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태양광전기 위해 국토60%필요? 고리 1호기 폐쇄하려면 가구당 2만5천원 부담?

태양광 전기 공급하려면 국토면적의 60% 필요?
고리 1호기 폐쇄하려면 가구당 2만5천원 부담?
원자력 위한 왜곡된 정보 중단되어야

지난달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사람들에게 원자력의 위험성을 새삼 일깨웠을 뿐 아니라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세계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기존의 원자력발전을 위한 일방적인 홍보와 함께 언론을 통해 검증없이 확산되고 있어 새롭게 촉발된 에너지 전환의 논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먼저, 원자력 르네상스에 대한 착시는 교정돼야 한다. 월드워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 소수력, 바이오매스, 폐기물에너지 그리고 태양광의 누적 설치용량이 381기가와트에 달해 최초로 원자력(375기가와트)을 앞지르게 됐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기간 동안 재생에너지는 두드러진 성장률을 기록했다. 태양에너지 54.9%, 풍력 27.2%, 바이오연료 23.2%를 나타낸 반면 석탄 3.2%, 석유 0.4%에 그쳤다. 원자력은 -0.5%를 나타내 후쿠시마 참사 이전에 이미 사양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태양광으로 모든 전기 공급하려면 국토면적의 60% 아닌 6.7% 필요

또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왜곡된 보도도 바뀌어야 한다. 하나의 예로 한국방송(KBS)은 4월19일 “고유가 대안 태양광 관심 집중”이란 보도에서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 쓸 전력량을 따져봤더니 48만 기가와트(GW) 정도 됩니다. 이걸 전부 태양광으로 충당한다고 가정했을 때 604억 제곱미터의 발전소가 필요합니다. 이건 남한 면적의 60%나 되는 규모고 축구장으로 치면 767만개에 해당하는 넓이”라며 태양광의 단점으로 설치된 공간 대비 낮은 효율성을 지적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희망을 암울한 절망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런 보도는 잘못된 계산에 근거했을 뿐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의 특성을 무시한 것으로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오해를 더욱 강화시킬 위험이 있다. 하나의 에너지원만으로 모든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최소 18개의 재생가능에너지원의 다양한 조합으로 전체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태양이 비치지 않으면 바람이 불고 바이오연료로 전기와 열을 공급할 수도 있다. 바람도 동서남북 지역에 따라 부는 방향과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공급된다.


*지붕 일체형으로 설치한 태양광 전지 보트: 보덴제 태양보트 헬리오의 내부


*벽에 설치된 태양전지: 프라이부르크

설사, 태양광으로만 모든 전력소비량을 충족시킨다고 가정해도, 올해 예측 전력소비량을 제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남한면적의 6.7%에 불과하다. 한국방송의 보도와 무려 10배나 차이를 보인다. 이는 기가와트(GW, 설비용량)과 기가와트시(GWh, 발전량)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 필요한 전력량을 태양광으로 충당한다고 하면 연간 발전량을 1,314시간(=3.6시간/일 * 365일)으로 나누어 설비용량이 되고, 이 설비용량에 1Kw에 필요한 면적(=19.8㎡/Kw)을 곱하면 필요한 국토 면적이 나오게 된다. 즉, 올해 필요한 전력량 443,786Gwh를 가지고 계산하면 337.74GW의 설비가 필요하고, 이에 필요한 면적은 66.9억 제곱미터, 남한 국토 면적의 60%가 아닌 6.7%가 된다. 도시의 면적만 17%에 이르므로 도시 건물의 지붕, 옆면 등을 다양하게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고리 1호기 폐쇄하면 가구당 2만5천원 부담?

