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필리핀을 통해 아시아를 본다’ 환경현장탐방-②

석유 저장소인 Pandacan 마을을 방문하여 직접지역 리더와 주민들을 만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로 치면 여수산단과 같은 지역이다. 칼텍스, 페트론, 쉘 3개 다국적 기업이 석유를 저장하는 저장고가
이 마을에 위치해있는데, 주거지역과 바로 붙어있었고 안전대책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았으며 냄새가 심해 주민들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바랑가이(우리 나라의 면, 동과 비슷한 행정단위) 대표이기도 한 주민조직리더를 중심으로 대기조사 등 활동 및 쉘
주주총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행사하는 등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마을과 바로 인접해있는 Pandacan 지역 석유저장고

또한, 필리핀의 정당 중 하나인 Akbayan도 방문하였다. 진보정당의 일종으로 의원을 3명 배출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한다.

▲Pandacan 지역 주민리더들과의 만남

필리핀의 운동방식을 대변하는 ‘CO’는 Comunity Organizing(공동체조직, 주민 조직화)라는
뜻이다. 우리는 CO 활동과 관련하여 COM이라는 단체의 대표인 Fides로부터 강의를 들은 후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현장활동이
진행되었다. 실제 사례와 CO의 10가지 단계 등 자세한 설명이 있었고 여러 질문들이 오고갔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였다)

활동가들은 일단 문제가 있는 지역에 들어가 6개월에서 1년 동안 주민과 함께 지내면서 지역의 문제를
파악한 후, 주민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중점이슈를 도출해낸다.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자기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주민들을 조직할 때에도 한 사람 한 사람씩 일일이 만나 설명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쓴다. 또한 그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며, 활동가가 문제해결의 중심에 있지 않고 PO(주민조직)을 건설하여
PO의 리더가 중심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한다. 활동가들이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돕는 역할을 한다. 필리핀의 CO활동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나아가 이에 대해 주장을 펼치고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게 하는 주민역량강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주민조직이 성장했다고 판단이 되면 활동가는 그 지역을
떠나 새로운 현안지역에 투입된다.

▲사우스레일 관련 현장(Tunasan 지역)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3박 4일동안 환경현안이 있는 지역을 찾아가 주민, 활동가와 함께 생활하는
현장활동이 진행됐다. 대형 제방 건설과 관련된 라구나 호수 지역 주민운동, 노후화된 철도 재건설 사업으로 인해 주변지역이 철거될
위기에 처한 ‘사우스레일’사업 관련 지역에 두 팀으로 나누어 참가했다. 이 두 사업 모두 한국기업을 비롯, 초국적 자본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지속가능한 호수를 위한 주민모임 회의
▲사우스레일 대응 관련 주민회의모습

나는 라구나 호수 지역을 방문했다. 라구나 호수는 서울보다도 큰 엄청나게 큰 호수이다. 현재 호수주변
8개 지역 의 주민조직 대표들이 연합하여 ‘지속가능한 호수를 위한 주민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함께 3박 4일간 주민대표들을 만나고 현장을 찾아 주민 대표와 활동가들과 함께 현장을 돌아보고 대화를 나눴다. 라구나
호수가 꽤 넓었기 때문에 여기에 관계된 주민과 마을이 많아서 3박 4일 동안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났다. 호수 주변에
부자들이 대형 어장을 설치해 고기를 많이 잡기 때문에 지역 어민들의 어획량은 줄어들고, 수문 건설로 인해서 어종이 꽤 줄어있는
상태였다.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결정을 이끌어내는 주민들과, 옆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가끔씩 조언을 해주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라구나 호수 주변에는 가난한사람들이 물 위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저러다 큰 비라도 한 번
오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호수의 생태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호수를 개발하고,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현안지역을 돌아보면서, ‘환경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형태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시아의 문제라 하여 특별히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현장활동을 다녀온 후에는 전체일정을 평가한 다음 모둠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시아 연대를 위한
아젠다를 만들어 공유했다. 영어 공부하기, 연대활동 서명메일보내기, 현지 활동가 초청하기, 공간 확보하기, 인터넷 커뮤니티에
열심히 글 남기기 등 여러 의견들을 나누었다.

이후 3일동안 필리핀의 문화와 환경을 체험하였다. intramunos 지역에 있는 성당과 산티아고
성(스페인 시대에 세워졌던 성으로서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적으로 남아있다.)을 탐방했다. 국민영웅인 호세 리잘이 투옥되었던 감옥,
형장으로 끌려가던 길을 따라 새겨진 발자국과 포로들을 가둔 구덩이 등이 역사를 보여주던 곳이다. 호세 리잘이 있었던 감옥에 쓰여진
글귀를 보며 그가 겪었을 고생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꼈다. 연수 초기에 들렀던 필리핀 ayala 박물관에서 필리핀의
역사를 표현해놓은 전시장을 관람했을 때 오랫동안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그들의 역사를 보면서 화가 났었는데 이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hose rizal이 수감되었던 감옥 안에 쓰여진 글귀

과거 정권이 축재한 부정부패가 엄청나 예산의 40%를 이자를 갚는데 쓰며, 선거를 한 번씩 하면
몇 백명이 죽는다는 나라. 명망있는 시민운동가들이 한 해에 몇 명씩 암살된다고 한다. (이런 나라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일 게다.) 그리고 필리핀은 빈부 격차가 심하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이겠으나 수상가옥, 철길
옆의 가난한 마을과 대도시인 마닐라의 대비되는 모습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현장활동을 하며, 강의를 들으며 이 곳과 우리나라 현실을 종종 비교해보곤 했다. 짧은 2주간의
일정만으로는 필리핀 사회와 NGO활동을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이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필리핀을 통해 아시아를 보았고, 우리 나라를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다.

▲함께한 이들과 숙소 앞에서 …

글/ 광주환경연합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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