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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환경운동을 한 죄

▲ 19일 환경연합 마당에서 열린 최열대표 환송회

환경재단 최열 대표가 19일 구속수감 되었다. 30년 환경운동가의 삶이 ‘알선수재’라는 이름으로 더럽혀진 순간이다. “최열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겠다”는 검찰의 의도도 일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사법부가 스스로의 권위를 추락시켜버린 수상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검찰은 최열 대표에 대한 혐의 중 ‘환경연합 자금 횡령’을 가장 강하게 주장했다. 수사 초기부터 언론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혐의이기도 하며, 아직 수사를 받고 있던 최열 대표를 대단히 부도덕한 운동가로 낙인찍게 만들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2차례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었고, 이 혐의는 1심부터 대법원 선고까지 단 한번도 유죄로 판결되지 않았다. ‘환경재단 장학금 횡령’ 역시 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되었다.

수사 책임자는 비리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

그러나 알선수재가 문제가 되었다. 최열 대표가 돈을 받고 경기도지사에게 산업단지 개발을 청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혐의가 굉장히 수상하다. 돈을 줬다는 사람도, 청탁을 받았다는 사람도 부인하고 있을 뿐더러, 검찰이 주장하는 알선이 이뤄졌던 모임 때 최열 대표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최열 대표는 전셋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제때 돈을 마련할 수 없어 오랜 지인으로부터 빌렸다 갚은 것일 뿐, 대가성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더 수상한 것은 이 혐의에 대한 판결 과정이다. 1심 재판에서 무죄라 한 내용을 2심 재판부가 유죄라 확정했는데, 추가 증거조사나 직접 심리 없이 1심 재판의 내용만으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심리를 진행해 재판의 정확성을 보장할 수 있게 하는 직접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라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권력형 중대비리를 담당하는 중앙지검 특수부가 나서서 최열 대표를 비롯해 환경연합, 환경재단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물론, 7명의 검사와 40여명의 수사관을 투입했으며, 100명에 가까운 참고인을 부르고 수백 명의 계좌를 뒤졌다.

당시 수사를 책임졌던 사람은 현재 비리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였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해 미치겠다”, “당신이 최열 수사에 협조하면 풀어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한 표적수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정황이다.

환경단체에 대한 정권의 이러한 탄압은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의 전신인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게 한 촛불집회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후 4대강사업에 대응하는 내내 환경단체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단체로 매도되고 그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그리고 결국 정권은 권력의 마감을 2주 앞두고 30년의 삶을 헌신한 환경운동가를 옥에 가두었다. 그가 이 길을 가지 않았다면 끌려가지 않았을 일이다. 그는 정말로 ‘환경운동을 한 죄’로 구속이 되었다.

역사가 말해줄 진실은 분명히 있다

최열 대표는 잘못해서 감방에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으로 1년 잘 살다 오겠다며 구치소로 향했다. 그 마지막 뒷모습이 환경운동을 하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한국 환경운동의 기틀을 마련한 최열 대표에게 후배 환경운동가들은 부채감을 가지고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사회운동에 몸을 던진 그가 다시 사회 속으로 돌아오는 날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역사가 말해줄 진실은 분명히 있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원문 : [기고] 30년 환경운동을 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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