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생명의 소중함이 온 나라에눈 멀고 귀 먹은 사람들을 일깨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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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해창 기도의 집과 장승, 지금은 사라졌을 해창 석산…..그리고 계화도의 그 어마어마한 너무도 고운 갯벌….

여기 저기 마구 깍아져내리는 수많은 산들,
도로 건설인지, 주택 건설인지, 온 천지를 마구 헤집어 상처 투성이인데,
그만큼 내 삶의 모습도 상처 투성이로 아파온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잘 살 수 있을지,
지금 내 모습은 어떤지….

30분쯤 걸었을까,
첫번째 휴식.

사람들이 신부님과 스님께 다가가서 팔다리를 주물러 드린다.

멀찍이서 바라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온다.

잠시 후 또 출발, 아이들은 열심히 따라 걷고 남들처럼 절하고,
우리 둘째 놈은 코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한다. 엄숙한 분위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따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울산에서부터 밤새 달려온 것이 조용한 파문을 일으켰다.
더구나 아직 어린 아이들까지 함께 한 것이 주목거리였는지, ‘문화일보’와 ‘오마이뉴스’ 기자라며 다가왔다.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는지, 평소 생각은 어떤지, 내일이 어린이 날인데 이렇게 무리한 일정이 아이들에게 이해가 되는지 등등 많은
얘기를 했다.

실제로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울산 환경운동연합 회원이라는 사실 자체로도 뭔가 한 몫을 해내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여성회 회원으로서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했다. 신부님과 세
분 수행자들의 3보1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으며, 우리도 이렇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어느새 또 30분이 지나고 휴식.
시간이 흐를수록 자동차도 많아졌고, 생각보다 걷는 것이 참 힘이 들었다.
계속 걸으면 별로 힘이 안 들텐데 서너발짝 걷고 멈추어 허리 굽히고 하는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신부님의 얼굴에 점점 땀이 많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매달려 신부님을 주물러 드렸다.

1시간을 조금 넘기고 세번짼가 네번째 휴식시간에 장갑에 구멍이 났다.
신부님 손은 차디차다. 손등을 꼬집으라고 눈으로 말씀하신다.
열심히 꼬집고 비비고 주무르고…짧은 휴식 시간에 빨리 몸을 풀어 드려야하는데, 진작에 안마하는 법이며, 몸 푸는 마사지라도
배워와야 하는 건데………

밤새 차 안에서 잠을 설친 작은 놈이 제일 먼저 지쳤다.
그렇게 코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니 금방 지치게도 생겼다.
칭얼대길래 업어 주니 금새 잠이 든다.
중앙 활동가인 마용운씨가 주선을 해 뒤따라 오는 순찰차에서 잠시 쉬도록 해주었다.

반대 차선에 지나가던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손을 흔든다.
반갑다. 우리 뜻을 알아 주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갑다.

1시간 30분 정도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우린 도시락을 준비했고, 방울 토마토를 조금 가져 갔는데, 길에서 공해와
먼지 속을 걷다 보니 한 알의 방울 토마토는 최고 인기품목이었다. 좀 더 넉넉하게 준비할 걸…..그래도 몇 알씩 서로 나누어
목을 축이고 산뜻함을 나누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햇살은 마냥 따갑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눈은 감기고… 정말 고행의 길이라고 하고 싶지만 맨
앞에서 우리를 이끄시는 수행자들을 보니 이건 아무 것도 아닌 거다.

길 위에 서 있는 것과 뜨거운 아스팔트에 이마를 대고 엎드리는 것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과 고통일
것이다.

먼지를 휘날리며 지나치는 자동차의 매연과, 후끈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의 열기, 무릎과 어깨와 허리와…..이루 말 할 수
없는 아픔인 것을….

4시가 되어가자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고, 성현 성당에 하루 숙소를 정했다.
문정현 신부님께서 오셨다.
성현 성당 신부님과 말씀을 나누시는데 바로 옆에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저거 가능성은 없는 일 아니요?”
성현성당 신부님 말씀이다.
그러자 문정현 신부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우리가 언제 가능성 보고 일 했소? 박정희 땐 뭐 가능성 보고 싸웠나?
그냥 하는 거요. 난 날마다 눈물 흘린다오…..”

그랬다.
힘겨운 너무나 힘들어 죽음을 각오해야만 하는 길.
온 몸과 마음을 가장 밑바닥까지 낮추어야만 하는 수행의 길.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 없으니 하는 거다.

제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 좋겠다.
서울 부터는 일반인들의 3보1배도 한다 하니 한바탕 휘오리로 몰아쳤으면 좋겠다.
생명의 소중함이 온 나라에 눈 멀고 귀 먹은 사람들을 일깨웠으면 좋겠다.

우린 단지 하루 뿐이라 아쉬움이 많지만 이렇게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기에 비록 몸은 지치고 힘들지라도 마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아니 어쩌면 더 무거워졌는지도 모르겠다…..

천안까지 달려 갔다 온 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다.

일기예보가 유난히 더 신경쓰인다.
더우면 더운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길 위에서 힘겨워 하실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기만 하다.

제발 더이상 이런 아픔과 희생이 계속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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