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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다목적 댐들, 돈이 줄줄 샌다


ⓒ 시사저널 이상철

3월22일 ‘물의 날’만 돌아오면 되풀이되는 논쟁이 있다. 댐 논쟁.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2011년 물부족론을 내세우고, 반대하는 측은 환경파괴론을 주장한다. 심지
어 최근에는 정부가 내세우는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론’조차 허구라는 주장까지 나왔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
조). 댐을 둘러싼 논쟁은 시각
차로 인해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 다만 그동안 건설된 댐들의 비
용 편익을 계산해 보면, 댐의 경제성을
판단할 수는 있다.

2000년 동강 댐 논쟁이 한창일 때, 국무총리실 산하 물관리위원회가 동강
댐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다목적
댐의 사업 효과를 분석한 바 있다(이 자료는 동강 댐 논쟁에 가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건축환경연구소
광장의 김 원 소장과 김영오 교수(서울대·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팀이 작
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다목적
댐 12개 가운데 완공 후 경제적 가치가 있는 댐은 소양강댐뿐이다. 안동댐
을 비롯한 나머지 11개는 건설
전에 비해 비용 편익이 크게 떨어져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제적 가치만 놓고 보았을 때
건설될 필요가 없는 댐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강댐 공동조사단 연구팀, 12개 댐 조사

댐을 건설할 때에는 사전에 타당성 조사를 벌인다. 이 때 댐의 비용 편익
(B/C ratio)을 계산해
비용 편익이 1을 넘을 경우에만 건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도 수십년 동안 댐을 기획할 때마다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비용 편익을 계산해 왔다. 즉 건설될 댐의 가뭄과
홍수 조절 능력, 용수 공급량,
발전 능력 등으로 인한 편익(B)이 투자된 공사 비용(C)에 비해 얼마나 큰가
를 계산해온 것이다. 그런데
한국수자원공사가 타당성을 조사할 때에는 소양강댐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댐 11개도 모두 비용 편익이 1 이상이었다.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김영호 교수 연구팀이 완공 후 비용 편익을 계산해 보니, 수자원공
사 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소양강댐만 비용 편익이 1.06으로 나왔고, 나머지는 전부 1 이하
로 계산된 것이다. 심지어 수자원공사
조사에서 충주댐 다음으로 경제성이 좋다고 평가된 합천댐은 비용 편익이
0.09여서 가장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표 참조).

김영오 교수는 “공사 기간과 비용이 예측치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라
고 설명했다. 편익은 공사 전이나 완공
후나 똑같은데, 비용이 예상치보다 늘었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졌다는 것
이다. 12개 댐의 사업비는 사업
전 타당성 조사 보고서가 예상한 것보다 적게는 1.43배(소양강댐)에서 크게
는 17.72배(합천댐)까지
늘어났다. 사업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상비가 예상보다 훨씬 늘어났
기 때문이다. 주민의 반발이 심했던
합천댐의 보상비는 예측치보다 무려 29.51배나 증가했다. 또 대부분의 댐
이 계획했던 것보다 공사 기간이
더 걸렸다. 특히 3년 완공 예정이었던 부암댐은 실제 공사 기간이 6년이나
더 걸렸다. 늘어난 기간만큼
공사비가 더 든 것은 물론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주장처럼 댐 건설 비용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주민과 합의를 보기 전에 댐을
기획하고 타당성 보고서가 작성되는 한 보상비 증가는 피할 수 없다. 그러
나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비용 편익을
계산하려면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변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타당성
조사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연합뉴스
주민과 사전 협의 없이 댐을 건설하면 보상비가 늘어 댐의 경제성
이 점점 떨어진다.

“수자원공사가 타당성
조사 결과 왜곡”

타당성 조사가 하도 엉망이다 보니, 심지어 한국수자원공사가 댐을 짓기
위해 조사 결과를 일부러 왜곡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 원 소장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 비용을 축소
해 그 댐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처럼 왜곡한 뒤 댐 건설을 무조건 추진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물론 심명필 교수(인하대 수자원시스템연구소장) 말대로 댐은 국민의 안보
나 생명과 직결되므로 경제성이 전혀
없어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이 없는 댐을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보
이게 하려고 사업 비용을 일부러
축소했다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심교수는 “비용 편익을 계산할 때 다양
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서 정확하게
결과를 내놓아야 한국수자원공사도 의혹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
다.

2001년 조사된 우리 나라의 댐은 저수지까지 포함해 1만8천여 개이고, 준
공되어 운영 중인 댐은 1천2백여
개이다. 댐 숫자로는 세계 7위, 국토 면적당 댐 밀도는 세계 1위이다. 그런
데도 정부는 물이 부족하다며
2011년까지 26개를 더 건설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주민
과의 마찰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이미 건설된 댐들까지 다양한 분쟁의 불씨를 낳고 있다(아래 상자 기사 참
조).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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