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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환경의 날, 부끄러운 참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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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월 5일)은, 인류가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위해 세계적인 규모로 개최한 최초의 환경행사인 ‘1972년 스톡홀름 인간환경회의’의 개막일이며, 유엔이 이를 기념하여 선포한 ‘환경의 날’이다. 한국 정부도 역시 이러한 취지를 받아들여 1996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정해 기념식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35회 세계 환경의 날’이자 ‘11회 한국 환경의 날’인 오늘은 인류가 심화되는 자연파괴에 맞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인종과 민족을 뛰어 넘어 협력을 다짐하는 축제와 희망의 날이다. 이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과 단체들은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를 진행하고, 정부들은 여러 비전과 계획을 발표하며 경연을 벌인다.

▲ 환경연합은 5일 제 11회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환경연합은 5일 제 11회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지만 환경의 날을 맞는 한국 환경인들의 심정은 참으로 침울하다. 한국의 환경지속가능성지수가 146 개국 중 122위에 불과한 환경후진국(세계경제포럼, 2005년)이라는 현실 때문만이 아니다. 개발의 면죄부라고 비아냥거림을 받던 환경정책이 그마저도 실종되고 ‘개발의 지킴이’로 후퇴하는 상황 탓이다. 과거 정권들의 환경 정책으로부터도 한참이나 뒷걸음 친 참여정부의 환경 정책에 비판의 의욕조차 상실한 무기력 때문이다.

지난 1996년 환경의 날 김영삼 대통령은 ‘녹색환경나라 건설’을 발표하면서 환경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새천년 환경비전’과 ‘동강댐 백지화’를 천명한 바 있다(2000년). 그래도 이들 정권들은 환경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환경청을 환경부로 승격(1994년)시키고, 우리 사회에 운영원리를 개혁하겠다며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설치(2000년)하는 등 환경가치를 국가 경영의 일부로 인정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환경에 대해서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지난해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 지속가능 발전 비전’을 발표한 것이 활동의 전부다. 그나마 경제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이 고루 발전하는 선진 국가를 만들겠다는 이 엄청난 선언은 하지 않는 게 나을 뻔 했다. ‘개발과 보전을 통합한 국토관리체계 구축’, ‘10년 내 생활환경의 선진국 수준 개선’, ‘조세 제도 개혁 등으로 친환경적 경제구조 정착’, ‘온실가스 감축 등 범지구적 환경보전 노력 동참’,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갈등관리 체계 구축’ 등의 5대 내용은 지켜지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로 집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국토이용계획에서 환경규제들은 대폭 완화되고, 그린벨트는 4100만평 해제됐으며, 백두대간 보전구역은 지역의 개발욕구에 밀려 이름만 남았다. 수도권 대기질 개선 계획은 좌초하고, 대기오염 기준 강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조세제도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없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산업과 소비구조의 개선이나 재생에너지를 위한 투자는 미미했다. 모두 경제의 발전과 국민소득의 2만불 달성을 위한 것이었다. 가장 극적인 것은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도로 강행’, ‘막대한 지원금에 의한 방폐장 후보지 선정’, ‘새만금 간척 공사 강행’, ‘천성산 관통 철도 강행’, ‘관료들과 관변 학자들에 의한 한탄강댐 검토’ 등의 독특한‘갈등 관리 방법’이다. 방폐장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이 후보 시절 재검토 또는 백지화를 공약했던 것들이다.

참여정부는 환경단체 출신 몇 사람을 관료로 발탁해 초록으로 치장한 것 외엔 환경정책에서 성과(?)를 낸 것이 없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에 나무나 심고 살고 싶다는 개인의 희망’이 있을 뿐, 임기 중에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도리어 참여정부 3년 반 동안, 개혁 이미지의 참여정부는 환경단체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서 환경단체들을 비이성적 집단, 반대만을 위한 세력으로 낙인찍히게 했다.

환경과 경제가 한 이불을 덮기가 쉽지 않다지만, 환경을 희생하고 보전을 외면한 채 경제만 강조하는 외발 자전거가 오래 갈지 모르겠다. 월드컵 개막 5일전인 오늘이 세계 환경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 기념식마저 관료들과 산업계의 잔치가 된 현실은 한국의 환경 정책을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이 글은 경향신문 기고란(2006년 6월 5일) 에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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