또한 지난 21일, 조선일보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말을 빌어 고리 1호기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총 발전량의 1%가 줄어들어서 연간 전력판매액이 1,888억이 감소되고 부산전력소비량 대비 감소 발전량이 3개월분이 줄어들며 가구당 연간 2만5천원 정도의 전기료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전문기관의 권위를 앞세운 단순 숫자계산으로 국민을 혼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가동한 신고리 1호기와 시험가동 중인 신고리 2호기


앞서 언급했듯이, 전기 수요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로 나뉘는데, 1년 365일 24시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핵발전소는 기저부하를 담당한다. 전기수요가 줄어들어도 핵발전은 발전을 계속 하기 때문에 생산된 전기는 저장할 수 없어서 그냥 버리게 된다. 결국, 원가 이하의 심야전력과 산업용심야전력(경부하) 요금을 만들어 전기수요를 새로 창출하는 정책이 시행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전기난방이 급증하게 되어 지난 겨울에만 전체 전기소비량의 24%가 전기난방으로 낭비되었으며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대비 1인당 전기소비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발전량에 비해 소비된 전력량이 적어서 11%의 전기가 남았다. 지금은 기저발전(원자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기난방 등을 줄이는 수요관리 정책을 통해 첨두부하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말대로 고리 1호기 대신에 LNG 발전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LNG 발전은 가동과 출력조절이 가능해 고리1호기처럼 1년 내내 가동할 필요가 없이 전력수요가 필요할 때 가동하면 되므로 핵발전과 LNG 발전의 단가 차이를 이용한 단순 계산은 잘못된 것이다. 한편, LNG는 14% 가량의 유류세가 포함되어 있다.

설사, 기저부하가 늘어서 고리 1호기가 생산한 발전량이 1년 365일 필요하다 하더라도 전기소비량의 54%는 산업계가 사용하며 가정용 전기소비량의 비중은 15%에 불과(2010년 기준)하다. 즉, 가구당 더 내야 하는 요금은 2만5천원의 15%인 연간 3,750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핵발전과 같은 기저발전량을 소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산업용경부하요금(50.5월/kWh)을 산업용 요금(76.6원/kWh)으로 정상화시키면 철강, 석유화학, 정유 업체 등이 특혜 받는 전기요금 연간 2조 2천억 원의 이익이 추가로 생겨서 각 가정에서 비용을 더 들일 필요도 없다. 한편, 핵발전소 사고 비용과 이로 인한 부수적인 사회적 비용을 따진다면 핵발전을 가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비싼 선택이다.

원자력문화재단 앞세운 일방적인 홍보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교육과 홍보의 불균등 역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유독 원자력 홍보에만 재정을 투여했고 원자력문화재단이 이를 담당했다.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의 3.7%로 조성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매년 원자력문화재단에만 100억 원씩 지원되는 불균등 문제를 개정하기 위한 ‘발전소주변지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에 제안되기도 했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에 대한 ‘친화적 이미지 전파’와 ‘부정적 인식 제거’ 등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우며 매년 막대한 예산을 방송 광고와 국내외 시찰교육비 등에 지출해 일방적인 원자력 홍보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홍보의 경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2004년부터 4년간의 지출을 합한 12억 원에 불과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최소 18개 이상의 형태의 에너지원을 아우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정부가 이에 대한 홍보에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 수 있다.

전력수요가 과다하게 증가할 것이란 정부의 예측은 에너지 전환의 첫 걸림돌이다. 정부의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4년 전력소비량은 2009년 현재에 비해 무려 165%나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식의 대폭적인 수요 증가 예측은 원자력이나 대형 화력발전소의 추가 건설계획으로 이어지게 하고, 동시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따라서 현재 정책만을 고려한 관성적인 흐름을 전제한 예측이 아니라 에너지 수요에 대한 규범적이고 과감한 목표 설정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재생가능에너지 보급률에서 가장 낮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 보급률이 지난해 17%를 기록했고, 38%를 목표로 하는 2020년엔 40% 이상으로 초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햇빛 조건이 독일에 비해 한국이 훨씬 좋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재생에너지 전환은 정책적 판단과 투자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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