에 차지 않는 듯 아예 교실바닥에 눌러앉아 나무 조각을 박박 문질러대는
아이들도 있다.

“선생님, 이 정도면 됐나요?”하는 아이에게 “응, 조금만 더 매끈하게 문질러볼까?”
하면서 아이들을 격려하고 교육관 좌우 벽에 있는 나무와 나뭇잎을 참고로 하여 본인의 마음이 가장 끌리는 나무를 그려보도록 한다.
끈을 달아 완성한 목걸이를 아이들 목에 일일이 걸어주며 그 과정 사이사이에 때죽나무 이름의 유래, 용도 ,나무의 간벌이나 가지치기
등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우리 조상들이 때죽나무의 설익은 열매를 이용하여 냇가나 강에서 천렵을 해 마을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며 무더운 여름을 슬기롭게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곁들여 자연의 소중함과 사람과 사람간의 정에 대해서도 살짝 짚어본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일까?
“에이, 잘 안 그려지잖아! 다른 걸로 바꿔 주세요.” 아까부터 얼굴 가득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성준이가
드디어 짜증 섞인 투정을 하고 있다. 8월 중순, 연일 내리는 장대비에 찌는 무더위 탓이려나..? 아니면 상계동 집에서 이곳
환경운동 교육센터에 오는 도중 친구들과 사소한 말다툼이라도 있었던 걸까?
교육센터 자원교사를 지원하여 강의를 시작한지 겨우 한달 남짓밖에 안된 풋내기 신인교사로서 이런 경우를 맞딱들이게 되니 내심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난 교사이기 전에 너희들의 친구가 아니더냐!
사포질이 거칠어 네임펜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 나무 조각을 사포로 매끈하게 다듬어 다시 그림을 그리게 하고 끈을 매달아 완성시킨
나무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자 그제야 성준이의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가 번진다.

이어서 치자를 이용한 천연염색을 하고 옥상녹화 체험장에 올라가 본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나고 자라 자연과 친숙하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환경운동연합 옥상의 야생화 정원, 태양광 발전시스템. 작은 풍력발전기는 많은 볼거리, 느낄
거리, 재미거리를 제공해준다.

또한 교육센터 마당에 심어놓은 40여종의 우리 꽃은 계정의 변화에 맞추어 그때그때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여 자연에 대한 안내자역할을
하며, 옥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악과 인왕산의 수려함은 조선의 새 도읍지로 선택된 한양의 입지적조건과 함께 현재 인구천만을 넘는
거대도시 서울의 환경문제와 생태적 상상력을 적절하게 풀어낼 얘기 거리를 담고있다.

이제껏 화분에 심겨진 나무 몇 그루가 고작인 학교옥상밖에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의 아이들. 이쯤 되면 우리아이들의 얼굴은 은행나무와
300년 넘게 살아온 회화나무 꼭대기에서 하얗게 피어오르는 구름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바뀌어 있다.

“유미야, 준혁아! 우리 다음엔 경복궁 교태전 뒤 화단에 심어놓은 옥잠화를
보러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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