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비용은 4배 효과는 마이너스, 경제성 없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국내에서는 2008년 12월 제255차 원자력위원회에 따른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 장기추진계획’에 의해 2028년까지 소듐냉각고속로의 원형로를 장기과제로 개발중인데, 이는 지난 11월 21일 발표된 4차 원자력 진흥 종합계획(안)에는 “미래 신기술 확보 및 연구 기반 확충”이라는 내용으로 확인되고 있다. 올해 경북도에서 발표한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 내용 가운데 ‘제2원자력연구원’에서 ‘소듐 고속 냉각로’와 ‘파이로 건식처리’를 연구할 계획이 제시되어 있다.



이름을 외우기도 어려운 이 계획들은 과연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으며, 정말 장밋빛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 지난 23일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 고속 냉각로의 근본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에 나선 마쓰야마 대학 장정욱 교수는 소듐냉각고속로와 재처리 공장은 경제성, 안정성, 자원의 효율성, 핵 비확산성 어느 것도 성립되지 않는, 실험실 수준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교육과학 기술부 및 원자력 연구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 이날 토론회는 환경연합과 탈핵교수모임 및 국회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재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과연 얼마?


장교수는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로카쇼무라의 예를 들어 재처리 시설의 막대한 비용에 대해 말했다.

1993년 착공되어 2006년 완공 예정이던 로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은 2012년에야 완공예정이며, 건설 비용은 애초의 7000억엔에서 3배이상 불어난 2조3000억엔에 이른다. 또한 가동을 못 하는 상태에서 공장유지비만 1년에 1000억엔이상 들어가고 있다.


재처리 방식은 직접 처분에 비해 4배 가량이라는 비공식 자료가 있으며 2011.11 일본 원자력위원회도 2배의 비용이 든다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




ⓒ 장정욱 교수 ppt.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의 재처리공장. 건설 비용은 애초의 7000억엔에서 3배이상 불어난 2조3000억엔(322조원, 국내 신고리1호기 건설비용은 약 2조 4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한국의 ‘파이로 프로세싱’비용은 얼마나 들까? 토론회 자리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원자력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종합 파이로 시설 예비 개념설계 및 비용평가”라는 보고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비공개’설정되어 있어서 그 내용을 알 수는 없다.




재처리는 고준위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추진측은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 고속로를 통해 핵연료 재활용을 통해 고준위폐기물처분장 면적을 1/100로 줄일 수 있으며, 반감기 단축을 통해 관리기관을 1/1000로 단축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라늄 원료 100을 얻기 위해서는 천연우라늄 830을 투여해야 한다. 100의 원료 가운데 5.9%만이 핵연료로 이용되고, 1%의 플루토늄과 93%의 열화 우라늄(타지 않은 우라늄, 우라늄 238, 핵연료로서의 유효 성분인 235U의 동위원소 존재비가 천연의 것(0.72%)보다 적어진 우라늄)과 초우라늄(TRU, 우라늄보다 무거운원소)과 3~4%의 핵분열 생성물이 나온다. 추진측은 이 열화 우라늄 이용을 염두에 두고 ‘95%재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 장정욱 교수 ppt.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해서 원소들을 분리하는 과정의 모식도. 이 과정에서 세라믹 용기, 사용후 핵연료를 분리해내는 용융염 등 새로운 고준위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장교수는 재처리 후의 열화우라늄에는 핵분열성 물질과 같은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사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프랑스나 일본 등은 열화우라늄을 재처리가 아니라 농축을 통해서 MOX연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즉, 재처리 기술이 아니더라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농축 우라늄만으로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말 재활용이 목적이라면 재처리 추진파는 핵연료 농축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한 우라늄238 이용 방안을 먼저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이로 프로세싱의 핵연료 분리 과정에서 사용하는 용매나 기기들이 모두 고준위 기물이 되는 상황에서 과연 폐기물이 줄어들 지 의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습기와 반응하는 나트륨, 폭발에 대한 대책은?


장교수는 소듐고속로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다. 재처리를 거친 연료는 기존의 경수로 방식에서는 사용이 불가하기 때문에, 고속로는 파이로 프로세싱의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고속로의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으로 인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고속로의 냉각재인 소듐(나트륨) 자체가 위험한 물질이다. 물과 결합하면 격렬하게 반응하며, 고온(450도 이상)의 나트륨이 공기중 수분과 접촉하면 화재가 일어나고 부식이 생긴다. 일본의 몬쥬 고속로는 1995 12월 폭발 사고가 난 후 2010년 5월 시험가동 됐고, 2010. 8 사고로 현재 중지됐다. 프랑스의 피닉스(1998년 폐쇄)나 러시아를 포함해도 좋고 냉각재 유출로 화재가 안 난 고속로는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원자력 연구원 측은 미국의 EBR2는 작은 사고는 났지만 말한 것과 같은 큰 사고는 안 났으니 단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항의 했다.



또한 소듐은 불투명해서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뭐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2005년 5월에 사고가 났을 때 핀6개가 분실되었는데, 불투명해서 안 보였다고 한다. 수리2~4년, 비용40~100억엔이고 아직까지 가동이 안 되고 있으며 폐로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장정욱 교수 ppt. 후쿠이현에 위치한 몬쥬증식로.  일본은 2011년 3월말 기준 1조810억엔의 공사비가 들어간 ‘꿈의고속로’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333억프랑(약10조원)이 들어간 프랑스의 고속로 피닉스 1% 가동후 폐쇄했다.



