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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아시아포럼]방사능 쇠고기 공포에 이어 “다음은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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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과 10월은 일본에서 쌀을 수확하는 시기입니다. 농가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7월30일 열린 반핵아시아포럼 세미나에서 카즈오키 오노(69)씨는 현재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방사능 식품 오염이 곧 쌀에서도 나타날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인터넷 언론 <일간 베리타(日刊ベリタ>에서 농업 담당 기자로 활동하는 그는 농업에 끼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영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농가들이 쌀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는 이유는 뭘까.


현재 일본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온 식품 오염은 고농도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된 쇠고기. 문제는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식품에서 검출됐을 뿐 아니라 오염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다량의 쇠고기가 일본 전역으로 유통돼 이미 소비자들의 식탁 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앞서 7월20일자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4개현을 제외하고 43개 도도부현으로 유통됐다. 7월18일 43마리의 소에서 나온 쇠고기에 대해 검사한 결과 킬로그램당 최고 4,350베크렐이 검출됐다. 정부의 잠정기준치 500베크렐보다 무려 8배 이상이나 높은 수준이다.




7월 30일 반핵아시아포럼 세미나에서 카즈오키 오노 씨가 도쿄 식육시장에서의 쇠고기 가격 하락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킬로그램당 1500엔 수준을 유지하던 쇠고기 가격이 7월19일엔 607엔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사진=이지언)

현재까지 세슘에 오염된 소의 가축수는 3000마리로 추정된다. 정부의 잠정기준치를 초과한 소만 51마리다. 하지만 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출하되는 소에 대해 전수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가운데 일부 현에서만 이를 준비 중에 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현재 축산농가들이 처한 상황은 어떨까. 오노 씨가 제시한 도쿄 식육시장의 가격 현황을 보면, 킬로그램당 1500엔 수준을 유지하던 쇠고기 가격이 7월19일엔 607엔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무엇보다 농가들은 이른바 ‘품평 피해’로 고통 받고 있다. 출하가 금지된 지역이 아니더라도 일부 육우농가에서 일본 동쪽에 위치해있다는 이유만으로 입소문을 통해 쇠고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통 30개월 사육되는 소가 출하되지 못해 사료값이 추가될 뿐만 아니라 육질마저 떨어져 농가들은 분통해하고 있다. “그나마 판매라도 되면 좋지만, 그럴 수도 없다”고 오노 씨는 농가의 심정을 전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소의 오염은 토양오염으로 이어져 결국 농산물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다.


여기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볏짚. 3월11일 원전 사고 이후에도 논에 방치된 볏짚에서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나왔다. 문제는 오염된 볏짚을 논갈이 과정에서 거름으로 썼기 때문. 올해 거둬들이는 쌀에서 어느 정도의 방사능 오염이 확인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른 하나는 퇴비다. 어른 소는 하루에 30킬로그램 정도 배설물을 낸다. 한 마리로도 상당한 양의 배설물을 내는 셈이다. 대형 농가에서 100~300마리의 가축을 기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매일 상당한 분뇨가 생산된다. 이렇게 얻는 분뇨는 벼나 풀, 나무 껍데기 따위를 넣어준 흙과 섞여 퇴비로 변한다.


이렇게 퇴비는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육우 축산농가의 수입원이기도 하지만, 소를 통해 유기물의 물질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도 있다. 퇴비로 비옥해진 흙에서 쌀이 생산되고 이는 다시 볏짚으로서 소의 먹이가 된다. 이렇듯 순환형 농업을 통해 농작물을 풍요롭게 하고 힘을 길러주며,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도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축산농가는 유기물 순환의 중요한 고리를 맡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사능 오염으로 상황이 변했다. 분뇨를 강에 버릴 수도, 보관할 수도 없다. 오노 씨가 올 가을의 쌀 수확기에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렇다. “지금 큰일 났습니다. 지금은 (분뇨를) 별도로 쌓아두고 있습니다만 매일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이에 논이나 밭에 분뇨가 배출되면 또 다른 세슘의 토양오염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럼 다시 쌀이나 농작물로 방사성물질이 이동하게 되겠죠.”



“못 먹더라도 종자 심어서 수확하겠다… 동경전력 용서 않을 것”

“내 친구 나카무라 키요(사진)는 활달하던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말수가 적어졌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막막해 했습니다.”

카즈오키 오노 씨가 소개한 키요 부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고리야마시에서 쌀, 콩, 야채 따위를 기르던 농부다. “감자를 심으려는데 ‘흙을 만지지마라’는 지시를 받았다.” 원전에서 방사능 방출이 시작된 이후다. 땅을 일구고 종자를 심어 농사를 시작할 시기였다. 그녀는 작은 농산물 직매장도 운영했지만, 농사도 판매도 할 수 없게 됐다. 농부로서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선고인 셈이다. 그녀의 말수가 적어진 이유다.

하지만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오노 씨에게 “농부는 종자를 심어 수확하는 게 농부”라며 “비록 못 먹더라도 (종자를) 계속 심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5월 도쿄 동경전력사 앞 집회에도 참가했다. 농민봉기의 상징인 볏짚으로 만든 현수막에는 “동경전력, 우리의 흙을 더럽혔다. 용서하지 못한다”고 쓰여 있었다. 애써 희망을 찾으려면서도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고 말하던 농부 친구를 오노 씨는 깊이 걱정하고 있었다.






후쿠시마 위기 이후 식품 방사능 검출 흐름


• 3월17일, 후쿠시마산 노지 채소와 우유에 대해 출하 자제: 시금치에서 방사능 기준 1kg당 500베크렐의 3~5배 방사성 요오드 검출, 원유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5배 검출.
• 3월23일, 정부가 후쿠시마산 대부분 채소와 우유에 대해 출하 금지를 지시. 이후 인근 현에 대해서도 출하금지 확대.
• 4월, 표고버섯, 어패류, 수산물로 출하금지 대상 확대
• 5월, 녹차 잎(5월과 6월 사이에 새 잎을 따서 찌거나 말려서 차를 제조)에서 세슘 검출, 원전에서 300킬로미터나 떨어진 가나가와 현 남부에 차 생산지가 피해를 입음.
• 6월, 방사성물질이 점차 서남쪽으로 확대되면서 원전으로부터 약 400킬로미터 지점에서도 검출. 일본의 최대 차 생산지인 시즈오카에서 오염 확인. 차 생산 농가가 많은 시즈오카에서 농가가 거의 절멸돼 일체 생산되고 있지 않음. 시즈오카현 정부도 차에 대해 출하금지를 지시.
• 7월, 소의 내부 피폭으로 쇠고기에서 세슘 오염 확인. 일본 전역으로 유통되고 소비됨. 방사능 오염된 볏집을 사료로 사용한 것이 원인. 소의 귀에 붙은 태그에 농가, 먹이, 유통판매처 정보를 담은 번호가 기록됨. 이런 ‘이력제’ 때문에 그나마 일본 쇠고기 시장 전체의 절멸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됨.

글(도쿄)=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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