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아시아 지진을 통해 바라본 지구촌 환경위기

지난 10월 중순, 강 보전 관련 회의가 있어 대만에 갔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십여개가
넘는 나라에서 온 오십여명이 강 살리기에 관한 논의를 한창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한국에서 지하철이
지나갈 때 느껴지는 것처럼 살짝 흔들리더니 나중에는 건물이 아래위로 마구 흔들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회의를 하다말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탁자 아래로 기어 들어가는 등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강진에, 그것도 12층
높이의 회의장에서 나도 어쩔 줄 모른 채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보았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한 것이었다.

12월초에는 다른 회의가 있어 필리핀에 갔었다. 만난 사람들은 온통 몇 개째 연이어 다가오는 거대한
태풍 이야기뿐이었다. 마지막 날 밤에는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과 쓰러진 나무들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가 제대로
뜰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잠에 들었다. 이 태풍으로 필리핀에서만 1천명이 넘게 사망했다. 불법적인 벌목과 삼림 파괴 때문에 숲이
흙을 보유하지 못하여 대규모 산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한 결과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해저 지진에 따른 후속 해일로 극심한 피해를 본 스리랑카
서남부 도시 칼루타라 해변의 해일 발생 전과 후의 모습. ⓒ세계일보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인도양 전역에서 대규모 지진과 해일 때문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벌써 집계된 사망자만 6만명을 넘겼으며, 희생자 숫자와 피해 규모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저께는 태국 푸켓에서 날아온
크리스마스카드와 현지인 친구의 사진을 받았었다. 우체국 소인이 12월 16일로 찍혀있는데, 친구들이 해일이 발생하기 전에 푸켓을
떠났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처럼 근래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를 보면서 자연의 엄청난 힘과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한편, 우리 인간의 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지진과 해일은 이름 그대로 자연재해이지만,
이로 인한 엄청난 피해는 우리 인간들이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와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 해일 피해를
막아줄 수 있는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등의 해안습지 파괴, 도로와 새우 양식장, 관광 휴양시설, 주거지 건설 등 무분별한 해안지역
개발이 이번 재앙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환경재앙에 직면한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양 한가운데의 조그만 섬나라 몰디브이다. 홍콩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이연걸이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다 해일을 만나 한때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에 더욱 유명해진 몰디브는 스리랑카 남서부
적도 부근에 있는 1,200여 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인구는 약 30만이며, 관광이 이 나라의 주요 수입원인데, 문제는 몰디브의 평균 높이가 해발 1m라는
것이며, 가장 높은 곳도 해발 1.8m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여 온난화가 계속되고 해수면이 상승한다면
몰디브는 꼼짝없이 수몰되어야할 운명이다. 그래서 몰디브와 같은 작은 섬나라의 대표들은 다음달 중순에 모여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001년에 발간된 UN기후변화정부간패널 보고서에 의하면 20세기에 들어 지구의 해수면은 이미
10-20cm 상승하였으며, 2100년까지는 9-88cm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몰디브 같은 나라는 통째로 바닷물에
잠길 것이며, 방글라데시에만 해발 1m 이하의 저지대에 1천7백만명이 살고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는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의 침입을 막을 수 있지만, 훨씬 더 많은 가난한 나라들은
그럴만한 돈이 없다. 그나마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약이 체결되었고 내년 2월부터는 38개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 의정서가 발효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온난화 추세를 단번에 역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가 많은 상황에서 겨우 몇 퍼센트만 줄여서는 별 효과도 없을 것이며, 개발도상국에서 엄청난 속도로 배출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의무감축 대상국가에서 제외되어
있다. 경제를 살리자고 계속 이산화탄소 배출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으며, 스스로 감축해야 한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며 우리의
이웃을 사지로 내몰 수는 없을뿐더러,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집중호우와 기상이변이 되풀이되는 등 기후변화의 뚜렷한 징후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 환경 보전은 잘 사는 선진국에서나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이
달린 긴급한 과제이다.





<동남아시아 지진 해일 피해복구를 위한 모금에 참여해주세요>

우리은행 109-602817-13-002
예금주: 환경운동연합
기업은행 402-011341-01-016 예금주: 환경운동연합

문의 : 환경연합 마용운 (T. 02-735-7000,
ma@kfem.or.kr)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환경연합

글/ 국제연대국 마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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