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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사고 모의실험, 자기가 하면 정론보도, 남이 하면 허무맹랑, 황당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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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지난 29일자 사설에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주 발표한 영광과 고리 원전 사고 피해 모의실험 결과에 대해 단체 실명을 들어 ‘허무맹랑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국내 원전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무리한 상황을 전제로 한 실험 결과’라며 심지어는 ‘황당무계’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체르노빌 사고에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28명이다’라며, ‘과학적 사실과 합리적 추정’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무리한 시나리오로 공포를 과장’해서 ‘국민 불안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전기소비 급증도 시민들 탓인 것처럼 질책하면서 ‘전기를 아껴 쓰지도 않고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면서 원전도 거부한다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대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동아일보의 이러한 사설은 매우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인 객관성마저 망각한 태도로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동아일보는 그동안 1957년 미국을 시작으로, 독일, 일본 등에서 이루어진 원전 사고 모의실험 연구 전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입장에 맞지 않으면 학문적 성과라 할지라도 무조건적으로 깎아내리고 비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관련 전문가와 진행한 이번 작업은 기존 연구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고 학문적인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작년 신동아에서 발표한 원전사고 시뮬레이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도 이를 대변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최초로 경제학적인 기법을 이용해 경제적 피해까지 산출한 것이다.






*▲ 신동아 원전 사고 시뮬레이션 예측 그림 중-영광원전 영광1호기 폭발 시 수도권의 피폭량(초속 3m 남풍이 고정적으로 부는 경우 가정) ⓒ 신동아


동아일보 월간지인 신동아는 작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5월호에서 ‘[최초공개] 美 국방부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한국 원전사고 피해 시뮬레이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국 4개 사이트의 원전에서 체르노빌급 원전사고가 발생했음을 가정하고 반경피해는 물론 수도권이나 특정 대도시쪽으로만 바람이 고정적으로 불 경우도 가정해서 모의실험을 했다. ‘고리 1호기 폭발하면 부산 포함 38㎞까지 피폭…현장사망 3864명 후유증으로 10년 이내 3만9100명 병사’라고 부제까지 달았다.


이 기사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장담했다. 그러나 지난 한 달간 세계가 목도한 것은 그 약속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증명이었다. 예측과 기술검토를 넘어서는 상황 앞에서 사고는 불가항력이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 역시 분명해졌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 지극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 원전사고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지 뼈져리게 깨달았다.


동아일보와 한국 원자력마피아가 주장하는 것처럼 후쿠시마에서 노심 용융 사고는 ‘상정 외’ 사고였다. 전혀 예상하지 않는 사고였다. 일본 원자력마피아와 동경전력도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런 사고는 일본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일어났다. 그리고 수십 만 명이 피난하고 있고 고통 받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암, 백혈별, 심장질환, 안과질환 등 갖가지 사고로 희생을 당하게 될지, 얼마나 많은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들이 각종 유전장애로 고통받게 될지 알지 못한다. 다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6년의 경험으로 어렴풋이 예상을 할 뿐이다.


동아일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직접 사망자가 28명이라고 했는데 사고 수습을 하던 노동자들이 과다피폭으로 수 일 내에 사망한 이들만 30명이 넘는다. 이후 사고 수습에 동원된 노동자 4만 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30~40대였다. 우크라이나 방사선연구소는 2,500명의 추가 사망자를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보건 당국은 350만 명이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백내장과 심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는데 안과질환은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엔인구 사무소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에 영아 사망률이 유럽에 두 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간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어린이가 1천명인데,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대량의 불임사태를 불러왔음이 밝혀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수 백 만 명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피해자,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자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이들을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또한 시민들이 전기소비의 주범인 것처럼 비난했는데, 최근 전기소비급증의 원인은 전기 소비 비중 55% 가량을 차지하는 산업부문이다. 값싼 전기요금 특혜로 2010년에만 2조 1천억원의 특혜를 입은 산업계가 한전 적자의 원인을 제공한 이들인데, 전기요금 인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시민단체들은 전기절약에 앞장서며 전기요금 정상화를 요구해왔으며, 위험한 원전 전기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여러 중장기적인 대안시나리오부터 실천까지 다양한 대안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일보의 왜곡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주),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학회 등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동아일보는 이번 사설로, 원자력마피아의 기관지임을 자인한 것이다.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원자력마피아들의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건강한 비판은 언제나 환영이며, 공개 토론도 환영이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고 수준 떨어지는 비난으로 특정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면서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범죄행위다. 나아가 원전사고 피해자들을 모독하는 것은 사죄해야 할 행위다. 환경운동연합은 동아일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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