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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말 환경이 비상한 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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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

개발 광풍을 온몸으로 막아온 환경운동가들이 ‘환경비상시국’을 선포했다. 정말 환경이 비상한 시국인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국토면적은 628평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여기에 70% 가까운 산림 등을
제외하면 실제 개발가능한 면적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개발이 가능한 지역의 대부분은 이미 개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개발로 환경에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교부 국토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0여년간 환경부하가 15만배 증가했다.
더구나 생태파괴지수는 생태적 생산능력의 9배 이상을 초과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리하여 수도권 전역에 악성오염물질로 가득한 스모그가 수시로 발생한다. 환경부는 산성비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2000년에 6조원, 2005년에는 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지난 2002년 2월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환경지속성지수가 세계 142개국 중 136위라고
발표했다. 국가가 환경파괴를 하지 않고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지표화한 환경지속성지수에서 우리나라는 환경오염상태 100점
만점 중 19점을 받았으며, 환경부하를 줄이려는 노력은 16점을 받아 138위를 했다. 또한 단위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량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의 경우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에 비해 2배가량 높다. 그 만큼 국토와 자원이 남용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만으로도 환경은 위기다. 그런데 위의 상황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 상황이다.
그렇다면 당선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원칙과 신뢰’, ‘변화와 참여’, ‘7천만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직후 한 말이다.
2001년 3월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노 대통령은 “갯벌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대규모
갯벌의 상실에 무조건 동조할 수 없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1~2년간 더 연구 검토를 거쳐 시행여부를 결정짓자”며 사실상의
유보·반대안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정반대다.
원칙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변절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왜 변절하게 되었는가?

2002 대선유권자연대는 노무현 후보의 환경공약이 반개혁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정부의 보수적인
안과 다른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1월 24일 인수위원장 명의로 발표된 새정부 개혁과제에 환경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환경보전을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제조치들이 노무현 참여정부에 의해 손쉽게
무너지고 있다. 전국 골프장 230개 건설 및 이를 위한 규제 완화, 토지수용권과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관리지역 내의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등 노무현 정부의 각종 개발정책에서 환경을 고려한 흔적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새만금 간척사업도 전혀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고, 부안 사태로 대변되는 핵폐기장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의해 전국
차원의 갈등으로 확대될 양상이다. 국토를 지켜나가야 할 환경 관련 정부기구는 개발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각종 개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 공론화와 논의 과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밝힌 이같은 위기의 실체들조차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노무현 정부는 장기화된 경제침체를 온갖 개발정책의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단기 경제부양책으로
경제를 건실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환경파괴를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은 개발독재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환경이
파괴되면 경제도 없다는 것은 이제 21세기의 상식이다.
얼마 전 한 방송사 기자로부터 환경기사를 웬만하면 다루지 말라는 데스크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하는
언론의 역할을 거부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책임을 어찌 지려는가?

우리가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것은 한번 망가진 국토는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한 회복불가능성 때문이다.
회복이 가능하다하더라도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환경파괴는 못쓰는 국토를 만들어 국민을 고통 받게 만드는
행위다. 그러므로 환경파괴는 또 다른 매국에 다름 아니다.

이 글은 피디연합회(pdnet.or.kr) 12월 2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글/ 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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