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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운동과 17대 총선이 남긴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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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의 야3당에 의해 시작된 탄핵정국은 수십만명 시민들의 촛불시위, 17대 총선,
헌법재판소의 기각 판결을 거치면서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 같은 2개월의 순간들을 역사 속에 남기고 막을 내렸다.

ⓒSBS

돌이켜 보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에 의해 가결된 ‘3.12 국회 대통령 탄핵’은 50년간
굴절되고 왜곡된 우리 정치사를 반영한 것이다. 설사 탄핵에 찬성했건 반대했건 그 옳고 그름에 앞서 우리 국민들은 50년간 지배해온
정치가 지극히 비정상적이었으며 비극적이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험난한 과정을 통과해야만 하고 이를 통해
정치의 새로운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밖 에 없었다. 그런데 이 험난한 과정은 불가피하게 국민들의 참여를 필요로 하고 때로는 강력한
시민저항을 요구한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편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왜냐하면 정치권은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대립과 갈등만을 키우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 역할이 바로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부정부패, 정경유착, 당리당략, 지역주의 등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변질되고 오염된 정치를 바로 잡는 것은
온전히 국민들의 몫인 것이다.
결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사태의 발생은 50년간 왜곡된 정치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시대적 요망이며 국민들은 이를 선택하고
결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다수의 ‘탄핵반대’의 여론이며 17대 총선의 결과로 증명되었다.

ⓒSBS

자발적인 시민들의 탄핵반대 민주화운동은 역사적으로는 87년 6월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의 실현과
맥을 같이 한다. 그간의 민주화운동은 독재 권력을 민주화하는 것이었으며, 이것은 6월 항쟁을 통해 실현되어 나갔다. 다음으로
우리사회의 정치개혁의 대상이며 과제는 정당과 국회였다. 결국 스스로의 변화에 실패한 정당과 국회는 부패와 부정의 온상이었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해 왔다. 급기야 국민들의 의사와는 거리가 먼 탄핵이라는 무리수를 두게 되고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한 것이다. 탄핵반대운동의
의미는 오랜 과제였던 정당정치와 국회를 민주화시키는 과정이었으며 17대 총선의 심판을 통해 이 과제를 이룩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치는 완전하게 변화한 것인가. 부족한감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그렇다. ‘탄핵’과 맞물려 치려진 17대
총선의 결과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었다. 개혁주의로 대표되는 열린 우리당의 과반수 확보, 진보적 색채가 강한 민주 노동당이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그 동안 우리 정치사를 지배해 왔던 수구적 정치세력은 역사 뒤로 퇴장하기에 이르렀고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은
합리적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나섰다. 합리성이 결여된 수구 중심의 정치구조에서 보수 – 개혁 – 진보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이 조성되면서
정당과 국회는 가일층 정책정당의 면모를 갖추고 많은 국민들은 이를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탄핵운동과 17대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진정한 의사는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있다. 17대 총선을 통해
본 국민들의 선택은 어떤 특정의 정치세력을 배제하자는 태도가 아니다. 정당의 정치적 신념과 이념을 정당당당하게 국회에서 논의하고
대결하라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원칙을 정착시키라는 요구이다. 이는 국가발전과 국민의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정당으로서의 정당한 대결을
펼치고 이를 국민에게 심판받는 정치가 이루어져한다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중심은 언제든지 정당과 국회가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정치권이 이런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또한 정당과 국회의 구조 개혁은 다양한 개혁정책을 수용하고 실현 하는가에 달려있다. 형식의 개혁은 내용의 개혁에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과거의 부정적인 역사에 의해 형성된 전 근대적인 문제들의 개혁, 국가 경제의 발전, 시대의 발전에
따라 형성된 새로운 과제로 인해 중첩된 사회현상을 겪고 있다. 남-북 문제의 평화적 해결, 언론개혁, 시장개혁, 관료개혁 등
뿐 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경제·사회의 비전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당장에는 취약한 경제 활성화와
고용에 대한 안정성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러한 다양하고 다중의 과제에 대해 정당과 국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국가적 비전을 검토하고 고민해야만 한다. 이런 과정이 진행될 때 우리사회가 ‘탄핵정국’에 지불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때로는 발생하지 않으면 좋은 사회적 이슈들이 우리 국민 앞에 제기된다. 그렇지만 국가사회의 변화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회피해서도 안되고 회피할 수도 없다.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의 요체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국민을 위한 정치변화를 끊임없이 요구하지 않는다면 정치 기득권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한 요구하는 과제는 분명해졌다. 정당은 정책으로 승부하고 그 승부에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 편법이
아닌 국민들의 의견과 심판으로 결정해야만 한다. 17대 총선이후 조성된 정치지형이 어느 정치세력에게 우세하고 불리한 정국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다가올 2006년, 2007년, 20008년 선거로 연결되며 변화의 연속과정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권은
너나할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명과 평화, 평등을 지향하는 미래가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내고 실현시키는 과정이어야만 한다. 다시금 탄핵반대운동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위대함과 성숙함이
입증되었다. 이제 이를 실현시키는 것은 정치의 몫이다.

글/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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