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정책 활동소식

타워팰리스, 과연 최고의 선택일까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대표적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단지인 타워팰리스는 한국의 부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이름처럼 그 건물은 높이 솟은 하나의 탑이며, 궁전이다. 강남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땅에, 최고로 높게 지었기 때문인지 지금은 최고로 비싼 아파트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강남사람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는 양재천의 환경 친화적 개발도 타워팰리스의 주변환경 정비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1970년대 강남개발의 신화가 만들어낸 화려한 최고봉과도 같다.

그러므로 지금 타워팰리스에 산다는 것은 우리사회 최고의 ‘신분’을 증명하는 장치가 되었다. 궁전에 왕이 살듯이 이곳에는 우리사회의 상위계층이 자신의 지위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살아간다. 남부순환도로나 강남대로 등 강남의 어느 곳에서도 그 탑과 궁전의 위압감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은 사람 사는 세상을 궁전에서 내려다보듯이 바라볼 수 있는 특권 즉 ‘조망권’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일상 속에서 그것을 이정표 삼아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한 사회적 시선은 사람들 사이의 권력관계를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타워팰리스가 환경적으로 보면 그렇게 최고의 선택은 아닌 것 같다.

2004년 에너지시민연대는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타워팰리스 한가구가 매월 소비하는 전력량 1,349KWh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산술적으로 140kg이 되며, 이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하기 위해서는 한가구당 23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타워팰리스 전체는 매월 총 5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아파트 전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타워팰리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일반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5배가량 높다고 했다. 2006년 9월 조사된 자료에서도 “타워팰리스 가구는 평당 월평균 사용량이 20KWh의 사용량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평당 월평균 전기사용량 11KWh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고 나타났다(조선일보, 2006. 9. 13).

이와 같이 타워팰리스는 다른 아파트에 비하여 에너지를 과소비 하고 있다. 에너지 과소비의 가장 큰 이유로 기본적인 건축구조의 차이를 들 수 있는데, 일반 아파트가 거실과 주방 창을 열면 통풍이 가능한 구조인 반면, 주상복합아파트는 외관과 조망을 고려한 탑 모양 구조이기 때문이다. 탑 모양의 구조에서는 햇빛을 가려주는 배란다도 없고, 통유리 구조가 많아 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강제적 온도조절과 환기가 필요하고, 이 결과 에너지의 과소비가 유발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이러한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면, 최근 주상복합아파트로의 변화 자체가 에너지 과소비적 생활패턴을 강요하는 구조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1996년 캐나다의 마티스 웨커네이걸과 윌리엄 리스는 생태학적 발자국이라는 환경지표를 개발하였는데, 이것은 한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땅의 넓이를 수량화 한 것이다. 즉, 인간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소비하면서 쓰레기를 많이 생산하면 사람에게 필요한 땅의 넓이가 많아질 것이며, 자연과 조화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면 필요한 땅의 넓이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2003년 유엔환경계획 통계에 의하면, 한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땅의 넓이는 미국인 9.7㏊, 캐나다인 8.8㏊, 영국과 프랑스인 5.3㏊, 일본인 4.8㏊, 한국인 4.05㏊, 그리고 인도인은 0.4㏊로 나타났다. 육식을 주로 하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미국인은, 우리보다 2배 많은 땅을 필요로 하며, 채식을 주로 하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인도인보다는 무려 24배나 많은 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한겨레 2006.8.29).

어떻게 사는 것이 환경을 위하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일까? 우리는 에너지 과소비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소비하려고 하고 있으며, 너무나도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한 결과로 너무나도 많은 생태학적 발자국을 남기고 살아가게 된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사회적으로 정착된 한국인의 시선으로 미국인의 삶을 바라본다면 그들은 분명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삶을 살아간다. 제대로 된 분리수거도 하지 않고, 모든 이동을 자동차에 의지함으로써, 재활용과 에너지절약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는 듯 보인다. 미국인이 스스로 넓은 땅과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러한 과소비의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미국의 에너지 과소비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며, 이것이 기후변화를 일으켜 전체 지구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발자국 연구자들은 미국인처럼 모든 지구인의 생활 패턴이 바뀐다면, 지금의 지구가 다섯 개 이상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결국 미국인들의 과소비가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구의 환경파괴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미국적 생활양식은 환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타워팰리스와 같은 주상복합아파트의 에너지 과소비도 우리사회의 표준이 될 수 없다. 타워팰리스처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우리나라의 환경 및 공해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질 것이며, 생태발자국도 더욱 많이 남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 친화적인 삶을 우리의 삶의 목표로 생각한다면, 일반적인 아파트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몇 배 많은 타워팰리스에서 사는 삶이 그리 행복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신도시가 개발되고,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개발과 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활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에너지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는 아파트 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가?

신도시와 뉴타운이 들어선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환경친화적인 구조를 제시하고 있는 데는 찾기 힘들다. 새로운 도시에서 중수도를 만들어 물을 아끼고, 태양광 및 풍력에너지를 실험적으로라도 도입하여 가구당 에너지 소비량을 몇%라도 줄이려는 제안은 왜 발견할 수 없을까? 신도시와 뉴타운이 환경적으로 새롭지 못하며, 오히려 퇴보를 한다면 우리의 환경은 더욱더 열악해지고, 우리의 미래는 더욱더 암울해질 것이다.

※ 이 글은 새만금생명리포트 6호 ‘그린칼럼’에 실렸습니다.

admin

초록정책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