경수로보다 빠른 고속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로는 가능한 한 핵분열을 빨리시키기 위해 연료가 많고 연료간 간격이 밀집되어 있는 것도 문제이다. 그래서 노심 가운데 온도가 상승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과정에서 핵폭주가 되기 쉽기 때문에 독일은 100%완성한 원형로 (snr-300)포기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워낙 농도가 높은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처리 공장에서도 피폭을 받기 쉽고, 사고가 났을 때는 아주 강한 방사능 물질이 주변에 확산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워낙 높은 방사능 물질이므로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오염을 제거하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수리가 힘들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안전성의 문제제기에 대해 원자력 연구원에서는 소듐-물 반응은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밖으로 안 나가도록 하는 설비에 신경을 쓰고 있으므로 안전성이 아닌 경제성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최종배 국장은 100%안전한 기술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는지, 단1%라도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기술개발 안 할 것인지 반문하며 핵연료에 관해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능한 기술이 건식처리이며, 소듐 냉각고속로의 화재 위험은 보완해 잘 것이라고 했다.




플루토늄 단독분리만 안 되면 핵비확산성?


파이로 프로세싱 처리가 핵비확산성에 부합한다는 근거는 지저분한 초우라늄 원소(TRU)를 함께 뽑아내기 때문에 플루토늄 단독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교수는 TRU 원료의 분리가 정말 불가능한지, 특히 Cm(퀴륨)의 분리 불가능성에 원자력 연구원에 질문했다. TRU는 자발 핵분열을 하는데 이 Cm은 자발 핵분열을 하면서 제논을 대량 발생시키는데, 제논은 중성자를 흡수하므로 핵분열을 방해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Cm을 제거해야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억제해서 순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원자력 연구원의 명확한 답변이 없었다.


▲ 원자력 연구원의 박성원 부원장. 한국과 종류가 다르고 2계통으로 운영되어 가동률이 높은 러시아와, 군사용인 인도의 고속로를  상업 고속로의 성공사례로 들었다.



핵비확산성 문제와 관련하여 박성원 부원장은, ‘파이로프로세싱’은 (플루토늄을 추출하지 않으므로) 재처리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파이로를 ‘재처리’ 라고 얘기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종처분장에 집중하고, 연구는 실험실에서만



장교수는, 국내에서 재처리를 하면 최종처분장이 필요 없다는 기사들을 보곤 한다며 재처리를 해도 고준위 폐기물이 나오기 때문에 최종처분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한국의 21기 원전에서는 매년 사용 후 핵연료가 700톤씩 발생되어 수조에 임시저장중이며, 2016년이면 포화시점에 이르게 된다.


1950년대 연구가 시작된 이래 여전히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는 파이로나 고속로 개발은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를 하면서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해외의 발전사례를 기다려도 늦지 않으니 당장 시급한 최종처분장 문제에 연구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원 부원장은 일본, 한국의 고속로 시스템이 레퍼런스 모델로 선정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2030년대에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누가 쥐느냐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 문제, 전문가의 성역을 넘어선 소통은 가능할까?



발표자들은 하나같이 ‘소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정욱 교수는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파이로 및 고속로 계획에 대해서 국회의원과 국민들이 알고 넘어갈 기회를 만든다고 했으며, 박성원 부원장 또한 연구자와 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자고 했다. 그러나 서로의 ‘소통’에 대한 욕구들이 얼마나 충족된 자리였는지는 의문이다.



장정욱 교수가 기술적인 부분의 한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원자력 연구원 측에서는 ‘몬쥬 고속로의 실제 공사기간은 그보다 짧다’던가 ‘미국에서 자잘한 사고는 났지만 큰 사고는 안났다’ 라던가 장교수가 ‘핵폭주의 가능성, 최악의 경우 핵폭발’이라고 한 것에 대해 ‘핵폭발’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언급을 하는데 그쳐서 정작 예리한 논쟁은 볼 수 없었다.


▲ 장정욱 교수의 발표에 대해 질문을 하는 원자력 연구원 관계자. 이날 방청석에는 원자력 연구원 관계자들이 많이참가했다.



교육과학 기술부의 최종배 국장은, ‘한국이 파이로 프로세싱과 소듐고속로를 연구해야’한다는 요지의 ‘~같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길게 늘여서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환경연합 김혜정 원전비대위 위원장은 “2008년에 확정된 일에 대해 책임없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라고 하며 22일에 발표된 ‘원자력 종합개발 계획’ 에 고속 증식로와 파이로 프로세싱이 ‘미래신기술 개발 확보’라는 이름으로 10줄도 안되게 나와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것이 과연 소통을 하고자 하는 자세인지 모르겠다며 일갈했다.




이날 원자력 연구원 한 관계자는 장정욱교수에게 ‘전공도 아니신 분이 이렇게 많이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셨네요’ 라고 말했다.


크고 작은 방사능 유출, 핵발전소 폭발사고, 폐기물 처리 등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원자력 분야는 기술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이유로, 혹은 ‘국익’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전문가’ ‘전공자’의 성역 안에 갇힌 채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은 무슨 일이 진행되는 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독일에서 2022년까지 단계적 원전 폐쇄 정책을 이끌어 낸 것은 과학자 집단이 아니라 비전공자들로 이루어진 17인의 윤리위원회였다. 독일의 공영방송은 이들의 11시간에 걸친 토론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우리의 정부나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할수있다’, ‘국익이다’라는 강변을 넘어서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밝히고, 원자력의 위험에 있어서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공론의 장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자료집 및 속기록 보기 http://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envinfo&wr_id=137434

admin

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