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캄보디아 현장소식⑤]보존과 개발: 캄보디아 버전

지나온 일정

6월 26일 토: 서울에서 프놈펜으로 이동. 하루 종일
걸리다.
6월 27일 일: 칸달 지역 섬유 공장 폐수 문제 조사
6월 28일 월: CEPA, NGO Forum 등의 환경 단체 면담
6월 29일 화: 환경학과 교수, 환경기자협회 등과 면담
6월 30일 수: 프놈펜에서 라타나키리의 반룽으로 이동. 하루 종일 걸리다.
7월 1일 목: 라타나키리에서 맥 미안과 함께 얄리 댐 피해를 입은 소수민족 방문
7월 2일 금: 라타나키리 주정부의 환경부 차관과 면담 후 스뛩뜨렝으로 이동.
7월 3일 토: 스뛩 뜨렝 북쪽 메콩강에 있는 꺼스나잉 섬에서 공동체 어업/산림업 조사.
7월 4일 일: 스뛩 뜨렝에서 프놈펜으로 이동. 메콩 왓치 면담.

경제 발전과 환경 보존은 21세기 전세계의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캄보디아에서도 이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고민이 이루어집니다.


캄보디아의 상황

_ 풍부한 자연자원과 문화자원

메콩강와 톤르삽 호수라는 수자원, 그리고 호랑이가 살고 있는 밀림은 캄보디아의 자랑스러운 자연자원입니다.
또한 라타나키리에서 보았던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는 전세계에 내놓을 만한 자랑거리입니다.

_ 외국의 수탈

자연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는 외국으로부터의 수탈 때문에 계속해서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미 15세기부터 태국과 베트남이 캄보디아로부터 조공을 받았습니다. 지난 1980년대에도 태국과 베트남이 캄보디아의 나무를 베어가고
물고기를 싹쓸이해갔습니다. 지금도 세산강과 스레폭강의 상류인 베트남에 지어진 댐 때문에 두 강에는 고기의 씨가 말랐는데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건설하고 있는 메콩강 운하도 하류의 캄보디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이곳의
나무를 불법적으로 벌목해가거나 불법 벌목된 목재를 수입해가고 있습니다.

_ 국내 교통의 어려움

서울에서 부산 정도 거리에 있는 프놈펜과 반룽을 오가려면 14시간이 걸립니다. 몇 년 전만 해도
5일은 족히 걸렸다고 합니다. 지방과 지방은 더욱 심해서 한 쪽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 가려면 프놈펜을 거쳐야만 갈 수 있습니다.
국내선 비행기가 다니긴 하지만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있어 이용도는 낮습니다. 포장된 도로는 프놈펜과 시엠레압 등 일부지역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여러 갈래로 뻗은 강을 이용한 수상운송이 발달할 법도 한데, 수공업으로 만드는 배를 제외한 조금 큰 규모의 배는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메콩강과 톤르삽을 이용한 배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번씩 운행될 뿐입니다.
이 결과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은 서로 소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뛩뜨렝의 경우 그래서 프놈펜보다는 오히려 그 북쪽에 있는
라오스와 훨씬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_ 국내 경제의 어려움

이렇게 지방과 중앙이 서로 소통되지 못하니 국내 경제가 발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타나키리의
보엔사이에서 커다란 바나나는 두 개에 100리엘(30원)인데 반해 프놈펜에서는 1000리엘이나 합니다. 식료품, 의류 등의 생필품마저도
대부분 주변의 베트남과 태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낸 몇 개의 캄보디아 제품은 맥주, 생수, 빵 정도 뿐이었습니다.
국내 교통이 쉽다면 프놈펜에서 생산된 공산품이 지방으로 판매되어 수입품을 대체할 수 있을 텐데 안되고 있습니다.

농업의 경우에도 14세기 앙코르 제국 때는 삼모작을 하고, 지금도 주변국에서는 삼모작을 하는 반면
캄보디아에서는 일모작을 하고 있습니다. 관개수로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곡창지대인 바탐방 등은 논에 묻혀 있는 천만개의
대인지뢰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랑할 만한 수산자원과 산림자원도 지금까지도 외국 기업들이 거의 강도짓을 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개발과 보존에 관한 의견들

_ 첫째 의견: 빈곤 극복과 국력 증대를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과 보존에 관한 첫째 의견은 우리를 안내해주고 있는 반나라 텍의 의견이며 저도
80% 정도 동의하는 의견입니다. 캄보디아는 인구의 95%가 유엔이 정한 빈곤 기준에 미달하는 소득을 얻고 있는 빈곤층입니다.
더욱 문제는 국내 산업과 도로가 미발달해서 끊임없이 주변국의 수입에 의존하고 수탈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국력을 강화시켜
수탈에서 벗어나고 국내 공업을 발달시켜 수입의존에서 벗어나야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가난 극복은 환경 보존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는데, 왜냐하면 국력이 약하다보니 주변국이 캄보디아의 자연자원을 제 맘대로 강탈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나라 텍은
캄보디아 민중이 더 이상 수탈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이며 그런 관점에서 지역공동체 중심의 어업과 산림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_ 둘째 의견: 개발은 자연자원과 전통문화의 파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것은 이현정 간사와 세산네트워크의 의장 김상하 씨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 80%
동의합니다. 내용인 즉, 우리가 라타나키리에서 만난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는 정말 놀라운 것입니다.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21세기에 전기도 안 쓰는 전통마을이 존재하고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눈물겹도록 고마운 사실입니다.
그런데 프놈펜과 라타나키리 사이에 도로가 포장되고 많은 사람과 물자가 오고간다면 이 지역의 환경과 문화가 파괴될 것은 쉽게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이 문화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그대로 고립된 채로 두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_ 셋째 의견: 엉뚱한 개발은 막아야 한다.

불행히도 여기 캄보디아에서 개발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막가파식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고민이 제대로 반영되기도 전에 이미 개발은 진행되어버리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100% 동의합니다.

첫째 사례로, 아시아개발은행은 라타나키리 지역을 생태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호텔을 지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만들려는 계획입니다. 세산네트워크의 김상하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쳐다보듯 관광객들은 여기 소수민족들을 관람하게 될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둘째 사례로 아시아개발은행은 여기 메콩강 유역의 여섯 나라를 하나의 경제 블록으로 개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메콩강 대유역 개발 계획 (GMS Project, Great Mekong Sub-region Development
Project)라고 부릅니다. 이에 따라 지금 프놈펜에서 스뛩뜨렝으로 가는 일부 구간에 도로가 포장되었는데, 이 도로를 이용해서
이동한 우리의 심정은 착잡했습니다. 반나라 텍과 메콩와치의 수지타 레나는 말합니다. “이 도로 건설비는 고스란히 캄보디아의 부채가
된다. 건설 이익은 베트남의 건설 회사가 가져가고. 캄보디아 정부의 부정부패 때문에 차관 중 많은 부분을 정치인들이 착복하고
있다. 더욱이 이 도로가 건설되면 주변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더 늘어나 캄보디아의 자립 경제는 더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이 도로는
캄보디아에 해만 끼친다.”


결론

위에서 본 것처럼 개발과 보존에 대한 합리적인 논의가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캄보디아에 부채를 안겨 주고, 부정부패를 키워가면서, 환경도 파괴하는 막가파식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것들을 일정
정도 저지하고 주민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여기 NGO들이 열심히 활동한 덕분입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주민들의 삶과 메콩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록/ 2004-7-04 장용창

이 기사는 현지에서 소식이 오는대로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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