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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왕국과 위기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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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무리를 지어 왕국을 이루는 사회적 동물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개미 집단을 발견한 사람은 스위스의 생물학자 로렌 켈러. 그는 이탈리아 제노바 근처에서 스페인 북서부까지 5760㎞의 지중해 연안을 따라 수십억 마리의 아르헨티나 개미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남미 출신 개미들이 유럽에 건너와 초대형 집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개미들의 가장 무서운 적은 개미 자신이다. 침입자에 대해서는 같은 종과도 격렬한 전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성향 덕분에 백성들의 수가 수백 마리에 지나지 않는 미니 개미왕국도 많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개미들은 달랐다. 친척뻘 되는 개미들과 싸우기보다는 평화롭게 공존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들이 만일 공격적이거나 배타성이 강했더라면, 수십만 개의 개미집단을 흡수해 지중해 연안을 석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촛불 든 국민 적으로 모는 정부


동물의 세계에서 가족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생활양식을 가르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교육은 보통 부모가 자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재작년까지의 통설은 양방향 의사소통을 매개로 상호학습이 가능한 집단은 지구상에서 인간이 유일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틀렸다. 개미들도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사려 깊은 교사이자 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의 생물학자들은 개미들이 걷는 속도를 조절해 지식을 서로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료를 이끌고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가는 개미는 혼자 이동할 때에 비해 4배나 속도를 늦춘다. 길을 모르기 때문에 걸음이 처질 수밖에 없는 동료를 배려해서다. 뒤따라가는 개미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길을 인도하는 개미와 간격이 벌어지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다 따라잡으면 자신의 촉수로 앞선 동료의 배와 다리를 두드려 자신이 이탈하지 않았음을 확인시킨다.


기억력이 남달라 파트너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개미들도 있다. 무리를 짓는 개미들은 다른 개미들과 맞닥뜨렸을 때, 상대방이 자신이 속한 왕국의 일원인지와 어떤 계급에 속하는지만을 구별한다고 한다. 집단식별은 가능하지만 개체구분 능력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력이 뛰어나 상대방을 독립된 개체로 인식하는 여왕개미들이 최근 발견됐다.


과학자들의 실험은 이렇다. 여왕개미 두 마리를 같은 공간에 집어넣어 함께 생활하게 한다. 24시간이 지나면 한 마리를 꺼낸 후 다른 여왕개미 한 마리를 들여보낸다. 다시 하루가 지나면 중간에 들여보냈던 여왕개미를 꺼내고 처음에 꺼냈던 여왕개미를 다시 들여보낸다. 하루는 개미들에게 상당히 긴 시간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왕개미가 최초의 파트너를 기억하고 두 번째 파트너와의 생활에 비해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미 이야기를 이렇듯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가 있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개미왕국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촛불이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집권당은 촛불에 대한 정당성 폄훼를 넘어 아예 초의 심지까지 잘라낼 태세다. 촛불을 든 국민들을 적으로 몰아가는 배타성과 공격성은 아르헨티나 개미들이 지닌 포용을 통한 공존전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학습능력이 개미들보다 뛰어난 것 같지도 않다.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무고한 시민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정권이 성공한 예는 없었다. 흐릿한 기억력도 문제다. 불과 몇 해 전 낙하산 인사를 비난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한술 더 떠 나라를 아예 통째로 사조직화하려 든다.


‘포용 통한 공존’ 개미에 배우라


국정을 이끄는 지도자는 국민의 가슴속에 있는 한과 상처를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들도 과감하게 포용해야 사회통합도 경제위기 극복도 가능하다. 여름휴가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께 간곡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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