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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서강대여! 오염된 美기지 위에 캠퍼스 짓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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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미군기지 청문회 진행 중
  
  6월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단의 현장조사로 그동안 치외법권 지대로 남아있었던 미군기지의 오염 실상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거의 반세기만에 미군기지의 오염 실태가 충분하진 않지만 세상에 공개된 셈이다. 지금 국회 환노위는 국방부, 환경부, 외교통상부 관계자를 불러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환노위는 이 청문회를 통해 미군기지 반환의 절차와 협상내용, 오염실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한다.
  
  언론 보도를 보면, 반환 미군기지의 오염 치유 비용이 최소 2조 원으로 이 액수는 그동안 환경부가 주장한 약 4000억 원의 5배나 된다. 오염 치유 비용이 심지어는 15조 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정확한 액수는 추후에 밝혀지겠지만 이 모든 돈이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은 틀림없다.
  
  환노위 국회의원들이 미군기지 환경 오염 실태를 밝히려는 와중에 국회 행정자위위원회는 6월 21일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하 미군기지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방부 장관이 오염을 치유하여 매각’하도록 되어있는 것을 ‘토지 매입자’가 치유하도록 고치자는 것이다. 그동안 ‘오염 원인자 치유의 원칙’에 입각해 미국의 책임을 주장했는데 만약 법률이 개정된다면 이제 그 원칙을 적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젠 미군기지 오염 치유의 책임을 민간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 제안 취지에서 언급되었듯 이유가 ‘조기 개발에 착수’하기 위한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23개의 기지가 반환되었어도 아직 반환받아야할 곳이 43곳이나 남아있는 상태에서 개발을 서두르는 일은 남아있는 반환 협상에 대한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다.
  






▲ 의정부 카일 미군기지에 방치된 폐기물. ⓒ서재철

  경기도 지자체들, 미군기지 개발 눈독
  
  반환 미군기지가 위치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들(특히 경기도)은 미군기지 특별법의 개정을 두 손 모아 환영하고 있다. 2011년까지 반환받을 땅의 96%가 포진하고 있는 경기도의 김문수 도지사는 5000만 평에 이르는 이 땅의 ‘오염 치유’라는 국가적 의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기초 지자체도 다르지 않았다. 하이닉스 유치를 위해 범도민의 열기를 결집해 전선을 형성하던 지자체장들의 행보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이들이 그 내면에서도 침묵했던 것은 아니다. 침묵은커녕 게걸스레 개발 의욕을 토해내고 있었다.
  
  지난 2월 경기도는 기자들을 불러 “오염 치유 책임자를 토지 매입자로 바꾸는 방향으로 미군기지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넉 달 전부터 지리멸렬하던 반환 협상의 외피 밑에서 경기도는 법 개정을 위한 물밑 작업을 맹렬하게 주도해온 것이다. “반환을 빨리 받아 효율적으로 이용”하겠다는 표현으로 법 개정이 오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유하기 위한 발상이 아니라는 점도 숨기지 않고 있다. 그 즈음 경기도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반환미군기지 투자유치 설명회를 대대적으로 열기도 했다.
  
  2차에 걸쳐 전면 컬러로 인쇄된 ‘투자유치 가이드’ 책자를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했다. 이런 거침없는 개발 행보는 전국의 반환 미군기지 관련 광역 지자체들이 행자부에 ‘반환미군기지 개발 종합계획’을 제출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다. 오염된 땅을 치유할 주체도,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약속한 8개항 치유에 대해 사후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4월 12일 반환 절차를 서둘러 마무리한 것도 그런 맥락에 놓여있었다.
  
  





파주의 에드워드 미군기지에서 뽑아 올린 기름. 파주시는 이곳에 이화여대를 유치했다. ⓒ서재철

  이대와 서강대는 미군기름 위에 대학 짓겠다고?

  
  경기도만이 아니라 기초 지자체도 그 낯부끄러운 ‘침묵의 카르텔’의 주축이었다. 경기도 내 반환 예정지의 50%에 이르는 2500만 평의 땅을 아우르고 있는 파주시 역시 오염 치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개발을 유치하는 데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파주시장은 2006년 10월 에드워드 미군기지에 이화여대를 유치하는 ‘투자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전국 최초의 투자 유치였다. 파주시는 길목마다 ‘이대 캠퍼스 유치’를 경축하는 아치를 설치하고, 홈페이지에 내용을 게재하며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학 유치는 오랫동안 ‘개발의 변방’이라는 일그러진 수사 속에 구부러져있던 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서주로 변주되었다. 그러나 이미 그 당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 땅이 얼마나 오염된 땅인지 윤곽이 드러난 뒤였다. 지하수층 위로 2m40㎝의 석유가 고여 있으며, 조사지점 28곳 가운데 23곳에서 독극물 페놀이 기준치를 넘긴 채 발견되었으며 심하게는 기준치의 100배 가까운 곳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땅도 다르지 않았다. 석유는 기준치의 20배를 넘겨 오염되었으며 7만6000평에 이르는 땅의 8% 가량이 기름 범벅이었다. 아연은 기준치의 6배를 넘겼다. 이런 사실들은 투자 유치 뒤에 가려져있었다.
  
  아무도 그 침묵을 깨뜨려 하지 않았다. 2007년 2월에는 서강대 박홍 이사장, 손병두 총장이 유화선 파주시장과 ‘투자 양해 각서’를 번쩍 들어 올리며 유쾌한 기념 촬영을 했다. 서강대가 들어올 그 자리 역시 반환이 예정된 자이언트 미군기지로서 국내법의 기준을 수십 배 넘길 정도로 오염된 땅이었다. 그러나 이런 투자 유치가 미국과의 반환 협상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하는 맥락은 언론에서도 침묵했다. ‘경기도 반환지역 발전 종합 계획’을 전면에 걸쳐 상세하게 보도한 모 일간지는 그것이 놓여있는 한미 협상의 맥락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했다.
  
  미군의 기름오염 정화 없인 개발계획 용납 안 돼
  
  2년에 걸친 미군기지 반환협상은 미국의 오만한 책임 회피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소파 규정에서 이미 예견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 모호한 규정의 해석을 둘러싼 샅바싸움에서 한국은 이미 초반부터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다. 협상에 들어가는 국방부와 외통부는 ‘오염 원인자 치유 원칙’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던 환경부와 한 목소리조차도 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그 땅을 돌려받을 지자체는 개발만을 채근하고 있었다. 명문대학들은 줄지어 투자 각서를 체결하고 기업들은 투자 유치 설명회에 넘실대고 있으니 협상은 무슨 협상인가. ‘싼 땅’에 눈독을 들이는 투기적 발상이 사회 각계각층에 넘쳐나는 나라에서 국가의 자존심 따위는 애당초 낯간지러운 가치일지도 몰랐다. 오염을 야기한 측이 오염을 치유하고 떠나야한다는 지극히 초보적이고 단순명쾌한 이치조차도 돌볼 수 없는 나라에 희망이 있는 것일까. 그날 미군기지에서 퍼 올린 기름에서 피어오르던 불길은 이 나라 환경주권을 태워버린 개발동맹의 환호성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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