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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사회에서 느리게 살자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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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새로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느리고 적게 쓰며 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과속하며 과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상으로의 회귀다. 그러나 앞만 보며 달리는 사람들을 잠시나마 멈춰 세우는 일은 무척 어려운 듯하다. “생태적 사유로의 기초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태민주주의는 가능할 것인가?”라는 지난 포럼의 문제의식은 이번에도 유효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생태사회포럼의 세 번째 주제는 바로 문화다. 오늘날 생태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 막는 우리의 문화적 상황은 어떠하며 그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이번 포럼의 주제인 것이다.


조승헌 행복경제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에 공공성은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공공성은 열린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숙의적 절차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조건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경쟁과 효율, 직선과 속도로 급성장한 한국사회는 사회적 갈등, 사회적 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 미숙하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공공성이 결핍된 이유와 1998년과 2008년의 경제위기와 이에 대한 국가의 관리 미숙, 그리고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신자유주의적 사고방식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질주하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돈 때문이다. 우리는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기 위해 돈에만 몰입해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돈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그는 개인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돈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인데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개인들이 돈을 벌려고 쏟는 노력과 관심의 일부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면 우리의 마음과 생활이 보다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물질가치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부모가 물질가치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자식들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이후 어른들의 소원이 부자가 되어버린 것처럼, 아이들의 장래희망도 특정한 직업이 아닌 단순한 부자가 되어버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돈이 아무리 많고 건강해도 환경이 오염되고 치안이 불안하면 행복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유재적 성격이 강해 보이는 행복이 공공재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국가와 사회가 나서고 바뀌어야 할 필요성과 정당성이 생긴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와 사회는 국민들이 일을 하지 않고 바라는 것만 많기 때문에 선진국이 되지 못한다고 주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OECD국가 중 최고이며, 공부시간도 OECD 국가 중 최고이다. 15세에서 24세의 학습시간을 보면, 한국은 4시간 55분, 미국은 2시간 50분, 스웨덴은 1시간 33분이다. 우리가 교육 선진국으로 부러워하는 핀란드는 1시간 48분에 머문다.


인간의 삶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인간의 가치와 행복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하지만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한다면 경제성장고 인간가치는 나란히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이야기하였다. 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이 인간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핸들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간과 행복에 대한 성찰로 이야기를 마쳤다.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 현상만이 아니다. 심리적이고 인식적인 측면과 연관이 깊다. 그렇기에 물리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같더라도 자율성에 따라 시간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는 다양해진다. 이를 위해 그는 개인이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주권이라는 개념을 소개하였다.


조승헌 소장이 발제를 마친 후,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여성환경연대 이보은 사무처장은 한국사회는 더 많이 쓰기 위해 더 많이 일하는 속도사회이며, 이 속에서 우리는 환경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파괴하는 소의의 과정에 있다고 진단하였다. 예를 들어 여성의 몸은 월경, 임신, 출산 등과 같이 달(moon)에 대한 시간의 감수성에 기반 하지만, 속도사회는 자연은 시간을 가로질러 여성의 몸을 닦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24시간 야간교대를 하는 여성의 유방함 위험이 높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위해 이보은 처장은 느림의 반문화 운동을 통해 소비의 속도를 늦춤과 동시에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운동이 함께 필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시민사회의 참여를 제안하였다.


김창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환경운동은 한국문화의 경향은 바꾸었지만, 근본은 바꾸지 못했다고 진단하였다. 그에 따르면 환경운동은 이슈를 만들어 언론에 접근하고 이를 통해 행정에 접근해 정책을 만드는 방식으로 환경문제에 대처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권위주의 정부와 불친절한 언론의 반격으로 중심의 지위에 올랐던 환경운동은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도 다각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촛불시위는 디오니소스적 시민들에게 시민단체가 아폴론적으로 다가가 외면당한 실패사례라고 주장하였다. 그렇기에 그는 환경운동이 시민들의 문화적, 감성적 코드를 맞추는 것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민정 박사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속에서 개인은 자기분열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본주의 속에서 개인은 생산 영역에서는 자본의(비인간)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비생산 영역에서는 인간(비자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서 나타나는 모순적 현상이다. 김민정 박사는 자본주의적 행복이 아닌 대안 사회의 행복은 생산방식의 물질적 관계에 도전하지 않고서는 현실화되기 힘들다고 주장하였다. 일부 공동체의 대안운동은 현존 생산방식의 도전이라기보다는 주류 사회적 관계에서 약간은 고립되고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여 그들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회피라고 하였다.


자유토론에서 부안시민발전소 이현민 소장은 2003년 부안 핵 폐기장 반대운동의 경험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지속시키는 거리의 파토스가 문화로부터 생산된다고 이야기하였다. 그 점에서 부안운동은 2008년 촛불시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임종한 교수는 대안운동은 결코 탈주와 회피가 아니라 새로운 교두보의 구축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경제적 토대를 위한 과학적 분석은 존중하지만 새로운 사회를 향한 문화적 운동이 새로운 변화를 위한 기초적 단계에서 항상 나왔다고 주장하였다. 이날 포럼을 참가한 이혜선 씨는 환경운동은 희생이 아닌 행복을, 고통이 아닌 재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특히 아일랜드 여행 중 경험하였던 인권단체 엠네스티 까페에서의 경험을 통해 젊은이들이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환경운동연합 제3차 생태사회포럼은 단순, 조급, 몰입의 단자들이 ‘돈’이라는 단극자장으로 소용돌이치는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느리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여러 논의 끝에 마지막 화제는 환경운동연합으로 돌아왔다. 사실 환경운동연합도 단순, 조급, 몰입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과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느리게 살자고 하는 결정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으며, 우리는 어떠한 곳에 위치해 있는지를 가만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회원이 원하는, 시민이 원하는, 사회가 원하는 환경운동연합이 무엇인지?


<생태사회포럼>
제1차 생태사회포럼 “녹색성장 비판과 대안적 발전 – 토건 독재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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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생태사회포럼 “한국사회 민주화 과정에서 생태민주주의, 녹색정치 그리고 환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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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생태사회포럼 “생태민주주의와 대안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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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생태사회포럼 “지역, 마을, 공동체의 대안-생협운동과 대안사회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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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생태사회포럼 “안전한 먹을 거리와 도시-농촌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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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생태사회포럼 “한국사회 환경운동의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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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사회포럼 블로그 (http://ecosociet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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