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새카맣게 그을려 눈동자만 반짝반짝한, 부스스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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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을 중간고사에 매여 살았다.



누가 5월을 ‘청소년의 달’이라고 했던가. 누가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했던가. 5월은
‘시험의 달’이다. 황금 연휴고 뭐고 간에 상관 없이 시험 시간표가 나왔다. 정치가나
교육 행정가나 모두 똑같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툭 던지듯 일정이 정해지고, 정책이 결정된다.
위대한 정책이여….



그 와중에 금쪽같은 휴일이 주어졌다. 5월 4일과 5일 이틀을 쉬게 된 것이다.

처음엔 그저 푹 쉬고 싶었다.

그러나 늘 마음 한 켠에 무겁게 자리한 ‘새만금’이 떠올랐다.

잠시라도 무거운 마음을 놓고 싶었다.



남편과 ‘상의’와 ‘토론’을 거쳐 ‘협의’를 했다. 三步一拜 수행에 하루라도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사무실을 찾았다. 계속해서 전화는 울려대고, 여기 저기 찾는 사람도 많고 바쁜 와중에도 나의 취지를 동감해주고
지원해 주느라 중앙으로 이곳 저곳 전화하는 오차장님이 참 고마웠다.



드디어 3일 밤 12시 30분. 잠든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길을 떠났다.

휴게소에서 1시간 남짓 짧은 잠을 자고는 천안으로 천안으로 달렸다.

중앙 활동가이며 갯벌팀장인 장지영씨와 연락해서 만난 곳은 직산읍 ‘천안 시의회’ 주차장. 아침
6시 30분.



새카맣게 그을려 눈동자만 반짝반짝한, 부스스한 사람들….



그 중에 강한 의지로 온 몸을 감싸고 있는 문규현 신부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신부님과는
해창 ‘기도의 집’에서 인연을 맺었던 터였는데 우리 가족을 알아 보셨는지 꼭
안아주시며 “잘 왔어” 작게 속삭이셨다.

눈물이 났다.

벌써 37일을 지나고 오늘이 38일째다.

얼마나 힘든 길이었을지 그저 가슴만 아팠다.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부터 신부님과 수경스님 등 수행자들께서 ‘묵언’을 선포하셨다. 그래서 아까 신부님께서도
말씀이 없으신거다. 한편 아쉽기도 했지만 그만큼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모든 진행자와 참가자들도 수행자들의 뜻에 동감하여 가능한 침묵을 지키고 숙연한 분위기를 만들기로 했다.



7시 15분. 아침을 먹고 모두 둥그렇게 모였다.

밤새 잠자던 온 몸을 깨우고,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 체조를 했다. 온 몸을 툭툭 치고, 길게 길게 늘리고,
둘씩 짝을 지어 허리도 펴 주고… 밤새 차 안에서 굳어진 몸을 풀기 시작했다.

모두들 침묵 속에 체조를 하는데 우리 아이들만 깔깔 웃어대며 재미있어
한다. 그렇게 주의를 주었건만 아이들 웃음소리는 체조하는 내내 공중에
맴돌았다.

고난의 길 한복판, 깊은 수행 중이지만 생명력 넘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랄 뿐, 어찌 할 수가 없었다.



7시 40분. 대열을 정리한다.

이곳에서 다시 천안 시내쪽으로 거슬러 갔다. 경찰차가 뒤에 따라오고, 차량 정리를 해주고 있다.

15분 정도 거슬러 간 후에 다시 대열을 정리했다.



드디어 38일째 3보1배 수행의 길이 시작된 것이다.



성큼성큼 발자국을 내딛고

무릎과 손바닥, 이마를 땅에 댄다.



깊고 깊은 수행의 길, 고난의 길.



이른 아침 잔뜩 습도는 높아 후덥지근하고, 바로 옆으로 자동차는 달리고, 우리는 그저 말 없이 수행자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몇 발자국 걷고 허리 굽혀 절하고…. 그저 뒤를 따를 뿐…..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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