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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메시지-시] 꽃이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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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시인)

귀멀고 눈멀어 꽃이 떠나간다.
수몰지구의 이주민처럼
전쟁이 있고 전쟁의 소식이 있고
전쟁을 바라보는 네 눈동자 안에서 꽃이 떠나간다.
사람이 살지 않는 먼 곳으로
전쟁에 중독된 붉은 눈의 기억을 지우며
꽃이 떠나간다.
나는 이제 꽃을 돌아오라 할 수 없다
사막에서 상추 잎처럼 피어나다
포성에 오그라든 어린아이의 손에
방아쇠를 당기다 지문이 닮아 가는 어른의 손에
어떤 상징으로도 꽃을 전해주지 못한다.
꽃의 체온을 알리지도 못한다.
전쟁의, 생채기마다 꽃을 피우지도 못한다.
슬픔지대에 꽃으로 정밀폭격하지 못한다.
전쟁에 중독된 인간의 땅에서 꽃들이 떠나간다.
말문 막히고 억장 무너져 꽃이 떠나간다.
저기 꽃이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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