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2004아시아환경현장]숲이 사라지면 카얀족도 사라진다.벌목현장 보르네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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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디항에 정박한 벌목운반선 – 조용한 강변도시 마루디는 바람강 상류 벌목현장의 전진기지로 일몰을 배경으로
벌목운반선과 크레인이 육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열대우림으로 유명한 보르네오섬에 도착해보니 말레이시아 반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보르네오섬은
지구에서 세번째로 큰 섬으로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동부 말레이시아 세 나라로 나뉘어져 있다. 말레이시아 영토는 사라와크(sarawak)주와
사바(sabah)주가 자리잡고 있다. 사라와크주 동쪽 끝 부분에 있는 바람(Baram)강 하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마루디(Maruri)까지는
고속보트를 타고 2시간 올라가야 한다. 선착장 바로 상류에 브루나이로 이어지는 다리가 있다. 다리만 건너면 곧 국경이다. 배를
기다리는데 목재를 가득 실은 바지선이 내려온다. 말로만 듣던 벌목현장에 가까이 온 것을 실감한다.

지금은 건기이기 때문에 목재를 선박을 통해 운반하지만 우기에는 상류 벌목현장에서 그대로 물에 띄워 내려보낸다고 한다. 벌목현장이
내륙 깊숙이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목재를 운반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절감된다. 하지만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인명사고도 필연적이다.
운송비를 절감한다면 그 이윤 하나만으로 여러 가지 피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벌목업자들의 생각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라와크주는 말레이시아 13개 주 중에서 가장 큰 주로 몇개의 도시와 플랜테이션 농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글로 이루어져 있고,
이반족을 비롯해 카얀, 비다유, 다약 등 다양한 종족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우리가 찾아간 우마바왕주민협회(UBRA)는
카얀족을 중심으로 숲을 지키는 활동을 전개하는데, 회장인 족 자우씨는 지구의벗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우마바왕은 ‘호수위의 집’을 의미하며, 바람강 상류 강변에 위치한 카얀족 마을이다. 이들은 땅에서 일정한 간격을 둔 높이에 나무로
세워진 롱하우스에서 살며, 강을 이동통로로 삼고 숲에 의존해 살아왔다. 숲은 가장 중요한 영양분인 단백질과 과일 등의 먹을거리,
집, 각종 도구들을 제공해주었다. 하지만 산업적 벌목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삶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자료에
따르면 1950년과 1990년대 사이에 사라와크의 숲 46%가 파괴되었다. 결국 우마바왕 공동체는 생명과 같은 숲 자원을 지키기
위해 1987년 UBRA를 조직했고, 지금까지 지도 제작을 비롯해 말레이 공식언어를 모르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나는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브루노 만세’(Bruno Manser)라는 스위스의 환경운동가에게 관심을 가졌다. 만세는 1983년
말레이시아에 처음 입국한 이후 사라와크 페난족과 함께 장기간 생활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벌목에 저항하도록 독려하였다. 수렵과 채집은
상대적으로 넓은 토지를 사용하는 생계양식인데, 벌목을 하게 되면 그런 생계양식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만세와 페난인들은 벌목장비
앞에서 벌목반대 시위를 하고, 말레이시아 연방정부와 사라왁 주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냈으며 국제적인 환경운동단체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따라서 만세는 사라와크과 말레이시아 정부에게 일종의 정치적인 적이었다. 만세는 지금 실종되고 없다. 주정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하지만 그의 뜻을 이어 많은 지역공동체가 숲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커다란 성과를 가져온
‘한 알의 씨앗’에 대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했다.

▲ 카얀족의 전통악기인 사페(sape)를 연주하는 우마바왕주민협의회의 족(jok). 기타와 비슷한데 사라왁을 상징하는
새인 hornbill의 형상을 하고 있다.

족(Jok)과 샤깅(Saging)을 비롯한 그의 친구들이 우리를 위해 까얀족 전통악기인 사페(Sape)를
연주해준 밤, 우리는 그들의 노력이 사라왁 숲을 지키는데 반드시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글, 사진/ 무안의제21 김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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