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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갯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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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 동안 바이엘환경대사(BYEE)는 매향리와 새만금일대를 둘러보았다. 매향리는 미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사용되다가 주민들의 오랜 싸움 끝에 2005년부터 폐쇄되었고 그 자리에는 평화마을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리고 세계최대의 간척사업지인
새만금은 올해 최종물막이공사가 끝났는데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 땅으로 변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도록 하기 위해 아직까지도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이번 현장체험은 환경운동연합과 바라기가 함께하여 BYEE에게
환경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생태감수성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BYEE 대부분이 학생인 관계로 첫째 날(28일) 저녁8시에 매향리로 출발했다. 숙소로 마련된 곳에서 매향리 평화마을건립추진위원회의
전만규 위원장님을 만나 그 동안의 투쟁과 그 때의 어려움 그리고 매향리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전만규 위원장님은
원래 평범한 어부였지만 미공군의 훈련에 대항하여 마을을 위해 앞장서서 싸웠고 작년부터 훈련이 끝나면서 이제는 평화마을의 건설에
또 앞장서고 계셨다. 전만규 위원장님의 이야기를 들은 뒤 우리들은 매향리에 들어설 평화마을을 나름대로 구상해 봤다. 모두가
다양한 의견으로 평화마을에 대한 생각을 펼쳤는데, 주민들이 살기 편하고 깨끗한 정말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모두가 동일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현장체험이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미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농섬에 가서 직접 그 모습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농섬까지 가기 위해서 우리는 장화를 신고 갯벌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봄 햇살을 맞으며 반짝이고
있는 갯벌이 너무나 한적하게 보였는데 불과 1년 전만해도 이곳에 매일 어마한 포탄이 날아다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약
30분정도 걸어서 도착한 농섬은 섬 안으로 점점 들어갈수록 포탄에 맞아 흉하게 변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훈련이 시작된 후 매일 8시부터 11시까지 계속해서 미군의 전투기는 매향리 상공을 비행하며 농섬에 무지막지하게 사격을 하였다고
한다. 섬의 중간에 박혀있는 많은 포탄이 그 동안 농섬이 겪어야했던 많은 고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거의 50년 가까이 계속된
미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쓰였던 농섬은 이제 2/3 크기로 줄어들었다. 원래는 나무와 풀도 많이 있는 푸른 섬이라고 해서 농(濃)섬이었는데
훈련 때문에 흙이 밖으로 드러나 붉은색 섬이 되었다.

오후에는 새만금으로 이동하였다. 그 곳에서 우리는 제일 먼저 새만금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을 만났다.
철새탐조는 군산환경운동연합에서 함께해 주셨는데 그 전에 지금 볼 수 있는 새들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철새를 만날
때는 가급적 눈에 띄지 않는 색의 옷을 입고, 소리도 크게 지르지 않아야 한다. 주의사항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본격적인 탐조를
위해 떠났는데 앞서가던 간사님의 발걸음이 빨라지더니 다급하게 우리를 불렀다. 철새를 관찰한지 꽤 오래되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민댕기물떼새를 갯벌로 내려가던 길에 있던 논에서 발견하신 것이다. 개똥지빠귀가 옆에서 놀고 있고 민댕기물떼새는 논에서 무엇을
하는지 우리가 다른 새를 찾으러 떠날 때까지 그 곳에 앉아있었다. 너무나 희귀한 새를 직접 봐서 다들 설레고 흥분된 마음으로
갯벌에 있는 철새들을 찾으러 떠났다. 갯벌주변에서는 민물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중부리도요 등 많은 종류의 도요새와 쇠오리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저녁때라 물끝선을 따라서 먹이를 찾기 위해 갯벌에 부리를 박고 있는 새들이 많았다. 그런데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새만금을 찾아오는 철새들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바다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바닷물의 유입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갯벌이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눈으로도 갯벌이 말라 푸석푸석한 사질토(沙質土)로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갯벌이 마르고 동시에 주변의 환경이 변하면서 철새들의 먹이도 부족해지고 철새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용량이 크게
줄었다. 또한 중간기착지인 새만금의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철새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고 이곳을 찾아오는 철새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최종 물막이공사가 끝나면서 새만금의 생태계는 이제 완전히 다르게 변할 것이다. 지금도 빠르게 마르고 있는
갯벌을 보면서 철새들과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갔던 많은 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마지막 날은 해창갯벌에서 아침을 맞았다.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기위해 많은 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에서 세워놓은 솟대와 장승이 세찬
새만금의 바닷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들은 그 곳에서 새만금을 떠나보내는 행사로 주변에서 주운 조개껍데기나 기념이 될 만한
것들을 넣고 짧은 인사말을 적은 뒤, 며칠 전에 환경연합에서 만든 조개무덤 주변에 빙 둘러 붙였다. 해창갯벌을 비롯한 많은 갯벌들이
이제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과 지금 세게 불고 있는 바람이 몇 년 후면 바닷바람이 아니라는 것에 아쉬움만 남았다. 갯벌에서 나와서
새만금간척사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지 전시관을 찾아 둘러보았다. 전시관 바깥에 커다랗게 적혀있는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보자 피식 웃음만 나왔다. 전시관 내부에는 새만금간척사업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 토지를 조성할 것인지 모형을 만들어 전시해 놓았다.
농지조성을 기본으로 생태공원도 만들고 휴양시설로 골프장, 철새서식지도 따로 만들어 놓는 등 계획된 많은 사업들이 친환경을 앞세워
추진되고 있었다. 하지만 2층에 마련된 망원경으로 방조제가 건설되고 있는 현장과 간척지로 변할 끝없는 갯벌을 보면서 친환경개발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이 되었다. 핑크빛 계획으로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나중에 일어날 피해는 무시한 채 이뤄지고 있는
새만금개발사업… 현장에서 직접 보니 사라져버릴 새만금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 현장체험으로 우리들은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비록
2박3일이라는 시간은 매향리와 새만금을 깊숙이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 방송매체를 통해서만 보고 들었던
사실들이 이제는 각자의 생활 속에 들어가 자신들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보고 듣는 것 이상으로 직접 느끼는 것이 환경운동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환경대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는 행동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에도 바이엘에서는 제3기 바이엘환경대사를 모집하고
있다. 1기와 2기의 바이엘환경대사들처럼 패기 있고 환경에 대해서 올바른 생각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이 뽑힐 것이라고 믿는다.
젊은이의 가장 큰 재산은 젊다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된다. 젊은이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환경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젊으니까 우리는 행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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