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을 두고 핵위협, 전쟁위협이 만연하고 있다. 전쟁은 최악의 선택이다. 전쟁은 모든 생명과 자연을 가리지 않고 파괴한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으며 우리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철저히 파괴할 뿐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저버리더니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문제 삼아 ‘정전협정을 폐기하겠다’며 전쟁위협의 수위를 더해 갔다. 핵폭격기 B-52와 핵잠수함 ‘샤이엔(Cheyenne)’의 등장에 대해서 “핵으로 위협하면 그보다 더 강한 핵공격으로 맞설 것”이라고 위협 공세를 이어갔다. 전쟁과 핵 위협은 북한 스스로도 자멸하는 길인데 이런 소아병적인 태도로 국제사회에서 얻을 것이 없다.
북한의 이성을 잃은 핵위협, 전쟁위협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와 미국 역시 유아적이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국방부는 기자들을 모아놓고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자랑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결의를 이끌어냈다. 기존 제재 내용이 권고조항에 그쳤던 것을 상당 부분 의무화하고 제재 범위도 넓혔다.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궁지로 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핵선제 공격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제2의 조선전쟁’을 위협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규모는 줄였다고 했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겠다며 핵폭격기를 8일과 19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고, 핵잠수함을 13일부터 부산항에 정박해 23일까지 한·미 합동훈련에 참가시키고 있다. 남북이 서로 공멸하는 어리석은 핵전쟁의 위협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이는 이중적이고 자기모순적인 태도다. 박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 기술인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기술을 허용하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을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우라늄 농축은 미국의 우라늄 농축 공장에 지분투자로, 재처리 문제는 파이로프로세싱 한·미 공동연구 10년으로 이미 잠정 합의를 보고 실무작업만 남은 상태인데도 개정시한 1년을 남겨놓고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갑자기 핵무기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하고 미국을 압박하는 행위다. 북한 핵실험 도발에 박 대통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미 양국과 북한의 정치인들이 벌이는 핵과 전쟁 위협은 달리 해답이 없다. 서로 무기를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전쟁을 겪었고 올해가 정전 60년이 되는 해다. 전쟁이 얼마나 무참히 삶과 정신을 송두리째 파괴하는지 잘 알고 있는,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들이 더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 전쟁위기를 높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60년 전의 전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다. 남북한 모두가 사라져버리고 한반도는 향후 수백년간 살 수 없는 땅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공멸을 막지 못한 세대로 기록되어서는 안된다.
서로를 향해 위협하면서 달리다보면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상태가 올 수도 있다. 지금은 우선 이성을 되찾고 진정해야 한다. 즉자적인 반응과 공격적인 언행은 피하고 한번 쉬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무기를 드는 이에게 오히려 무기를 버린 빈손을 보이고 대화를 요청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땅을 두고 벌이는 죽음의 도박을 중단하라. 무기를 버리고 대화를 시작하라.
*성명서로 쓴 글을 3월 27일자 경향신문으로 기고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저버리더니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문제 삼아 ‘정전협정을 폐기하겠다’며 전쟁위협의 수위를 더해 갔다. 핵폭격기 B-52와 핵잠수함 ‘샤이엔(Cheyenne)’의 등장에 대해서 “핵으로 위협하면 그보다 더 강한 핵공격으로 맞설 것”이라고 위협 공세를 이어갔다. 전쟁과 핵 위협은 북한 스스로도 자멸하는 길인데 이런 소아병적인 태도로 국제사회에서 얻을 것이 없다.
![]() |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규모는 줄였다고 했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겠다며 핵폭격기를 8일과 19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고, 핵잠수함을 13일부터 부산항에 정박해 23일까지 한·미 합동훈련에 참가시키고 있다. 남북이 서로 공멸하는 어리석은 핵전쟁의 위협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이는 이중적이고 자기모순적인 태도다. 박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 기술인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기술을 허용하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을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우라늄 농축은 미국의 우라늄 농축 공장에 지분투자로, 재처리 문제는 파이로프로세싱 한·미 공동연구 10년으로 이미 잠정 합의를 보고 실무작업만 남은 상태인데도 개정시한 1년을 남겨놓고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갑자기 핵무기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하고 미국을 압박하는 행위다. 북한 핵실험 도발에 박 대통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미 양국과 북한의 정치인들이 벌이는 핵과 전쟁 위협은 달리 해답이 없다. 서로 무기를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전쟁을 겪었고 올해가 정전 60년이 되는 해다. 전쟁이 얼마나 무참히 삶과 정신을 송두리째 파괴하는지 잘 알고 있는,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들이 더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 전쟁위기를 높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60년 전의 전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다. 남북한 모두가 사라져버리고 한반도는 향후 수백년간 살 수 없는 땅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공멸을 막지 못한 세대로 기록되어서는 안된다.
서로를 향해 위협하면서 달리다보면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상태가 올 수도 있다. 지금은 우선 이성을 되찾고 진정해야 한다. 즉자적인 반응과 공격적인 언행은 피하고 한번 쉬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무기를 드는 이에게 오히려 무기를 버린 빈손을 보이고 대화를 요청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땅을 두고 벌이는 죽음의 도박을 중단하라. 무기를 버리고 대화를 시작하라.
*성명서로 쓴 글을 3월 27일자 경향신문으로 기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