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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대형사고 가정하지 않은 무책임한 한수원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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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탈핵울산공동시민행동, 경주핵안전연대, 반핵부산시민대책위는 지난 12월 10일, 월성원전 1호기와 고리원전 1호기 사고피해 모의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21일 영광과 고리원전 1호기로 수행한 원전사고 모의실험에 이은 두 번째 분석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평가 프로그램인 SEO code(세오 코드)를 이용해 인명피해를 분석하고 박승준 교수의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피해액 계산』 (朴勝俊, 2003)을 한국의 핵발전소에 적용한 것이다.

1차 때는 고리원전에서 부산시로 바람이 불 경우에 급성사망 4만8천명과 장기적인 암사망 75만명의 인명피해가 예상되었고 부산시 전력에 피난조치를 취하게 되면 628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번 2차 실험에서는 1차 실험 때보다 경제적 피해가 훨씬 높게 나왔다.
월성 원전 1호기 울산 방향으로 바람이 불 경우 급성사망 2만여명, 암사망 70만3천여명으로 인명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피난조치를 취하게 되면 최고 1천19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었다. 이는 2010년 명목 GDP의 87%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손실이다.

(관련 자료 링크 http://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statement&wr_id=19264&page=0)

<월성원전 1호기에서 거대사고 발생 시 울산과 대구 방향으로 바람이 불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는 이 분석에 대해 해명자료를 배포하면서 ‘국내 원자로형의 고유안전도 개념과 국제기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명백한 오류’라고 주장했다. 이는 보고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 따른 오해에, 국제적인 자료 중 극히 일부를 원전산업계 측에 유리하게 해석하는데 따른 주장이다. 나아가서 대형 원전사고 발생 자체를 상정하고 있지 않은 안전불감증에 기인한다.

위험한 원자력발전을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또한 끊이지 않고 밝혀지고 있는 온갖 비리, 짝퉁부품, 위조부품 사건이 밝혀지고 있는 마당에 대형 원전 사고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지 않는 것은 매우 무책임 한 것이다.

<한수원 주장>

 ▶ 첫째, 체르노빌 사고시 방출량을 가정하여 국내원전의 사고해석에 적용은 무리임

○ 사고가정은 발전소의 상태, 안전설비 고장 등 가정을 통해 원자로 종류, 핵연료 형태, 발전소 안전설비, 격납용기 특성 등을 반영하여 방사성물질의 환경으로 방출량을 평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나 전혀 고려되지 않음
– 체르노빌 원전사고시 방출량은 흑연감속재사용, 출력폭주 등으로 인한 화재발생, 격납용기가 없어 수소폭발에 의해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된 반면,
– 국내원전은 출력제어, 감속재로 물을 사용하여 화재 발생가능성이 없고, 수소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피동형수소제거기(PAR)가 설치되어 있으며, 수소폭발이 발생하더라도 격납건물이 견고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가정임

이번 영광과 고리원전 1호기 사고피해 모의실험에 사용된 세오 코드(SEO code)는 미국 원전안전규제기관인 핵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ttee)가 예상하고 있는 가압경수로 원전의 9가지 사고 유형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 핵규제위원회는 가압형경수로 원전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에 따라서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격납용기가 파괴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격납용기와 격납건물 때문에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자력 산업계의 주장과 달리 그동안 원자력 산업계가 예상하지 못하는 과정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격납건물이 파괴되었다.

이번 모의실험에서는 미국 핵규제위원회가 상정한 최악의 상황은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핵규제위원회는 노심용융에 의한 수증기 폭발로 체르노빌 원전사고보다 심각한 사고로 더 많은 방사성물질이 방출되는 상황도 상정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원전 노심용융사고와 수증기 폭발 사고>

월성 원전은 캔두형 중수로 원전으로 체르노빌과 같이 출력폭주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있어 국제적인 안전 기준을 달성할 수 없는 원전이므로 대형 사고를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전 사고는 예상치 못하는 상황과 과정을 통해서 발생하므로 과거에 발생했던 원전 사고에 대한 방지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서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안일한 태도이다. 더욱이 한수원의 비리와 부품 및 기기 불량에 안전불감증 등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원전 사고를 가정하고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수원이 기존의 주장과 다를 바 없이 주관적인 차원에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국내 원전의 격납건물이 몇 기압까지 견딜 수 있는 지 밝혀야 한다.

