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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비판언론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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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야당이 승리를 거뒀다.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단체장에서도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더 많은 단체장을 확보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는 이러한 ‘여당 참패, 야당 압승’의 민심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서울, 인천, 강원, 충북 지역의 여론조사는 실제 득표율과 달리 한나라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들을 높게는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여론조사에서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였다면 선거 판도는 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최근 선거는 여론조사의 선거이다. 사람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정책 평가를 하며 후보자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한다. 여론조사 보도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나침판의 기능을 한다. 그런데 6·2 지방선거에서는 언론사 여론조사가 민심의 나침판이 되지 못했다. 언론사가 잘못된 나침판으로 국민을 편향된 방향으로 이끈 것이다.


사실상 6·2 지방선거 이전에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민심을 이반하는 다양한 징후가 있었다. 국민은 부자 감세 등 특권층을 위한 정책에 반대했다. 천안함 사태를 통해 북풍을 조장하려는 것을 비판했다.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우려했다. 세종시 원안 수정을 강행하려는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민과 소통하기보다는 소수 특권층과 밀담을 즐기며 국민을 홍보의 대상쯤으로 파악했다.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촛불을 켜고 정부의 정책을 수정하도록 요구했지만 정부는 광장을 폐쇄하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의사표명을 억압하는 대응만을 했다. 이명박 정부는 민심을 이반하는 불통의 공화국을 만들어갔다. 4대강 사업이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외치며 성직자들까지 나섰지만, 이명박 정부는 끝까지 이들과 소통하지 않았다. 불통의 상황 속에서 한 스님이 소신공양을 하는 극단적 행동마저 나타났다.


그럼에도 보수언론은 이명박 정부를 지지해왔다. 이명박 정부의 비판에는 침묵해왔다. 이들은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옹호했고, 천안함 사태를 빌미로 안보 이슈를 중요 선거의제로 설정하여 정부를 도왔다. 보수언론은 4대강 사업, 세종시 원안 수정, 무상급식 등 비판적 정책 이슈를 중요한 의제로 올리지 않았다.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은 적극 반영했고, 비판적인 여론은 애써 외면했다. 보수언론은 현실에 없는 가상의 민심을 만들어냈고 이런 가상의 민심에 취하여 이명박 정부는 보수언론과 밀월을 즐겼다.


이명박 정부가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보수적으로 언론구조를 개편한 것 또한 민심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 요소였다. 보수언론이 만든 편향된 여론이 일반인의 여론인식 오류를 가져오고 이것이 다시 여론조사에 반영되는 악순환이 있었던 것이다. 보수언론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만을 전달한다면 정부로서는 달콤하겠지만 6·2 지방선거와 같은 유권자의 외면을 자초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50%를 웃돈다고 한다. 이러한 지지도 역시 6·2 지방선거의 여론조사와 같이 거품을 가질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옐로카드이다. 민주주의의 후퇴, 민생경제 악화, 남북관계 파탄 등에 대한 국민적 경고이고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폐기명령이다.


이명박 정부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심의 실체를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 국민과 진정한 소통을 위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보수언론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우호적인 목소리만 듣는 반쪽짜리 여론수렴 시스템을 갖고서는 상충된 이해를 갖는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의 현주소는 이미 비판언론에 나와 있다.




* 이 글은 2010년 6월 7일자 한겨레 기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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