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초록정책 활동소식

[참가기]2003년 전국 환경활동가 워크숍 ②

유명한 곳이지만 나는 그저 막연하기만 했다.


마을
인근에 있다는 것도 생소했지만, 유명세에 비해 찾는 이들이나 절사의 규모는 아담하여 어찌보면 적막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천왕문에 반전평화, 생명평화기도회 알림 플랜카드가 한 벽면에 꽉차게 걸려있는 것이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있겠구나’하는 예감이 들었다.
기조연설을 위해 단상에 올라오신 도법스님은 실상사의 첫인상처럼
아담하지만 비범한 기운을 가지신 분이었다. ‘지리산에서 꿈꾸는 생명?평화의 세상’이 아니라 ‘지리산이 꿈꾸는’으로
고쳐야 한다는 말씀은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은 나에게 실상사를 떠나온 지금까지 인상적이다. 노고단 등반기념
연설에서도 전쟁으로 인한 환경파괴, 현재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북핵관련 전쟁설에 대한 앞으로의 대응등 범국가적인
현 상황에 대한 그 분의 의견은 노고단 아침의 운해같이 산자락들을 뒤덮으며 넓게 펼쳐지는 흐름에 감동을 끌어내는 힘이
느껴졌다.

5년만에 다시 찾은 노고단은 내가 산행을 좋아하게 된 계기이며 또한 산행에
대한 염려가 생기게 된 계기이다. 과거에 성삼재 포장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산자락을 우러러보며 반드시 매년 이곳을
다시 찾으리라는 맘을 먹었었지만 좀처럼 올 수 없었다. 마침 올해 전국환경활동가workshop 프로그램에 노고단 등반과
토론마당 ‘도로 건설과 환경파괴, 그리고 생태적 삶’에서 다룬 ‘삼재도로에 의한 환경파괴’등에서 자연을 즐겨 찾고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갖게 되었다. ‘나-인간은 지리산-자연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봐야 할 것이고
이는 나와 자연을 분리해서 보는 관점이 아니다’ 라는 것, 곧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실상사 절 뒤편 약간 허물어 튼 길을 따라 가면, 컨테이너 4-5개 정도의
규모의 작은 학교가 있다. 그 입구에는 선생님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같이 나무로 만든 편지함이 있는데, 주변에 당근밭등
논밭들과의 어울림이 인상적이었다.


개울을 지나 뒷길로 가다보면 머지않은 곳에 흙으로 지은 집이 있다.
대(竹로) 만든 문틈으로 소박한 마당이 보이고, 뜰에는 고무통 물위에 떠있는 작은 연잎들, 그 옆에 이끼 낀 돌들,
황토색의 흙벽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나니 산꼭대기에 해가 걸리고, 찬 공기가 내려앉을 무렵 해바라기 잎에 앉은 청개구리와 풀잎에 맺힌
이슬을 발견했다. 그들이 내가 살고 있는 일상적인 도시생활에도 들어올 수 있기를 바란다.

춤 동작에 감정을 싣고노천에서 노래공연을 보는 것은 일상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실상사라는 공간에서 더욱 소중하고 마음깊이 새겨지게 되는 것은 지리산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 곳에 살고 있는 생명들,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있는 지리산, 그리고 실상사와의 조화가 비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것이 도시에도 내려올
수 있게 하는 것이 환경활동가로서 고민해야 할 그 것이 아닌가 막연하게 그려본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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