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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10년 이상 피폭 가능성, 건강역학 조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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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월계동 주택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된 이후 오늘 인근 지역의 도로에서도 더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 확인됐다.



환경운동연합은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 앞 도로에서 시간당 최대 3마이크로시버트(1μSv=0.001mSv) 이상의 방사선량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평균치 방사선량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아이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려는 모임(세이브 차일드)’, 마들 주민회, 환경운동연합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에 대한 조속하고 안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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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일 보도진의 취재 속에 환경운동연합과 아이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려는 모임(세이브 차일드)이 노원구 한 고등학교 앞 도로 아스팔트에서 방사선 계측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언


최초로 고농도의 방사선량을 나타낸 월계동 주택가와 불과 5미터 정도 나란히 떨어진 골목길에서는 시간당 1.6마이크로시버트가 계측돼, 평균치보다 13배 가량 높았다.



추가로 오염이 확인된 도로에 대한 방사성 핵종 검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월계동 주택가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137이 이번에 조사된 도로에서도 검출될 확률이 높다.



노원구에 따르면 방사능에 오염된 도로는 2000년에 포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방사성 요오드131이나 세슘134 역시 아스팔트에 섞였을 수 있지만, 짧은 반감기로 10년 이상이 지난 현재는 농도가 낮아졌을 수 있다. 대신 반감기가 30년으로 긴 방사성 세슘137이 주요 핵종으로 자재에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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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방사능이 확인된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 앞 도로는 인구와 차량 이동이 많은 구간으로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이지언


문제는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방사성물질의 존재도 모른 채 10년 동안 고농도 방사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후쿠시마 사고로 방사선 계측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지 않았다면, 피폭 기간은 더 길어졌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보도진들이 참여한 가운데 4-5기의 계측기를 가지고 도로에서 방사선량 조사가 이루어지자, 주민들과 행인들의 표정은 호기심에서 당혹감으로 변했다. 아스팔트에서 고선량의 방사선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주민들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등학교 앞 도로의 경우 상가들이 도로와 바로 인접해 있었고, 유동 인구와 차량이 많은 도로에서 낡은 아스팔트가 비산먼지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에 의해 체내로 들어가면 위험한 내부 피폭으로 이어지는 오염 경로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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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경운동연합과 아이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려는 모임(세이브 차일드)이 방사선 계측 조사를 했다. 사진=이지언



지난 2일, 월계동 주택가에서 방사선을 계측했던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측정 결과를 해석하면서 우스운 계산법을 내놓았다. 측정된 시간당 1.4마이크로시버트와 관련해 “매일 1시간씩 있지 않으면 이상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설명을 그대로 전하며 “문제 없다”는 해석을 전파했다. 오늘 만난 한 주민도 월계동 측정 결과에 대해 “별로 높지 않다며?” 묻기도 했다. 주민들은 방사선량을 둘러싼 엇갈린 주장에 대해 혼란스러워 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계산 근거는 도로에 매일 1시간씩 노출되면 0.5밀리시버트에 해당해,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인 1밀리시버트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 계산법을 그대로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원자력안전위, 월계동 방사선 안전한 수준”이란 제목의 기사가 도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이들의 계산을 인정하더라도, 나머지 23시간 동안 방사선 피폭을 받지 않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해, 0.5밀리시버트의 피폭량은 받지 않아도 될 방사선을 집 앞에 깔린 아스팔트 때문에 추가로 받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2만 명 중 1명에게서 암이 유발할 확률이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아스팔트로 높아졌다. 그런데 원자력안전기술원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런 수수께끼 같은 계산법을 들먹이며 말을 얼버무리려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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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기자회견 이후 김성환 노원구청장(왼쪽에서 세 번째)과의 면담에서 지도를 보며 추가로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의 조사 계획을 논의했다. 사진=이지언



한편 노원구와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후 방사능 오염이 확인된 도로와 같은 시기에 포장된 다른 5개 구간의 아스팔트에 대해 추가적으로 방사선 계측 조사를 실시했지만, 평균치를 약간 웃도는 한 지점을 포함해 모두 정상적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 조사팀은 김성환 노원구청장과의 면담에서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와 관련해 협의해 대응하기로 논의했다. 오염이 확인된 아스팔트는 조만간 철거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오염 아스팔트에 대한 추적 조사와 장기간 동안 피폭됐을 수 있는 주민들의 건강영향을 규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글과 사진=이지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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