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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고농도의 방사능에 방치하겠다는 부도덕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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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각 관방 참여인 코사코 토시소우 동경대학원 교수(방사선 안전학)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의사를 밝혔다. 코사코 교수는 정부의 원전 사고 대응과  관련해 “여러가지 관저에 제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특히 초등학교 교정 이용에 있어서 문부과학성이 정한 방사선의 연간피폭량 20밀리시버트(mSv)라는 옥외 활동제한 기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말도 안되는 높은 수치로서 이를 용납하면 학자로서 나의 생명은 끝이다. 나의 아이들을 그런 환경에 맞닥뜨리게 하는 것은 절대로 싫다” 라며 그는 호소했다.

코사코 교수는 “학교의 방사선 기준을 일반인의 연간 상한인 1밀리시버트로 하자고 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1밀리시버트라는 일반인의 피폭 기준치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서 계속 들어왔다. 그런데 지난 4월19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후쿠시마현 내 학교에 대해 시간당 3.8마이크로시버트(1마이크로시버트=1000분의 1 밀리시버트)의 피폭량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간당 3.8마이크로시버트를 24시간으로 가정해 연간 기준치로 환산하면 33밀리시버트에 해당한다. 다만 문부과학성은 8시간의 야외활동과 16시간의 실내활동을 가정한다면 이는 20밀리시버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4월30일 유키오 에다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면, 기준치를 높게 상정했지만 현재 해당 학교에서 검출되는 방사선 수치는 이 기준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실제로 이렇게 높은 수준에 이를 때까지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을 뿐더러 정부는 가능한 한 방사선 수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방장관은 이번 기준치 상향조정이 우선적으로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자문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9일에 문부과학성에 전달한 자문 내용 중에선, 원전사고 수습 단계에서 적용되는 연간 1~20밀리시버트의 국제 권고기준과 관련해 20밀리시버트를 초기 기준으로 채택하고, 실제 모니터를 통해 방사성물질의 종류, 날씨 조건 따위를 고려해 구체적인 피폭 선량한도를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시 말해, 최대값을 초기 기준으로 설정하고 실제 조사를 통해서 기준을 재조정하는 순서를 밟으라는 권고다.

관방장관은 교내 운동장 이용의 제한 권고를 전달한 13개 학교 중 11개 학교를 모니터한 결과, 4월28일에 기준치인 시간당 3.8마이크로시버트 이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교정내 환경이 기준치보다 10분의 1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밀리시버트의 10분의 1이라면 2밀리시버트인데, 이는 여전히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의 2배로 높은 수준이다.


 


시간당 3.8마이크로시버트는 일본 ‘방사선 관리지역’ 기준인 0.6마이크로시버트의 6배에 해당하며, 이 기준 이하에서 18세 이하의 청소년에 일하는 것을 노동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20mSv는 원전 노동자에게도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진 수준이며, 실제로 독일에선 이 기준을 원전 노동자의 피폭 한계치로 적용하고 있다.



그나마 후쿠시마현의 모든 지역이 정부가 새로 설정하려는 기준치 이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원전과 56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코리야마시의 경우 시간당 3.8마이크로시버트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초등학교에서 검출돼 15개 학교에서 표층을 제거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즈가 지역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안전한 수준의 피폭 기준이란 없다’는 관점이 다시 강조되면서 특히 어린이는 방사선에 의한 인체영향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핵전쟁방지 국제의사회(IPPNW)에 소속된 미국의 사회책임을 위한 의사회(PSR)은 4월29일 낸 논평에서 국내에서도 논쟁을 일으켰던 미국 국립학술원의 학술평의회에서 발표한 보고서 ‘전리방사선의 피폭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BEIR VII)’에 대해 언급했다.

의사회는 “이 보고서에도 요약됐듯, 방사선의 안전한 수준이란 없다는 것이 의학계와 과학계의 합의”라고 말하며 “어린이에 대한 피폭 허용치를 20밀리시버트로 올리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 20밀리시버트의 피폭은 성인의 경우 500명 중 한 명에서 발암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어린이의 경우 200명 중 한 명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폭 기간이 2년일 경우 발암 위험은 100명 중 한 명으로 커진다. 이런 수준의 피폭이 아이들에게 “안전하다”고 고려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25년 동안의 유아 발암기록에 관해 최근에 발표된 독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상 가동되는 원전조차 유아의 질병 위험성을 높였다고 밝히고 있다. 원전 인근 5킬로미터 내에 거주하고 있는 5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백혈병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커졌다는 것이다.

환경 방사선에 의한 피폭 이외에도, 후쿠시마현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호흡을 통한 방사성물질 흡입이나 식품이나 물의 섭취에 의해 훨씬 더 심각한 피폭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링크
후쿠시마현 어린이에 20mSv/년 방사선량 허용 철회를 위한 긴급 서명운동

Health Risks from Exposure to Low Levels of Ionizing Radiation: BEIR VII Phase 2 (2006) 보고서 원문(영어)
http://www.nap.edu/openbook.php?isbn=03090915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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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월24일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대피소에서 한 소녀가 방사선 검사를 받고 있다.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우유와 11가지 채소 그리고 바닷물에서 검출된 이후다. 사진=AP Photo/Wally Sant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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