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주민 참여형’ 일정표 서둘자

묵은현안 해넘기지 말자
①부안핵폐기장 논란<상>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첨예한 논쟁과 대립을 거듭해온 굵직한 사안들이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
를 잡지 못한채 해를 넘길 조짐이다. <한겨레>는 올 한해 사회적 논란이 돼왔던 주요 사안들을
집중 조명해 해법의 단초를 찾아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밀어붙이기 정책 문제해결 못해 백지화뒤 합의기구 통해 논의를”

핵폐기물 처분장을 둘러싼 부안 주민과 정부 사이의 대화가 한달째 평행선을 달리면서 ‘부안사
태’는 또다시 격렬한 대결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주민 쪽은 지난 7일 정부와의 공동협의회
세번째 회의에서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4차 회의까지 정부가 위도 핵폐기
장을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일체의 대화를 중단하고 강경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
지만 정부는 강행 의지를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또다시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
다.

지난 한달 동안 주민대표와의 대화에서 정부의 기본시각은 터 선정 절차에 문제가 없고, 주민에
게 “자유로운 분위기”와 “올바른 정보”만 제공한다면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다. 그 밑바탕에는 처분장은 절대로 안전한데도 환경단체의 부정확한 정보와 무조건적 반대, 지
역 이기주의가 사태를 꼬이게 하고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방법으로는 결코 핵처분장을 둘러싼 갈등을 풀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
은다. 최연홍 서울시립대 교수(행정학)는 최근 과학기술부에 낸 연구보고서 ’방사성폐기물 처분
장 입지 선정을 위한 갈등 해결방안 연구’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분은 과학정책의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가장 첨예한 정치적 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동안의 정책실패 원인을 분석했
다.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부안사태의 핵심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관료의 밀어붙
이기 정책이 주민의 저항을 부른 것”이라며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수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해당사자와 일반시민이 논의과정에 참여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도 주민참여는 핵폐기물 처분장 확보의 핵심과정으로 간주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
구(OECD) 핵에너지기구는 지난 3월 낸 보고서에서 “대중참여가 가장 이른 시기에 의미 있는 방
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형식적 참여’가 실패를 부
른 영국 셀라필드, 독일 고어레벤, 스위스 웰렌버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80년대부터 핵폐기물 처분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던 영국 정부는 2001년 핵폐기물을 안
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국민적 합의를 얻기 위해 2007년까지 “전국적 토론”을 벌이자는 로드맵
(청사진)을 발표한 뒤 다양한 참여 방식을 도입해 주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는 부안사태는 어떻게 풀까. 정부와의 공동협의회 주민 쪽
간사인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부안은 이미 정부가 무슨 얘기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
는 상태에 도달했다”며 “정부가 위도계획을 백지화한 뒤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폐기물을
포함한 핵정책 전반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환(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과정)씨는 최근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가 연 ’과학기술·환경 갈
등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위도 입지를 철회하고 원
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그런 뒤 핵폐기장 추가건설 필요성 등을 전국 차원에서 논의
할 방법으로 합의회의를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환경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참여형 합의도달 방식으로 시민배심원제, 시나리
오워크숍, 포커스 그룹, 공론조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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