<한수원 주장>

▶ 둘째, 국내원전 설계개념은 격납건물이 건전하다면 노심이 손상되더라도 부지경계에서의 방사선량이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최악으로 가정하여 도출된 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함

○ 방사선비상 상황에 따른 대피, 소개 등의 주민보호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주민을 고방사선에 노출된다는 가정으로 피해규모를 과대평가하고 있음

최신 원전 설계 개념에도 불구하고 격납용기와 격납건물이 파괴되는 원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원전 사고를 가정하지 않고 원전을 가동하는 것은 위험시설에 대한 기본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원전 인근 피난 구역을 8~10km 정도로만 잡고 있고 이 지역에서도 실질적인 피난 훈련이 3~4년에 한 번 정도밖에 시행되고 있지 않다. 또한, 원전 사고 시에 원전 인근 뿐만 아니라 기상 상황에 따라 울산, 경산, 대구, 포항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차원은 물론 개인이 원전에 대한 인지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므로 원전 사고 시에 피난조치가 신속히 이루어 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번 원전사고 모의실험에서 최대 피해지역으로 부각된 울산시의 경우 월성 원전1호기로부터 17.5km 밖에 떨어져 있지만 원전 사고에 대비한 방재 물품, 약품, 방재훈련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동해안은 도로가 남북으로 나 있어서 바람이 남북 방향으로 불 경우 동서로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한수원 주장>

 ▶ 셋째, 박교수가 사용한 SEO code는 개인(일본, 세오 타케시교수)이 개발한 코드로서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코드가 아니므로 국내원전에 적용은 곤란함


동 모의실험을 수행한 박승준 교수(일본 관서학원대학 종합정책학부 준교수)는 2003년도에 “일본 원전사고시 40만명 희생과
460조엔 피해를 주장”한 바 있으나,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 뿐만아니라 TMI 원전사고 사고시에도 방사선 피폭에 의한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은 박교수 주장의 허구성을 반증함

▶ 넷째, 경제적 피해 시뮬레이션은 방사선 피폭 피해에 대해 국제적인 평가방법 및 권고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개념을 적용함

○ 매우 낮은 선량에 대해서도 인구수를 고려하여 집단선량(man-Sv)개념을 적용하여 만성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국제방사선방어학회(ICRP) 신권고 등에서 제시하는 집단선량 개념사용의 전형적인 위배 사례임

원전 사고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은 나라별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학계는 물론 원자력산업계에서 적용하고 있다. 세오 코드도 일본에서 관련 전문가들이 개발한 프로그램 중에 일부며 일본 전역의 원전과 대만의 원전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진행된 바 있다.

박승준 교수가 2003년 수행한 모의실험 결과, 40만명 희생자는 고농도 피폭에 의한 급성사망이 아닌 저선량 방사능 피폭에 의한 만성장해로 인한 암사망을 예측한 것이다. 급성 사망은 1년 안에 사망이고 만성장해로 인한 암사망은 50년에 걸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잘못된 반박을 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한수원에서 똑같은 입장을 내어 반박자료를 낸 바 있는데 또다시 똑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03년 일본 오오이 원전사고 피해 모의실험에서 40만명의 암사망은 피난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람의 방향이 도쿄쪽을 향하고 있고 도쿄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350km~400km) 도쿄민들은 피난을 하지 않는다고 전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아 집단피폭량이 늘어 암사망자가 늘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물질 방출이 되기 5시간 전부터 피난이 시작되었고 방출 후 7시간이내에 반경 10km 이내 주민은 모두 소개되었다. 관련 내용은 보고서의 부록C에 나와있다. 신속한 조치 덕분에 급성사망에 이를 만큼의 고농도 피폭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만성장해에 의한 암사망자는 향후 50여년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보이므로 지금 발생하지 않았다고 피해자가 없다고 속단할 수 없다.

세계의 의학 전문가들과 단체에서는 저선량 방사선피폭의 인체영향(만발성 장해)을 밝혀낸 미국 과학아카데미의 BEIR-7 보고서 내용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ICRP도 인정하고 있다. 암발생의 한계값은 없으며 아무리 저선량이라 하더라도 집단피폭의 과정에서 암발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일부, 원자력계에서 100밀리시버트 한계값설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분석에 적용한 ICRP의 암사망 리스크 계수(500명/만명Sv)는 과소평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오코드를 개발한 세오 박사는 고프만(Goffma)의 연구를 지지해서 1만명시버트 집단피폭 시 500명이 아닌 4000명의 암사망자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가정을 고려하여 모의실험했다’고 주장했는데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본 전력회사와 일본 당국도 똑같이 주장했다. 역으로, 한수원 차원의 원전사고 모의실험을 해서 공개하길 요구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기 전에 동경전력주식회사나 일본원자력안전보안원은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노심용융이 일어날 확률은 1천만년에 한번 꼴이라고 했지만 세 개의 원전에서 동시에 노심용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이들은 계속 ‘예상외의 사고였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편, 비상디젤발전기가 동시에 멈추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만약에 이런 사고를 미리 예상했다면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번 원전 사고 모의실험은 최악의 원전사고를 가정한 것도 아니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반영해서 진행된 것이다. 오히려 암사망 리스크 계수나 비용 산정에서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했고 사고 수습비용, 오염 제거비용, 폐기물 처분 비용 등의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등을 누락했다.

원전 사고는 다른 사고와 달리 한 번 발생하면 향후 수십년간에 걸쳐 인명피해와 경제피해가 발생한다. 원전 사고 자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어떤 대책과 조치를 취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데에 필요한 지 논의하는 것이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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