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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세 방폐장, 경주 방폐장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른다.


    ▲ 지난 1월 발표된 독일 아세 방폐장 핵폐기물 이전 결정




독일 니더작센주의 아세 중저준위방폐장에 보관 중이던 핵폐기물이 이전되기로 결정되었다.
중저준위핵폐기물을 보관해온 지 30년만의 일이다. 1960년 말부터 78년까지 18년 동안 12만 6천드럼의 핵폐기물을 저장해왔다. 그런데 지반에 균열이 생기고 지하수가 들어와서 방사성물질 누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폐기물을 모두 이전하는데 10년의 기간에 40억 유로가 들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6조 5천억 원이나 되는 돈이다. 애초 건설 비용보다 많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10년의 기간 동안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지 않을 지도 의문이다.
똑같은 상황이 경주에서 발생할 지도 모른다. 아세 방폐장은 건설은 무리 없이 진행되었는 지 모르지만 운영이 끝난 뒤에 지반의 균열이 발생하고 그 틈으로 지하수가 스며들었다. 하지만 경주 방폐장 부지는 공사 과정부터 난항이다.
26개월이면 공사가 끝나서 올해부터는 핵폐기물을 반입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공사를 할수록 약한 지반은 무너져 내리고 지하수가 쏟아져 내리니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30개월을 더 연장했다.
공사가 왜 지연될 수밖에 없었는지 공사지연조사단이 작년 7월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부지가 단열대가 발달하고, 풍화, 파쇄대, 단층대 등의 영향으로 지반조건이 취약하며, 부지조사 보고서 상 추정한 암반 상태와 실제 시공 시 관찰된 암반이 다른 오차를 보이고 있고, 지하수위 급격한 상승과 강하로 변동을 보이고 있어서 추가적인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하며, 부지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공사일정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는 불량한 암반임을 알고도 부지를 선정해서 공사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결론은 본질을 벗어나 버렸다. 부지는 문제가 있지만 시공 기술을 통해서 처분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 대표와 사업자로 구성된 ‘경주 방폐장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가 자체로 지진지질, 토목터널, 지질구조, 수리지질, 원자력 등 5개 분야 전문가로 검증단을 구성해 다시 4개월간 ‘안전성 검증조사’를 했다. 그리고 지난 3월 11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핵심내용인 불량한 암반과 지하수 문제는 그동안 경주 방폐장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전문가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었고 추가로 해수침투까지 인지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결론은 시공과 설계를 보완 하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부지안전성을 확보한 후에 공학적인 안전성을 보완하는 방폐장 부지 선정과정의 기본 순서가 뒤바뀌어 버렸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풀만한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직 없는 것이다.




▲ 균열이 발생해서 그 틈으로 지하수가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가상도


불량한 암반 74%

2005년 영덕, 포항, 군산, 경주는 서로 지역감정까지 자극하며 서로 중저준위 방폐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군의원, 시의원들은 자체 비용까지 예산에 반영했고 공무원들이 동원되어 경쟁적으로 주민투표의 투표율과 찬성율 올리기에 바빴다. 각 예정지의 부지 안전성을 조사한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고 부지선정위원회에서 그 보고서를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만 발표되었다.
한국에서 지질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주 방폐장 예정부지가 한강 이남에서 가장 불안한 지질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런데 부지선정위원회에서는 부지 전반에 보통이상의 암반지질을 보이고 있다면서 양호한 기반암 내에 처분동굴을 위치시킬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보고서를 검토한 검증단은 부지 일대에서 불량한 암반이 74%를 보이고 있지만 부지선정기준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말한 기준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위치에 관한 기술기준’이다. ‘처분장의 기반암 또는 지층은 균열이 많고 석회암이 존재하는 곳이어서는 아니된다’와 ‘처분장은 구조적으로 동굴이 안정되고 강도가 큰 기반암에 위치하여야 한다’ 이다.



▲ 방폐장 안전성 검증조사 결과 요약보고서 수리지질분야: 지하수 유츌량 추세




하루에 최대 3,000톤까지 쏟아지는 지하수
문제제기를 한 전문가도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샘물공장을 하려면 하루에 500톤 정도면 충분한데 이 곳에서는 하루에 1,000톤의 지하수는 일정하게 나오고 있고 최대 3,000톤까지 나오고 있다. 땅이 무너지고 물이 쏟아지고 땅속을 해수면 80m까지 파고 들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지하수가 쏟아지는 지 투수성 구조의 형태와 범위는 아직 파악되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하수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검증단은 제언했다. 설계가 제대로 되려면 지하수 영향을 파악하고 조사하는 것이 먼저다.




▲ 지하수가 새는 방폐장의 가상도




이제는 바닷물까지
땅을 팠는데 지하수가 나온다면 이는 땅 속 암반에 균열이 생겨서 그 틈으로 물이 스며들어 고여 있다는 의미다. 이런 구조가 바닷가라면 지하수 아래로 무거운 바닷물이 받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검증단 조사 결과 해수침투를 확인했다. 연일 지하수가 쏟아져 나오니 지하수를 받치고 있던 바닷물은 올라오고 바다 쪽에선 계속 바닷물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결국 핵폐기물 사일로는 바닷물 속에 건설하는 셈이다. 굳이 부지를 선정하고 공사를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300년 동안 지진 발생 확률
경주 일대는 지난 2000년 동안 10번에 걸쳐 대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원전이나 방폐장의 내진설계를 초과하는 규모다. 확률적으로 앞으로 200년 안에 다시 대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식적인 판단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것이 지진평가다. 그런데 지진평가를 위해 사용된 자료가 최근에 기계가 도입되어 측정된 계기지진만 반영되었고 역사지진 자료를 반영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검증단에서는 역사지진 자료도 입력자료로 적용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잠재지진평가가 적절하게 진행되었다고 평가했다.


30년, 300년
독일이 운영이 끝난 지 30년이 지난 후에 아세 방폐장을 이전하기로 했다. 우리 사회적인 수준이 독일의 1970년대 수준일까? 우리의 토목 기술은 독일보다 낫기를 바란다. 그런데 핵폐기물을 보관하는 콘크리트는 인류가 사용한 지 100년밖에 되지 않는다. 보관 중인 핵폐기물의 방사성핵종의 독성이 사라지는 데 최소한 300년을 보고 있다.
30년이 지나 균열이 발생하고 지하수가 스며든 독일 아세 방폐장. 처음부터 균열이 많은 암반에 지하수가 쏟아지는 경주 방폐장이 300년이 아닌 30년이라도 견딜 수 있을까.




▲ 독일 아세 방폐장 내부





*독일 아세 방폐장 핵폐기장 이전 결정 kbs 뉴스 http://news.kbs.co.kr/world/2010/01/20/2031576.html



함께사는 길 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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