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던 3월 9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2주기 추모/우정의 탈핵 축제인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이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원자력의 불편한 진실을 알려 이 땅위에 후쿠시마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을 염원하는 시민참여 축제의 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을 위시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시청 앞 광장에 모여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의 장을 마련하였다.
오프닝을 장식한 합천평화씨알합창단의 공연과 함께 각 부스에 다양한 행사가 시작되었다. 그린피스 코리아는 후쿠시마 피해자 인터뷰 영상을 보이며 후쿠시마를 잠시 잊었던 시민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나눔문화에서는 “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라는 작은 책자를 배포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먹을거리도 풍성했다. 화덕에 끓인 수프와 죽을 준비한 하자 작업장학교를 비롯하여 영쉐프의 주먹밥, 한 살림연합의 군고구마와 군감자, k2인터네셔널의 타코야끼 등 다채로운 먹을거리가 넘쳐났다. 먹거리에 이어 체험과 볼거리도 푸짐하게 진행되었다. 환경정의는 인형극 ‘귀 없는 토끼와 자라’를 선보이며 아이들의 호응을 얻었고, 차일드세이브는 핵 없는 세상을 의미하는 해바라기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피해자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고 DIY팔찌를 무료로 배포하여 좋은 호응을 얻었다.
환경운동연합은 태양에너지로 굴러가는 장난감 자동차 경주인 “썬카라이더”를 준비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부스 앞에 서서 관심어린 눈으로 자동차의 경주를 지켜보았다. 경주에 앞서 태양광이 어떻게 에너지로 전환되는지 설명하고 아이들은 친환경적인 에너지 대안을 체험했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태양광 자동차 상용화를 이끌 세대가 될 것이다.
이한철 밴드, 페스테자 등의 공연으로 폐회식을 갖고 이어서 탈핵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진행자와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시청 도로를 돌며 춤과 노래를 버무린 흥겨운 퍼레이드였다. 참가자들은 그 밝은 분위기 속에서 핵 없는 세상이 곧 오리라는 희망을 함께 염원하였다.
삶의 터전을 잃은 후쿠시마의 주민들을 보며 같이 가슴아파하고 고향의 회복을 기원한 귀한 시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남녀노소를 떠나서 많은 이들이 원자력은 더 이상 우리의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 속 깊이 새겼을 것이다. 내년에는 후쿠시마에 좋은 소식이 들려와 기쁨의 한마당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 : 이지언, 한숙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